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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모바일커머스 대해부] 강자 쏠림과 알리익스프레스 돌풍 

 

장진원 기자
국내 모바일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11번가, 신세계그룹 계열 등의 과점 체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선보인 알리익스프레스는 3040 남성 중심으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 중이다.

포브스코리아는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와 함께 국내 모바일커머스 시장을 분석했다. 2023년 4월 현재 사용자수를 기준으로 국내 상위 20개 앱을 살펴본 결과, 몇몇 지배적인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과점화가 주요한 경향으로 나타났다. 사용자수 2791만 명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오른 쿠팡이 대표적이다. 사용자수 2위에 오른 11번가의 827만 명과 비교하면 쿠팡은 2위 사업자를 30% 가까이 따돌렸다.

쿠팡과 11번가에 이어 G마켓이 사용자수 508만 명으로 3위에 올랐다. 하지만 G마켓을 비롯해 상위 20개 앱 중 신세계그룹 계열인 옥션, SSG.COM, 이마트몰,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사용자수를 모두 합하면 1200만 명대에 이른다. 여전히 1위인 쿠팡에는 밀리지만, 2위인 11번가보다 60%p 이상 많다. 모바일커머스 앱 시장이 쿠팡과 신세계그룹, 11번가 등 3강의 과점 체제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과점 체제가 앞으로도 더욱 고착화될 거란 분석이다. 시장 강자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고객 유인 역량이 크고 수익성, 즉 지속가능성에서 중소 앱과 플랫폼 대비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 중 유료 멤버십은 쿠팡이 1100만 명으로 가장 많고, SSG.COM이 330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쿠팡 등 시장 우위에 있는 업체들은 납품가를 인하하고 수수료율은 높이면서 마진 확대를 꾀하고 있는 데 비해, 기타 업체들은 사용자수와 거래액 증가세가 둔화되고, 적자폭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당분간 상위 사업자들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리란 전망이다.

국내 모바일커머스 시장의 전체 사용자를 분석한 결과(2023년 4월 기준) 남성은 44%, 여성은 56%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27.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20대가 24.5%로 뒤를 이었다. 이어 30대(21.9%), 50대(17.1%), 10대 이하(4.3%), 60대 이상(4.2%) 순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커머스를 이용하는 주요 연령대가 20~40대에 걸쳐 있음을 보여준다.

설치 후 가장 오래 쓰는 앱은 홈쇼핑 앱


모바일커머스 앱 중, 설치한 후 가장 오랜 기간 사용하는 앱은 GS SHOP으로 조사됐다. 올해 4월 이탈자 기준으로 GS SHOP은 534일간 사용됐다. 현대Hmall(470일), 롯데홈쇼핑(444일), 홈앤쇼핑(440일) 등도 순위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결과는 홈쇼핑 관련 앱일수록 사용자 연령이 높은 경향과 상관관계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3040 남성 열광하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급성장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의 국내 시장 침투가 예사롭지 않다. 2020년 5월 기준 116만 명이었던 알리익스프레스 사용자수는 올해 4월 현재 290만 명으로 늘었다. 3년 새 150% 넘게 늘어난 수치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다른 모바일커머스 앱과 달리 남성 사용자 비중(50.8%)이 여성 비중(49.2%)보다 높은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연령대별 사용자 비중(4월 기준)을 보면 남성의 경우 30대(14%)와 40대(17.2%)가 가장 크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하는 해외직구 플랫폼으로, 가격파괴 전략을 내세우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국내 시장 안착에 나서고 있다.

오픈마켓·홈쇼핑 앱 간 이동 경향 뚜렷이 구분


모바일커머스 앱을 쓰는 사용자들의 앱별 이동 현황을 조사했다. 2023년 1월에 특정 앱을 썼던 사용자가 2023년 2~4월 들어 석 달 동안 이용 내역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올 1월 현재 쿠팡을 사용하다가 이후 4월까지 석 달 동안 이용 내역이 없는 사용자는 약 144만 명으로 조사됐다. 그 중 11번가를 이용한 사용자는 전체의 2.07%로 나타났다. 이어 G마켓, 알리익스프레스로 이동한 경우가 각각 1.54%, 0.85%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11번가에서 타 앱으로 이동한 사용자는 약 168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쿠팡으로 이동한 사용자가 52.06%로 나타났다. 이어 G마켓, 티몬 등으로 이동한 비율은 각각 6.66%, 4.73%로 조사됐다. G마켓의 이동 현황도 비슷했다. 올 1월까지 G마켓을 사용하다가 이후 석 달 간 이용 내역이 없는 사람은 약 105만 명이다. 이 중 경쟁 앱으로의 이동은 쿠팡 56.65%, 11번가 10.94%, 티몬 5.99% 등으로 나타났다. 오픈마켓을 주로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앱에서 타 앱으로 이동할 때 쿠팡으로의 쏠림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홈쇼핑과 백화점 기반 앱의 경우는 양상이 달랐다. GS SHOP에서 가장 많이 이동한 앱은 CJ온스타일이다. CJ온스타일 사용자들도 GS SHOP으로 가장 많이 이동했다. 홈앤쇼핑과 현대Hmall 등도 GS SHOP으로 이동한 비중이 컸다. 이처럼 홈쇼핑·백화점 기반 앱 사용자들은 쿠팡으로 이동한 경우가 미미했고, 대부분 GS SHOP, 현대Hmall, 롯데ON, 롯데홈쇼핑, CJ온스타일 등 유사 업종 앱으로 이동한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한편 쿠팡의 경우 업종 내 타 앱으로 이동한 비율이 5%(2023년 2~4월 기준)로 타 앱 대비 현저하게 낮았다. 쿠팡의 고객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조사 결과다.

*모바일커머스 앱 간 이동 현황은 아이지에이웍스가 자체 측정한 추정치다. 실제 수치와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디바이스 교체로 사용량 추적이 불가능한 경우도 이동 현황에 포함됐다.

교차사용자 사용시간에서 쿠팡 앞선 알리익스프레스


모바일커머스 앱 빅 2인 쿠팡과 11번가, 홈쇼핑 빅 2인 GS SHOP과 홈앤쇼핑, 신구 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교차사용자를 비교해봤다.


쿠팡과 11번가를 함께 쓰는 교차사용자는 올 4월 기준 654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쿠팡 2.96시간, 11번가 1.26시간이다. 1인당 평균 사용일수도 쿠팡이 17.91일로 11번가의 8.79일을 넉넉히 앞질렀다. 쿠팡과 11번가를 함께 쓰는 사용자가 654만 명에 달하지만 사용시간, 사용일수 등 실제 앱 활용도에선 쿠팡이 11번가를 2배가량 앞서 있다는 결과다.

GS SHOP과 홈앤쇼핑 앱의 교차사용자는 162만 명이다. 이들 중 4월 한 달간 GS SHOP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1.64시간, 홈앤쇼핑은 0.66시간으로 조사됐다. 1인당 평균 사용일수도 GS SHOP이 10.58일을 기록해 홈앤쇼핑의 7.37일보다 앞섰다.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간 신구 대결에선 새로운 강자의 기세가 두드러졌다. 두 앱의 교차사용자 250만 명 가운데,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쿠팡이 2.30시간인 데 비해 알리익스프레스가 2.69시간을 기록해 쿠팡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인당 평균 사용일수는 쿠팡이 15.79일을 기록해 알리익스프레스의 9.82일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202306호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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