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을 위해서 50시간 생매장에 도전할 이유가 있을까? 일명 ‘미스터비스트’로 알려진 지미 도널드슨에게는 지난해 50시간 생매장 챌린지를 진행할 수많은 이유가 있었다. 전 세계 크리에이터 중 수입이 가장 많은 그는 다른 유튜버와 경쟁이 아니라 협업을 통해서, 그리고 유튜브로 번 돈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면서 더 유명해졌다.
친근한 인상을 가진 지미 도널드슨(Jimmy Donaldson)은 올해 25세인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다. 그가 윌리 웡카의 옷차림을 하고 등장하는 영상이 있다. 키가 2m에 가까운 장신 사내가 보라색 벨벳 외투를 입고 목에 큼지막한 황금색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다. 머리 위에 살포시 놓인 주황색 실크 모자도 놓치지 않았다. 자신이 지난겨울 출시한 초코바 브랜드 피스터블즈(Feastables)를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다. 미스터비스트의 초코바 안에서 ‘황금 티켓’을 찾아낸 팬 10명을 노스캐롤라이나 동부에 있는, 자신이 직접 만든 창고로 초대했다. 창고 안에는 초콜릿 공장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장을 마련했다. 나뭇가지에는 대형 곰돌이 젤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영화처럼 초콜릿 강과 폭포도 있다. 탱탱한 마시멜로가 벽면을 따라 늘어선 방 안으로 들어가면 빙글빙글 도는 박하사탕 위에서 넘어지지 않고 오래 버티기 경기가 한창이다. 경기에 참가해 이기는 사람은 상금 50만 달러와 신차 1대, 도널드슨의 명성 한조각을 나눠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모든 연령대가 무해하게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트다. 수익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17분 길이의 동영상 1개가 6개월간 올린 조회수는 1억2100만 회다. 미스터비스트 구독자 수도 수천 명이나 늘었다. 2021년 그는 54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중 12개 이상의 채널에서 받는 광고 수입이 3200만 달러, 스폰서를 받는 콘텐트 제작으로 번 돈이 900만 달러다. 그는 전 세계에서 구독자가 가장 많은 개인 유튜버다. 구독자 수가 무려 1억1200만 명이다. 수입은 SNS 크리에이터 중 이미 최고액을 기록했고, 2022년에 다시 2배 증가하여 1억1000만 달러에 도달할 예정이다. 그는 “많은 사람이 유튜버를 인플루언서의 하위 집단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들이 가지는 영향력의 실태를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는 거죠.”

SNS 세상에서는 경쟁이 격화되기 십상이지만, 미스터비스트는 경쟁보다 협업을 더 많이 한다. 지난 11월에 그는 세계 1위 유튜버 자리에 오른 것을 축하하기 위해 라자르밤(LazarBam, 구독자 2020만 명), 조지낫파운드(GeorgeNotFound, 구독자 1050만 명), 캘룩스(Callux, 구독자 400만 명)를 비롯한 유튜버 동료 11명을 초대해 우승하면 250만 달러의 개인용 제트기를 가져갈 수 있는 경기를 열었다. 비행기에 손을 댄 채 가장 오래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손 떼면 끝(Hands on a Hardbody)’이라는 게임으로, 지구력을 테스트한다. 구독자 370만 명을 보유한 비디오게임 스트리머 루드비히에게는 100만 달러를 들여 제작한 동양상을 무료로 선물하기도 했다. ‘미스터비스트’란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헌신적 행동이다. 보통 편당 15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를 들여 제작한 그의 동영상은 실없는 장난으로 가득하다. 레이저 알람 보안 시스템이 설치된 창고에서 다이아몬드를 훔쳐 나오거나 넓은 마당에 원을 그리고 그 안에서 100일을 버티는 데 성공한 참가자에게 1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의 거금을 상금으로 주는 내용이다. 상당히 많은 돈을 쓰고 있지만, 유튜브와 페이스북, 틱톡 덕분에 더 많은 돈이 굴러 들어온다.

“아주 단순합니다. 저는 첫 브랜드 계약으로 받은 1만 달러를 밖에 나가서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줘버렸어요. 돈을 들고 나가서 노숙자 한 분한테 드렸죠.” 도널드슨이 말했다. “뭔가 대단한 행동을 한 것처럼 자랑할 생각은 없어요. 그냥 기분이 좋아서 한 행동이에요. 1만 달러 에 불을 붙여서 보여주면 2만 달러를 벌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도널드슨은 자신의 스튜디오 지분 100%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소수지분 매각을 고려 중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10% 지분을 1억5000만 달러에 매각할 수도 있다. 그럼 도널드슨이 가진 나머지 90% 지분은 14억 달러 가치를 갖게 되고, 그는 유튜브로 억만장자가 된 세계 최초의 크리에이터가 된다. 지금도 포브스는 도널드슨의 가치를 5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도널드슨은 “억만장자가 될 가능성을 높이려면 억만장자를 목표로 삼지 않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냥 끝내주는 회사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겁니다.”

세계 최대 유튜브 채널, 기회 무궁무진

그는 온라인에서 얻은 명성을 오프라인 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피스터블즈는 2020년 1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초코바 400만 개를 팔았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유기농 카카오와 함께 원료가 최대 6개까지만 들어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밝은색으로 포장된 초코바는 현재 온라인과 월마트 4700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도널드슨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벤처투자자들이 500만 달러를 투자해서 20% 지분을 가져갔다.

피스터블즈는 도널드슨이 미스터비스트 버거 다음에 거둔 두 번째 성공작이다. 미스터비스트 버거는 2020년 12월 배달 전용 온라인 레스토랑으로 영업을 시작한 후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레스토랑 브랜드가 됐다. 총마진율은 30%라서 피스터블즈의 40%보다 낮다. 그러나 미스터비스트 버거는 유통망이 더 넓다. 2021년 연 매출 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22년 매출은 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5~10년 후에도 세계 최대 유튜브 채널로 남는다면, 기회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람보르기니 차와 가짜 달러 지폐로 둘러싸인 스튜디오 작업실에서 도널드슨이 말했다.

그는 형제가 2명인 집에서 막내로 자랐다. 싱글맘이었던 어머니는 군에서 일주일에 이틀씩 야간 근무를 했다. 어렸을 때부터 이사를 많이 다녔고, 밤을 혼자 보낼 때도 많았다. 유튜브를 시작한 건 13살이 된 2012년이다. 이때부터 그는 ‘마이비스트6000’이란 이름으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형에게서 물려받은 중고 노트북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지 않아서 영상에는 사운드가 없었다. 온라인 활동을 비밀로 했지만, 구독자 수가 1만 명이 되면서 어머니 ‘수’에게 들켰다. 수는 처음에는 놀랐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도널드슨이 2016년 커뮤니티 칼리지에 들어간 지 2주 만에 중퇴하고 본격적으로 크리에이터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자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그를 집에서 내쫓는 강수를 뒀다.

그런데 도널드슨이 노숙자에게 1만 달러를 선물로 주는 영상을 올리고 나자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는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돈을 남에게 주는 행위가 얼마나 화제가 될 수 있는지 깨달았다. 경품을 이용해 잡지 구독을 독려하는 퍼블리서즈 클리어링 하우스(Publishers Clearing House)의 사업 모델을 Z세대에 걸맞게 적용해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후 그는 낯선 사람에게 돈다발을 건네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2020년이 되자 도널드슨의 연간 수입은 24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듬해에는 그 숫자가 2배로 늘어났다.

깜짝 기획은 계속되는 중이다. 남반구 기온이 좀 더 올라가는 올겨울에 그는 남극에서 100시간을 촬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비디오게임 제작 제안도 수락했다. 어떤 게임인지는 특급 기밀이라면 밝히지 않았지만, 그의 게임 채널을 구독 중인 3000만 명에게는 게임의 종류 따위는 중요치 않을 것이다. 피스터블즈의 글로벌시장 진출 계획과 함께 프로틴바, 가능하면 냉동식품 출시도 기획 중이다.

미스터비스트 버거 체인은 플래닛 할리우드의 로버트 얼이 소유한 버추얼 다이닝 콘셉트(Virtual Dining Concepts)와 합작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스터비스트 버거를 선보일 당시 도널드슨의 나이는 22살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다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 도널드슨은 좀 더 많은 권한을 갖길 바란다. 2021년 그의 지분에서 나온 매출은 300만 달러로, 당해 전체 매출의 4%밖에 되지 않는다.

도널드슨이 노동절 주말에 뉴저지에 있는 아메리칸 드림몰에서 오프라인 레스토랑 1호를 연 것도 이 때문이다. 개장 첫날 팬 2만 명이 길게 줄을 섰다. 상당수가 전날 밤부터 진을 치고 있다가 ‘오픈런’을 한 사람들이다. 도널드슨과 직원들은 이날 버거 5000개를 대접했다. 미네소타에 있는 몰 오브 아메리카에도 곧 매장을 열 예정이고, 내년에는 12개 지점을 추가할 계획이다.

도널드슨은 “좀비처럼 일한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사업만 생각하고 사업에 집착합니다. 이 집착은 쓰러져 잠들 때까지 계속되죠. 잠들어서는 다시 사업과관련된 꿈을 꿉니다. 그리고 일어나면 다시 또 그렇게 하루가 반복되는 거죠. 지나칠 정도예요. 사업 외 다른 일에는 관심이 전혀 가지 않으니까요.”

- 구독자 수를 보여드립니다. 미스터비스트 유튜브 채널에 구독자가 1명씩 늘어날 때마다 사진 속 장비에 있는 숫자가 하나씩 늘어난다. 유튜버 동료인 텐헌드레드가 미스터비스트 구독자 1억 명 돌파를 축하하기 위해 선물한 디스플레이 작품이다.

※ How To Play It

미스터비스트와 같은 온라인 콘텐트 크리에이터들은 새로운 디지털 사업 카테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종목은 쇼피파이(Shopify)다. 온타리오에 본사를 둔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는 2020년 팬데믹이 닥친 후 오프라인 매장 위주의 업자들이 빠르게 온라인 매장과 채널을 구축하도록 지원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앞으로 애플이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이니셔티브를 시작하면 쇼피파이의 파트너사 메타 플랫폼의 매출이 100억 달러까지 감소하는 등 여파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를 극복할 디지털 광고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데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쇼피파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총가치는 4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 상승한 금액이다. 쇼피파이 주식은 향후 12개월 내 5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 현재 주가가 38달러니까 31%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 존 D. 마크맨은 마크맨 캐피털 인사이트 사장이자 패스트 포워드 인베스팅의 편집자다.

※ The Vault - 아껴야 잘산다, 티끌 모아 부자가 된 그들

미스터비스트는 돈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부자가 됐다. 반면, 링링 브라더스의 소유주 케네스 펠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택했다. 1993년 포브스 400대 부자에 오른 그는 “서커스 세계의 명실상부한 제왕”이었다. 그의 성공 비결은? 광대와 곡예사, 서커스 영업권을 준 사람들을 단단히 거머쥐고 그들에게 주는 돈을 아껴서다.

배고픈 배우에게 펠드가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그의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6명이나 있으니 계약할 때 까다롭게 굴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말라는 것이었다.

(크리스토퍼) 안테카이어는 주급 500달러와 함께 단장이 누릴 수 있는 특혜를 받았다. 특혜는 서커스 기차에서 ‘럭셔리’ 칸을 차지하는 정도였다. 가로 3m, 세로 3.5m 방에는 전용 샤워부스와 난로가 있었다. 1년 뒤 그가 떠날 때도 그의 주급은 550달러에 머물러 있었다. “좋은 감정으로 떠났습니다.” 이제는 할리우드에서 대사 코치로 일하고 있는 안테카이어가 말했다. “그런데 (펠드가) 돈을 더 주려 하지 않아서 좀 실망했죠.” - 포브스 1993년 11월 8일 기사

현재 펠드의 재산은 29억 달러로, 대부분 [디즈니 온 아이스]와 [몬스터 잼] 등 라이브 공연에서 나온다. 티켓 매출 하락으로 2017년 링링 브라더스는 결국 문을 닫았지만, 펠드는 2023년 가을에 극단을 현대화해서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다. 새로운 링링 브라더스에서는 틱톡 세대를 겨냥한 참여형 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 CHLOE SORVINO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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