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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틈새시장을 발견한 매직 리프 

 

2년 전 최고위직에 오른 페기 존슨(61) CEO의 지휘하에 매직 리프의 기술이 현실에서 잠재력을 보이면서 서서히 채택률을 높이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로스코에 있는 PBC 리니어 공장에서는 신입 직원이 매직 리프의 증강현실 헤드셋을 착용하고 교육을 받는다. 베어링과 구동기를 제조하는 이 비상장 기업은 지난 3년 동안 이 헤드셋을 교육에 활용해왔다. 최근에는 정비와 판매에도 활용한다.

PBC 리니어의 응용 협업 로봇제품 관리자인 보 와일먼은 “최근 아주 멋진 하드웨어 데모를 봤고, 오너가 투자를 원한다”며 “이 기술은 마치 산업용으로 만들어진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손에 꼽힐 정도로 과대평가됐던 IT 기업인 매직 리프의 사업 초기를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증강현실은 가상 설명이나 3D 이미지 등 디지털 콘텐트를 현실과 결합한다. 사용자가 디지털 세계에 완전히 몰입되는 가상현실과는 다르다.

6년 전 포브스는 매직 리프와 설립자 로니 애보비츠를 표지에 실으며 이 기술이 ‘파괴 기계’가 될 것이라는 이들의 주장을 다뤘다. 이 스타트업은 알파벳, 알리바바 그룹 등 거물 투자자들로부터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받았으며, 기업가치는 최고 수준일 때 67억 달러에 달했다. 기술은 화려했지만 사업 모델은 실패였다. AR 헤드셋에 큰돈을 쓸 이유가 없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기 때문이다. 2020년 봄 회사는 대규모 구조조정 끝에 전 직원의 40%에 달하는 700명을 해고했다.

그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 사업개발부 전무였던 존슨이 애보비츠로부터 CEO 직을 이어받았다. 목표는 매직 리프를 진짜 사업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많은 IT 기업이 소비자의 삶을 바꾸겠다고 공언하지만 지난해 기업가치를 20억 달러로 평가받고 투자금을 유치한 매직 리프는 이 기술이 가장 적합한 곳이 산업, 특히 제조·의료·국방 분야임을 알게 됐다. 장난감 만들기에 관심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과대광고를 하던 3D 프린터가 부품 재설계를 더욱 가볍고,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하고자 하는 제조업계의 진짜 사용자들로 넘어간 것과 비슷한 궤적이다. 존슨은 “3D 프린터에는 과장이 많았지만 매직 리프 2.0에는 전혀 과장이 없다”고 말했다.

매직 리프는 자사의 2세대 증강현실 헤드셋인 매직 리프 2를 지난 9월 30일에 출시했다. 기업을 겨냥해 제작됐으며 이전 버전에 비해 더 가볍고 강력하면서 뛰어난 이미지를 보여준다. 클라우드가 지원되고 보안 기능이 포함된 기업용 기기의 가격은 4999달러, 일반 모델은 3299달러다.

이런 전략상의 변화로 인해 매직 리프는 2015년 출시된 이래 고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와 경쟁하게 됐다. 메타, 애플, 알파벳도 자사의 AR 헤드셋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존슨은 “경쟁은 좋은 것이다. 시장이 건강하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말 1500달러에 출시된 메타의 새 퀘스트프로가 등장하면서 경쟁에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퀘스트 프로는 VR 기기지만 사용자가 주변 사물을 볼 수 있는 새 패스스루 모드를 지원한다. 존슨은 패스스루가 수술 등 기술적 업무에 필요한 정교함을 제공하지 못하며, 그 점에서 아직까지는 홀로렌즈가 유일한 경쟁 AR 기기라고 주장했다. 존슨은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매직 리프의 시야각이야말로 기업에 알맞은 방향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매출이나 현재까지의 판매 대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술정보 회사 ABI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기업에 판매한 수량은 총 130만 개(소비자 쪽에는 거의 없다)이며, 2027년까지 2600만 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BI의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연구 이사인 에릭 애브러제스는 현재 시장에는 증강현실 헤드셋 수백만 대가 나와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가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직 리프의 판매 대수는 만 단위라며 “4만 개 미만인 것은 분명하고, 어쩌면 1만 개미만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존슨은 그 수치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애브러제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홀로렌즈로 계속 고전한다면 이를 대체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매직 리프에 대한 전반적인 반응은 지켜보자는 것이다. 매직 리프에는 합당하든 아니든 항상 의문부호가 따를 것이다. 아직 그 의문부호를 없앨 만큼의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직 리프 CEO를 맡은 존슨은 캘리포니아주 알함브라에서 자랐다. 로스앤젤레스 동부에 있는 도시다. CEO를 맡기 전의 이력 대부분은 거대 IT 회사에서 쌓았다. 25년 동안 퀄컴에서 일하면서 해외 사업 개발 전무가 됐고, 6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사업 개발 전무로 일했다. 실리콘밸리에서 뛰어나기로 손꼽히는 존슨은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야 나델라가 처음으로 발탁한 주요 인사(사이닝 보너스로 780만 달러를 받았다)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자마자 곧 시아노겐, 드롭박스 등과 전략적 인수 및 제휴를 실행했다.

CEO가 되기 전, 존슨은 매직 리프 시설을 방문하여 기술을 살펴보고는 “역시 내 생각대로 훌륭하다”며 “기술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매직 리프는 기업, 특히 제조·의료·국방 등의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존슨은 PBC 리니어가 매직 리프 기기를 사용하여 교육 기간을 3주에서 3일로 줄였다고 말했다. 로위는 매직 리프를 엔비디아 기술과 함께 매장 배치와 매대 재고 보충에 활용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있는 UC데이비스 아동병원 의사들이 매직 리프 기기를 사용하여 손이 붙은 쌍둥이의 분리 수술을 준비했다. 매직 리프 기기를 센티 AR과 함께 사용하면 의사가 수술 도중 환자 심장의 3D 이미지를 눈앞에 표시하여 수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매직 리프 기기는 수술용으로 승인됐지만 이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상업용으로 출시되지 않았다.

존슨은 “AR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며 “현 기술 단계에서도 많은 사용 사례가 있다. 아바타를 만들거나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이다.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다 보니 종종 방향성을 잃게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 AMY FELD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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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호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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