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기술 기반의 고도화된 제품·서비스 또는 원자재 등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영업전략이 요구된다. B2B 세일즈 역량과 성공 사례를 보유한 글로벌 컨설팅·회계자문회사에서 25년 경력을 쌓은 조상욱 오픈플레이그라운드 대표가 주요 이슈와 전략을 전한다. - 편집자주
필자는 지난 2020년 핵심고객관리(이하 KAM, Key Account Management) 시스템을 강화하던 국내 대기업 SI사의 요청으로 CEO·임원·팀장들을 대상으로 ‘B2B 사업의 핵심 - KAM’ 강의를 했다. 그리고 이런 기업들의 니즈를 파악한 필자는 글로벌컨설팅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형 B2B 세일즈 교육과정을 개발하게 됐다.전형적인 B2B 기업인 글로벌 컨설팅·회계자문회사들은 B2B 세일즈 역량 개발의 여러 성공 사례(Best Practice)를 보유하고 있는데, 필자는 2001년 PwC컨설팅에서 ARM(Account and Relationship Management)이라는 고객관리방법론을 처음 접했고, 2008년 A.T. 커니에서 종합물류서비스 회사를 대상으로 KAM 체계 구축과 실행의 연간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2009년부터 EY한영회계법인에서 임원들과 구성원들의 고객관리와 영업 역량 개발을 컨설팅본부장과 마켓리더로서 총괄한 적이 있다.이런 25여 년의 경험을 기반으로 개발한 KAM 전략 교육은 IT서비스/제조/통신/IT솔루션 업계 개별 회사에 적용할 수 있었고, 2020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개별회사 또는 외부공개 교육과정에 참여한 67개 회사, 505명 수강생의 목소리를 정리해 고객관리와 영업에 따르는 애로 사항과 이슈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그럼 ‘실전형 B2B 세일즈’에 참여한 실무자의 현장 목소리를 요약한 12가지 카테고리를 소개한다.B2B 세일즈 실무자가 말하는 고객관리와 영업에서 가장 큰 애로 사항과 이슈는 예상대로 ‘고객요구 대응’이다. 고객의 이슈와 필요 사항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받고 있고, 수용하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를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무리한 요구 사례를 보면 비용 절감, 일정·납기 단축, 긴급 요청, 고객 클레임 등 무작정 요구 등이 많다. 고객사의 귀책 사유로 인한 납기 지연과 불만 고객을 상대로 한 대응 요령과 비전문 영역에 대한 부당한 요구, 고객의 부서 간 요구사항이 달라 상치되는 경우의 대응, 계약 범위와 상식적 범위를 벗어난 사항을 지속적이고 빈번하게 요구하는 경우에도 영업을 고려한 수용 여부 결정을 해야 할 때가 큰 고민이었다.영업 과정에서 고객의 기대치와 내재된 역량 사이에 간극이 클 때 대응의 어려움, 회사의 역량과 고객 요구사항 간 괴리감, 고객 요구사항의 반영과 제품의 가치향상 사이에서 상충되는 부분에 대한 조정 등 회사 역량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 대안 제시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두 번째 이슈는 ‘고객관계 유지/발전’으로, 어떻게 고객관계를 형성하고 지속할 것인지다. 비즈니스 접점을 만들어가기 위한 첫 만남에서 어떻게 콘텐트를 전달하고 사후 관리를 해야 하는지, 신규 네트워크 확보 후 핵심 자문 역할로 자리매김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단기간 내 효과적으로 할 방법이 무엇인지, 주요 인물 접촉과 핵심 고객사의 임원과 관계를 어떻게 형성해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기적인 세미나 등 고객과 잦은 터치포인트를 갖기 위한 프로모션 계획과 실행, 기존의 관계를 파트너십 관계와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로 발전시킬 효율적 방법, 고객의 직책·이름 외우기와 고객관계 개발·유지를 위한 도구도 B2B 세일즈 담당자의 여전한 고민이다.세 번째 이슈는 목표 달성과 매출 성장, 저가 경쟁, 저수익 수주 결정, 효율적 시간관리 등 ‘영업관리 프로세스’ 관련 건이다. 실적에 대한 압박, 신규 고객 발굴과 다음 해 목표 달성을 위한 기회를 사전에 확보하는 것과 더불어 기존 고객에서 매출을 성장시키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호소한다.가격 인하 압박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낮은 단가 계약, 단가에 집중된 고객사 니즈를 극복하는 방법, 낮게 책정된 고객사 예산과 요구사항 대비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률 저하 사업의 진행 가부 의사결정도 중요 이슈다.수많은 고객 일정이 예정돼 있어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내부 행정 관리 업무 과다로 인해 영업활동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 영업 현장과 회사 내부 간 인식의 괴리를 토로한다. 술자리와 골프 등 고객접대와 영업활동 경비 부족의 애로 사항이 있고, 판매 후 고객관리, 해외대리점 관리, 세일즈 인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네 번째는 ‘기회 추구’로, 영업 기회와 수주 관련 어려움이다. 우선 영업정보 수집이 어렵고, 신규 고객의 영업 기회와 기존 고객의 업셀링 기회 발굴,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한 준비 과정의 어려움이 있었다. 영업사원·딜러의 파이프라인 관리 업무를 어떻게 유인할지도 고민하고 있었다. 장기적인 계획과 체계적 제안, 고객 예산을 사전에 확보하는 것과 고객 예산이 제한적일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적절한 공수의 산정, 신규 제품 판매 연결이 주요 이슈다.다섯 번째는 ‘신규 고객 개발’의 한계다. 신규 고객 개발은 ‘무리한 요구’와 함께 고객관리와 영업에서 가장 많은 이가 어려움을 호소하며 핵심 관건이라고 답했다. 신규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지, 사업 세그멘트별 신규 고객 대상 리스트를 어떻게 확보할지, 신규 고객과 신규 대형 고객을 어떻게 발굴하고 확보할지에 대한 가이드를 요구했다.여섯 번째는 ‘경쟁력 & 역량’과 관련된 고민이다. 경쟁사 활동를 파악하고 경쟁사와의 차별화, 우리의 약점 파악, 신규 사업 경쟁 장벽 등에 고민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낮은 물류비에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지, 옵션이 다양한 고객 대상으로 어떻게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개발할지, 또 어떻게 정량적인 가치평가로 고객을 설득할지, 기존 제품을 대체하여 우리 회사 제품을 사용하게 만드는 과정과 신기술 적용 컨설팅에 대한 초기 시장 진입 시 실적 확보가 이슈다.사전접근형 고객 네트워크 관리(방문 시점, 접근 스킬, 톤 앤 매너 등 소프트 스킬)와 체계적인 고객 분석·관리 방법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비즈니스 창출에 어려움이 있다.일곱 번째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서는 고객사의 이해관계자를 식별하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지에 대해 합리적인 설득 방법, 효율적 커뮤니케이션 방법, 고객과의 대화 주제 선정과 커뮤니케이션 주기를 어떻게 정할지, 고객과 의견 차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조율할지가 있다.여덟 번째 ‘고객니즈 파악’은 고객의 의중·니즈를 어떻게 파악할지, 고객 불만족사항(Pain Point)과 잠재적 이슈를 어떻게 발굴하고 고객 니즈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지다. 기술과 비즈니스 변경에 따른 고객 니즈 파악과 관심 없거나 요구사항이 불분명한 경우와 제품 로드맵과 고객 니즈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대처가 있다.아홉 번째 ‘고객관리 방법’에는 고객 세분화와 핵심 고객 선정·관리, 핵심 고객 관계 관리는 양호하나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 IT 솔루션 회사에서의 효과적인 영업활동, 제품 중심적이 아닌 고객 중심적 제안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있다. 또, 업무 추진 성향 분석·파악,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고객에 대한 대응, 첫 만남에서 신뢰 형성까지 어떻게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할지, 이와 함께 사업이 없을 경우 지속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점과 고객 만족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 MZ고객과의 세대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이 있다.열 번째 ‘시장고객정보 관리’에는 시장정보 확보·분석과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변화를 멀리서 바라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고객 접촉·관리 기록이 부재하고 공유되지 않고, 영업정보 수집과 CRM 기반 부족으로 고객 데이터가 미흡하다.열한 번째 ‘협상’에는 계약과 직결되는 중요한 순간포착과 견적·고객 구매확정을 받는 데 따르는 어려움이 있다. 사업개발고객과 입찰평가고객이 상이한 경우에 대한 대처, 무리한 프로젝트 금액 네고 대응, 단가인상 협의와 협상 기술 개발이 있다.열두 번째 ‘협업’ 관련 이슈에는 영업에서 뭐든 다 해결해야 한다는 기조 때문에 사내 협업에 어려움이 있고, 고객 요청에 느린 유관부서 대응과 고객 요청 시 빠른 회신을 위해 사내 협업이 필요하다. 내부 소통에 개인 경험의 주관적 판단 요소가 많고, 파트너사와의 신뢰 구축도 필요하다.
솔루션을 위한 시사점실전형 B2B 세일즈 교육에서 이런 내용을 공유하면서 교육을 마치고 고객의 요구에 대한 솔루션이 찾아지지 않는 항목은 해결될 때까지 끝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하곤 한다. 이러한 애로 사항과 이슈들은 그 근본 원인들을 고려해볼 때 해결할 솔루션은 1) 영업 프로세스 혁신 2) KAM 체제 구축 3) 파이프라인 관리 4) 커뮤니케이션 역량 향상 5) 협상 역량 향상 등 5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첫 번째는 영업 프로세스 혁신이다. 고객의 긴급한 이슈와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한 사내 협업, 고객중심 프로세스 혁신, 비부가가치(Non-Value Added) 활동 제거로 본연의 영업활동에 집중할 효율적 프로세스 구축, 시장·경쟁사 분석 및 신규 고객 개발 프로세스 정립, 고객 불만사항과 니즈 파악, 고객 니즈 맞춤형 솔루션개발 프로세스 정립이 필요하다.두 번째는 KAM 체제 구축이다. 고객 세분화로 핵심 고객을 설정하고 관리실행을 위한 조직·프로세스 정비, 장기/연간 핵심 고객 매출계획 및 정렬된 실행계획 수립, 관계개발 대상 식별 및 관계개발 오너십 부여, 고객 터치포인트 연간 계획 수립, 효과적 고객미팅 방법 개발이 필요하다.세 번째는 파이프라인 관리이다. 영업 기회 정보수집, 활동 관리와 공유를 위한 CRM 시스템 구축·개선, 영업기회 단계별 가부 결정 프로세스 정비, 영업 기회 개발을 위한 사전활동 강화, 전략적 영업 기회 관리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네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역량 향상이다. 전략적 사고, 제안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등 고객 설득 커뮤니케이션 역량 향상, 코로나 시대 고객 커뮤니케이션 방안 개발이 필요하다.다섯 번째는 협상 역량 향상이다. 저가 수주 방지를 위한 경제적 이해, 협상 프로세스 이해, 스킬 개발이 필요하다.문제점의 근본 원인을 고려하여 도출한 영업 프로세스 혁신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B2B 세일즈 역량 향상의 5개 솔루션을 참고하여 실행의 로드맵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 조상욱 - 오픈플레이그라운드(OPG) 대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경영 컨설팅펌 PwC Consulting 전무, Descartes 한국지사장, Deloitte 컨설팅 전무, A.T. Kearney Korea 부사장, EY한영 Account & BD 본부장 / 컨설팅 본부장, Metanet Global(구 Accenture) 대표, Cisco Korea 고문을 거쳐 OPG를 창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