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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모비두 대표 

나이키·코카콜라·다이슨의 ‘라방’ 파트너 

신윤애 기자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유통업계의 신(新)격전지로 불린다.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지는 이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모비두’가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들이 자랑하는 무기는 ‘뛰어난 기술력’과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다.

지난해 11월, 나이키가 브랜드 최초의 ‘라이브커머스’를 한국(나이키코리아 공식 사이트)에서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2021 Member days’라는 이름으로 총 3회에 걸쳐 진행된 이 행사엔 국내 대표 셀럽이 총출동해 한국의 나이키 마니아들과 면밀히 소통했다.

글로벌 빅 브랜드 나이키가 이 특별한 행사를 위해 선택한 파트너는 바로 한국의 라이브커머스 솔루션 기업 ‘모비두’였다. 국내 나이키 팬의 이목이 집중된 최초의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모비두는 콘텐트를 기획, 제작하고 라이브 솔루션을 제공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모비두는 SaaS 기반의 웹 간편 연동 솔루션으로 고객사가 자사몰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합니다. 프로젝트에 착수하면 단 1주 만에 방송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윤희 모비두 대표가 설명했다. 모비두는 국내외 브랜드 기업에 기술부터 마케팅까지 라이브커머스와 관련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스플렉스’ 외에도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소스라이브’, 콘텐트 기획·제작 대행업 ‘소스메이커스’, 마케팅 대행 서비스 ‘소스애드’ 등을 운영한다. 다이슨, 코카콜라, 나이키, 롯데백화점, 지마켓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기업 60여 개가 모비두의 고객사다. 최근엔 동종업계에서 최초로 자사몰 라이브커머스를 론칭한 ‘아임닭’의 파트너로 솔루션·방송제작·마케팅을 모두 지원했다.


▎소스플렉스 아임닭 첫 방송사진.
지금은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꼭 필요한 파트너’로 통하지만, 모비두의 시작은 ‘핀테크’였다. 이 대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IBM, 퀄컴을 거쳐 삼성전자 미디어 솔루션 센터에 근무하다가 O2O 서비스를 직접 해봐야겠단 꿈이 생겨 회사를 나와 2013년 모비두를 창업했다”고 회상했다.

“처음엔 음파로 모바일 도장을 찍고 결제하는 ‘음파 결제 솔루션’을 서비스했습니다. 롯데 엘페이(L-Pay) 등 대기업과 손잡고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더 확장하기엔 한계점이 명확했습니다. 피벗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IT 기술력이 핵심 역량인 우리에게 적합한 아이템을 찾던 중 ‘라이브커머스’가 눈에 띄었어요. 그렇게 창업 6년 만인 2019년에 모비두는 라이브커머스 회사로 거듭났습니다.”

그즈음 유통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본격적으로 코로나 시대에 진입했던 2020년, 나이키가 돌연 ‘아마존 탈퇴’, ‘자사몰 강화’를 선언한 것이다. 세간을 놀라게 한 이 사건이 유통업계의 큰 축을 바꾸는 도화선이 됐다. 나이키를 시작으로 수많은 브랜드가 직접 자사몰을 운영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전략을 내세웠다. D2C는 유통단계를 생략해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고객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용이하다. 국내 브랜드들도 D2C 흐름에 올라탔다. 덩달아 자사몰 유입률을 올리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라이브커머스’가 거론되며 관심이 집중됐다.

모비두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이 대표는 “브랜드 기업에게 라이브커머스는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높았다”며 “이 기술을 보유한 우리가 대신 만들어준다면 수요가 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전략은 맞아떨어졌고, 모비두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력을 동력 삼아 부지런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현재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유통업계 신격전지라고 불릴 만큼 경쟁이 뜨겁다.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모비두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안정적인 스트리밍 기술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마케팅 솔루션”이라고 자랑했다. 그가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소스플렉스’의 경우 월평균 1000회 이상의 방송을 진행하는 데다 평균 조회수가 3000만 뷰에 이릅니다. 게다가 여러 방송이 동시에 송출되기 때문에 동시 접속하는 시청자가 50만 명을 훌쩍 넘기기도 해요. 모든 시청자가 방송 시간 내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송출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기초적이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해요.” 모비두는 이에 대응하는 기술 안정성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말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 ‘서버리스 아키텍처’를 구축했다.

모비두가 제공하는 마케팅 솔루션은 ‘핀셋 마케팅’ 전략과 유사하다. 방송 예정인 상품이 있다면, 미리 관심도가 높은 고객을 선별해 그들에게만 집중적으로 마케팅하는 방식이다. 모비두는 시청자들이 평소에 어떤 상품의 방송을 선호하는지 등 수많은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상황에 맞게 데이터를 가공하기만 하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우리의 마케팅 솔루션을 적용하면 같은 마케팅 비용 대비 매출이 3.5배 더 많다는 데이터를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솔루션을 시작한 이래 모비두의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는 “지난해 매출이 46억원으로 재작년에 비해 4배 이상 성장했고, 올해는 100억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업 확장도 지속적으로 모색 중이다. 우선 제품군을 확장하기 위해 소비재 상품뿐 아니라 결혼정보회사, 통신회사 등과 손잡고 ‘서비스’를 상품으로 소개하는 신선한 시도를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체 제작한 방송도 진행하는데, 모비두의 자체 앱 ‘소스라이브’에서 최근 시작한 ‘해외직구’ 방송이 대표적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셀러가 마트, 백화점 등을 다니며 제품을 소개하는 방송으로,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상품을 설명하고 구매대행까지 해주어 이미 상당한 팬덤을 형성했다.

최근 모비두는 ‘포브스 아시아 유망기업 100’에 선정되며 글로벌 무대에서의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이 대표는 “우리의 잠재력을 알아봐줘 감사할 따름”이라면서 “라이브커머스에 관심도가 높은 중동, 인도네시아, 태국 등을 타깃으로 ‘크로스 보더 서비스’를 하는 브랜드와 함께 영역을 확장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최영재 기자

202212호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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