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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늪에 빠진 트위터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지출한 돈 440억 달러 중 상당 금액은 부채다. 부채 조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월 8달러의 유료 인증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이 서비스를 통해 부채 비용을 충당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플랫폼에 가장 필요한 존재인 인플루언서들을 내쫓는 결과만 낳을지도 모른다.
트위터에 청구서가 날아들고 있다. 이용자 계정 인증을 유료화해서 월 20달러를 청구하겠다는 트위터의 계획을 작가 스티븐 킹이 비판하자 트위터의 새로운 주인이 된 일론 머스크가 반박하기 위해 한 말이다. 이후 머스크는 재빨리 방향을 선회해 “대중에게 힘을! 월 8달러에 이용하는 블루”라는 트윗을 올려 요금을 20달러에서 8달러로 내렸음을 알렸다. (물론 이 기사가 나갈 때는 가격이 또다시 조정됐을지도 모른다.)

지난 10월 27일,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를 결국 인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봇 관련 문제로 그가 트위터 인수에 제동을 건 지 6개월이 지난 후였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았다. 가장 주요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엄청난 부채가 짓누르는 상황에서 머스크는 어떻게 트위터를 흑자전환할까? 일단 트위터가 상장사로 계속 남는다면 직원들이 보유하고 있었을 지분만큼의 돈을 상환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술기업 역사상 가장 값비싼 계약으로 꼽히는 트위터 인수 자금을 대기 위해 머스크는 130억 달러를 부채로 조달했다. 이로 인해 트위터가 갚아야 할 이자비용만 연간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계정 인증에 월 8달러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은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여도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포브스 추산에 따르면, 트위터가 부채 조달 비용을 감당하려면 매년 이용자 1040만 명이 계정 인증 요금을 내야만 한다. 현재 무료 인증 계정을 의미하는 ‘블루 체크’ 마크를 자랑하는 이용자는 약 40만 명이다. 인증 계정의 수를 지금보다 25배 가까이 늘려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게다가 이 요금제를 도입하면 다른 이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파워 이용자’들이 탈퇴해버릴 위험도 있다.

트위터 이용자 중 일부가 월 8달러 요금을 내고 계정 인증을 할 용의가 있더라도 연 이자비용 10억 달러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웨드부시에서 트위터를 담당하고 있는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가 말했다. 아이브스는 월 8달러 요금으로 얻을 수 있는 수입은 현재 트위터의 최대 수입원 중 하나인 광고수입의 4~5%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 또한 “해당 요금을 많은 사람이 받아들인다는 전제하에 계산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웨드부시가 가장 최근에 추산한 트위터의 2022

년 총수입은 58억 달러다. 따라서 인증으로 추가되는 수입은 최대 2억3000만~2억9000만 달러 정도다. 월 8달러 금액이니까 유료 이용자는 240만~300만 명이라는 뜻이다. 월 8달러 요금을 받는 계정 인증 서비스로 10억 달러 매출이 가능하냐고 묻자 아이브스는 “절대 아니다. 지난 10년간 같은 자리만 맴돌던 트위터가 메꿔야 하는 큰 구멍을 채우는 데 조금의 도움만 줄 뿐”이라고 답했다.

월 8달러 요금은 “점진적인 매출 흐름을 지원하는 정도”이지, “현 사업을 대체할 수준은 못 된다”고 라이트셰드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그린필드가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2022년 트위터의 EBITDA를 11억 달러로 추산한다.) 다시 말해, 트위터의 부채 비용을 조달하려면 머스크는 다른 곳에서 수입을 증대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뜻이다.

수익성이 높은 기회들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일례로, 그린필드는 “사업 운영을 위해 트위터를 반드시 이용해야만 하는 기업 계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들은 트위터가 유료화되어도 분명 금액을 지불할 것이며, 상당한 금액도 지급할 용의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계정을 인증하면 답글이나 멘션, 검색에서 우선순위를 얻고 광고에 적게 노출되는 동시에 길이가 긴 음성 및 영상 파일 업로드 권한을 갖게 된다는 머스크의 발표 내용을 보면, 그의 새로운 요금 계획이 개인 이용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부 퍼블리셔의 경우 유료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콘텐트 제작자들은 따로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지만, 머스크는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제공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인플루언서들은 요금제 변경을 환영하는 입장이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트위터로 사람을 모으는 동력은 바로 이들 인플루언서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일요일 에인절투자자와 머스크의 조력자 제이슨 칼라카니스가 트위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아무리 좋은 기능과 혜택을 제공해도 유료 인증제가 도입될 경우 인증을 의미하는 블루 체크 마크가 달린 계정 보유자 수가 오히려 감소할 것임을 시사하는 결과가 나왔다. “계정 인증을 받고 블루 체크 마크를 받기 위해 얼마까지 지급할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82% 가까이는 돈을 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SNS에서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링크드인의 경우 월 최소 29.99달러를 지급하는 프리미엄 구독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트위터의 유료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는 2021년에 도입됐다. 이 프로그램은 월 4.99달러에 ‘업로드 취소 등 프리미엄 기능’을 제공한다. (트위터는 트위터 블루의 매출액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일반 ‘구독 및 기타 서비스’ 카테고리로 묶어서 상장사 공시 자료로 제공해 왔다. 분기별 보고서에서 이 카테고리는 트위터 전체 수입의 10% 미만을 차지하는 걸로 나왔으며, 올해에는 전 년 대비 27% 감소했다.) 머스크가 이번에 공개한 요금제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계정 인증 서비스도 함께 유료로 전환한 것뿐이다.

스탠퍼드에서 강의했던 작가 니르 이얄은 플랫폼 이용자의 계정 인증이 좀 더 보편화되면 트위터에서 봇 계정이 줄어들어 실제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광고주들이 노리는 대상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광고를 적게 보는 유료 서비스를 선택할 경우, 이는 결국 트위터의 광고수입을 줄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인증 계정을 의미하는 블루 체크 마크는 트위터가 2009년 명예훼손 소송을 당하고 논란에 휘말리면서 나온 서비스다. 이후 파란색 인증마크는 디지털 커뮤니티에서 일종의 신분을 표시하는 상징이 됐다. 원래 블루마크 프로그램의 목표는 유명인이나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 특정 유형의 이용자 신분을 검증하여 이들을 사칭한 사기 행위를 막기 위해 시작되었고, 트위터에서도 블루 마크를 받으려면 “실제 해당 이름을 가진 사람이 이용자의 관심을 많이 받으며 활발히 이용할 것”을 원칙으로 요구한다.

링크드인과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른 SNS에도 인증 프로그램이 있지만, 유료는 아니다. 계정 인증은 프리미엄 혜택이라기보다 이용자를 허위 정보로부터 보호하는 서비스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료 인증 서비스가 도입되면 인증받을 돈이 없거나 요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유명인들을 사칭하는 계정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이얄은 트위터가 최초 1회의 요금을 내면 계정 인증을 해주고 유료 이용자를 사칭한 다른 모든 계정을 없애준다고 약속하는 방식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때 약속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그는 주의를 줬다. 또 “인스타그램, 틱톡, 링크드인 등 대부분의 SNS가 가짜 계정을 적발해서 없애는 일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셰드 파트너스의 그린필드는 트위터 블루 구독자 수를 늘려서 확보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수익률이 높은 다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해 추가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5월 뉴욕타임스에 유출된 머스크의 경영 계획 발표 자료에서도 이 점에 높은 비중을 두었다.

당시 유출된 자료에서 머스크는 트위터 블루 서비스와 함께 ‘X’라고 이름 붙인(위챗과 기능적으로 유사한 ‘슈퍼앱’으로 추정된다), 아직 정체를 확실히 알 수 없는 서비스를 통해 2028년까지 구독 서비스에서 무려 100억 달러 매출을 추가로 창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100억 달러는 2021년 트위터 매출의 2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머스크는 2028년까지 트위터 매출을 5배 성장시켜 264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이용자는 총 9억3100만 명까지 늘려서 264억 달러 중 120억 달러를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 수입으로 얻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참고로 2021년 트위터 이용자는 총 2억1700만 명이었으니 7년 만에 이용자 수를 4배 넘게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아주 높은 목표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 해도 “이용자 2억4000만 명 중 단 5%라도 매월 10달러를 낸다면 15억 달러 매출이 나온다”고 그린필드가 말했다. 물론 “상세 내용은 아직 많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관건은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과반수 중 유료 서비스 도입 자체에 기분이 상해서 트위터를 떠나버릴 사람의 수다. 트위터를 이용하는 유명인 중 한 명인 작가 스티븐 킹이 말했듯이 결국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얄은 영향력 높은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떠나는 것이야말로 머스크의 요금제 변경 계획에서 가장 큰 리스크라는 데 동의했다. “트위터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네트워크 효과가 무너지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없는 파티에 남고 싶어 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 기술기업 역사상 가장 값비싼 계약으로 꼽히는 트위터 인수 자금을 대기 위해 머스크는 130억 달러를 부채로 조달했다

- Rashi Shrivastava, Matt Durot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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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호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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