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만능 AI 앱을 꿈꾸는 노션 

 

노션의 공동 창업자 이반 자오는 깔끔하게 설계된 생산성 앱 노션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며 투자자와 소비자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입소문이 나서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1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노션의 CEO 자오는 AI에 ‘올인’하면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구축한 아성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아주 귀한 기회를 포착했다.

▎ 사진:PHOTOGRAPH BY CODY PICKENS FOR FORBES
2015년 여름, 노션의 현금은 바닥나고 있었다.

이반 자오(Ivan Zhao)는 종이 문서로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워드프로세서에서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션(Notion)을 창업했다. 비록 종이의 기원에 관해 필요 이상 길게 말을 하며 삼천포로 빠지기는 했지만, 포브스 ‘미다스의 손’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고 퍼스트라운드캐피털(First Round Capital)을 창업한 조시 코펠먼(Josh Kopelman)은 자오의 범상치 않은 사업 설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2013년 진행된 노션의 200만 달러 시드 라운드에서 최대 투자자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코펠먼 같은 사람이 많은 건 아니었다. 2년 뒤에도 사람들은 소프트웨어 에디터 자오가 개발한 노션의 필요성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자오는 자기 상품을 매력적으로 설명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맞춤화된 컴퓨터 프로그램 설계 툴을 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퍼스트라운드 직원들이 노션을 사용하는 걸 보면서도 자오는 그냥 “불쌍해서” 사용해준다고 생각했다.

자오는 “소프트웨어가 충분히 완성된 형태는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더 개선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개선하면 어떤 모습일지도 그려졌는데,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회사를 구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자오와 공동 창업자 사이먼 라스트(Simon Last)는 모든 직원을 정리해고한 후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을 전대하고 일본 교토로 옮겨가 비용을 줄였다. 자오의 어머니가 준 긴급 구제 자금 15만 달러가 ‘노션 1.0’을 재부팅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소프트웨어 편집 기능은 지키면서도 생산성 툴로 겉모습을 바꾸어 쉽게 위키 페이지를 만들거나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드는 변신을 꾀한 것이다. 마치 구글 문서 도구를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보는 느낌이었다. 2016년 8월 다양한 앱을 소개하는 프로덕트 헌트(Product Hunt)에 공개된 노션 리부트 버전은 그날 인기 앱 1위 자리에 올랐고 일주일, 한 달이 지나도 계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무료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에게 월 이용료 8달러를 부과한 노션은 수주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10월에 자오와 라스트는 샌프란시스코로 금의환향했다. 노션은 오로지 입소문으로만 글로벌 이용자를 확대했고, 해외 이용자 비중은 전체의 80%로 늘어났다. 이용자가 100만 명을 넘긴 시기는 2019년이다. 학생들은 노션으로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들고 수업 필기를 했고, 디자인 사고를 가진 기업가들은 기존 PPT 슬라이드 대신 노션으로 발표용 자료를 만들었다. 아티스트들은 노션을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고, ‘노션 이용법’이란 튜토리얼 동영상이 유튜브에 넘쳐나기 시작했다.


▎2018년 노션 COO로 합류한 악셰이 코타리는 6개월간 서비스 문의 글에 직접 답변을 달았다고 한다.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내가 얼마나 아는 것이 없는지 매일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노션을 이용하는 방식이 각자 너무 달라서 어지러울 정도였으니까요.” / 사진:CODY PICKENS FOR FORBES
사람들에겐 이런 동영상이 필요했다. 노션이 아주 유용하기는 하지만,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드는 아주 단순한 작업이라도 나에게 맞게 바꾸는 옵션이 너무 많아서 무턱대고 사용했다가는 기능에 압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 줄 붙잡고”란 말과 함께 노션의 기능을 개괄적으로 살펴보는 비교적 간단한 사용법 동영상이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이렇게 정교한 맞춤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노션이 작업에 아주 유용한 것이다. 도어대시와 나이키에서는 직원들이 노션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하거나 노트를 공유한다. 맥킨지에서는 파트너가 집에서 노션으로 피자 레시피를 정리하다가 팀에 유행을 시키기도 했다. 어도비 최고상품총괄(CPO) 스콧 벨스키는 노션으로 조사 자료를 정리하고 베스트셀러가 된 저서 『더 메시 미들(The Messy Middle)』의 초고를 작성하기도 했다. 그는 “노션은 웹사이트와 문서의 개념을 아주 멋지게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2021년 1월 틱톡에서 ‘나는 노션을 이렇게 이용한다’는 동영상 여러 개가 크게 유행하면서 회사 서버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다운로드가 많아졌다. 자오가 6개월간 상품 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백엔드 서버 보강에만 집중해야 할 정도였다. 당시 노션 앱 이용자가 2000만 명이었는데 지금은 빠르게 1억 명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자오는 말한다. 포브스는 지난해 매출 2억5000만 달러를 기록한 노션이 흑자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걸로 추산하고 있다.

노션이 입소문으로 인기를 더해가는 동안, 자오는 스타트업에서는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지배지분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노션에 총 3억3000만 달러를 투자한 벤처투자자들 중 누구에게도 이사회 자리를 주지 않았다. 그에게 어떻게든 돈을 쥐여주고 싶어 하는 투자자들이 줄을 서기 때문에 굳이 이사회 자리를 내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2022년에야 재무감사에게 첫 사외이사직을 줬을 정도다.) 노션이 오래전에 흑자전환을 했기 때문에 그는 투자금을 모집하면서도 지분율을 최소한으로만 희석할 수 있었다. 포브스는 37세인 자오가 아직 회사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노션이 유통시장에서 기업가치를 50억 달러로 평가받았기 때문에 그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를 산정하면 총15억 달러 정도이다. (2018년 입사한 악셰이 코타리(37)와 공동 창업자 직함을 가진 라스트(30)는 창업 이후 합류했기 때문에 지분이 이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 사진:SHIV RAO: ABRIDGE
노션은 2018년 있었던 대규모 버전 업데이트에서 스프레드시트와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선보였다. 올해 하반기에는 노션 3.0 버전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2023년 11월에는 노션 안에 저장된 어떤 정보든 빠르게 찾아주는 AI 봇 기능을 선보였는데, 이것이 3.0 버전의 좋은 힌트가 될 수 있다. 생성형 AI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노션은 포브스가 6번째로 발표한 ‘올해의 AI 50’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노션 이용자들은 이제 특정 정보를 어디에 적어두었는지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AI 봇에게 “지난주 팀 미팅의 결론은?”이라고 물어보면 노션이 알아서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문서를 찾아 정보를 뽑아준다. 자오는 마치 자신의 두뇌가 확장된 것 같다고 말한다. “(정보를) 잊어버릴 자유가 생긴 거죠.”

이후 자동화 기능은 더욱 강화됐다. 1월에는 캘린더 기능을 선보였고, 2월에는 이메일 서비스 관련 플랫폼을 인수했기 때문에 추후 자동 이메일 기능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자오가 어떤 꿈을 꾸는지도 분명해졌다. 노션을 사무실에서 필요한 모든 작업에 맞는 앱으로 만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이다.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이 두 회사는 현재(2022년 기준) 총매출 520억 달러 규모의 시장 99%를 점유하고 있다. 자오는 “우리의 경쟁자는 생산성 소프트웨어 전체 산업”이라고 말했다. “레고 입장에서는 장난감 비행기나 장난감 자동차가 모두 경쟁자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용 AI 소프트웨어 시장은 향후 10년간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가 말했다. MS나 구글과 직접 경쟁하지 않아도 “앞으로 성장 여지가 매우 크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자오는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인정하지만, MS나 구글만큼 영원히 남을 수 있는 툴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용 AI를 장악하는 건 분명 어렵겠지만, 제대로 실행해서 반드시 해내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MATI STANISZEWSKI: ELEVENLABS
자오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17살 때 부모님과 함께 중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에서 인지과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한때 꿈은 사진작가였고, 지역 해킹 대회를 계기로 웹 개발에 대해 배웠다. 친구들이 자신의 사진 작품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 웹사이트 디자인을 부탁했을 때 그는 카메라로 작품을 보여주는 것처럼 컴퓨터상에서도 손쉽게 작가의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구라도 손쉽게 포트폴리오와 작업 추적, 복잡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수 있는 유연한 편집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그때 세웠다.

자오는 전자교과서 스타트업 잉클링(Inkling)에서 1년간 일하면서 실리콘밸리가 작동하는 방식을 익혔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전부터 노션의 투자금을 받기 위한 피칭을 시작했다. 에인절투자자들은 그의 명료한 비전에 감탄했다. 코펠먼, 페이스북의 상품 총괄 마이크 버널, 코타리가 대표적이다. 코타리는 자신의 첫 스타트업을 링크드인에 매각해 큰돈을 번 직후 7만5000달러를 자오에게 투자했다. “그는 정말 남들과 달랐다”고 자오에게 처음으로 5만 달러를 투자한 잉클링의 공동 창업자 매트 매키니스가 말했다.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노션이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에서 여러 사무실을 옮겨 다니는 동안 일관되게 사무실 안에서 신발 벗기 규정을 적용한 것이나 사무실 내 모든 가구를 직접 엄선한 것도 그의 독특한 철학과 관련이 있다. 초기에만 해도 재정이 빠듯했기 때문에 이케아에서 저렴한 테이블톱을 구매하고 집에서 러그를 가져왔지만, 그래도 의자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가장 좋아한 의자는 1933년 디자이너 알토가 선보인 제품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야외용 나무 발판처럼 생겼지만, 시장에서는 400달러에 판매되는 의자다. 자오는 알토의 의자가 자신이 노션에서 구현하고 싶은 단순성과 다양한 기능을 완벽히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자오를 아는 사람들은 노션이 대성공을 거두고 엄청난 부자가 된 후에도 그가 별로 변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자오는 아직도 노션 사무실에서 쓰는 모든 가구를 직접 선택한다. 최근에는 (각각 6000달러인) 곡선의 아르텍 팔걸이의자와 함께 ‘더스타일’ 예술 운동의 대표 격인 레드앤블루 체어(재판매가 3000달러)를 새로 사무실에 배치했다. 물론 계속 자기 원칙만 내세울 수는 없기에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앴다. 매키니스는 “노션은 그의 가치관과 창조 욕구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절대 회사를 매각하지 않을 겁니다. 증시 상장도 할 것 같지 않아요.”


▎ 사진:WINSTON WEINBERG: HARVEY
매키니스의 말대로 자오는 외부 투자금을 받는 데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인덱스벤처스(Index Ventures)의 대니 라이머 파트너는 피그마(Figma) 이사회 회의에서 그를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한다. 그때 자오는 자기소개를 하면서 “이사회나 투자자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이해하려 애쓰는 중”이라고 직설적인 발언을 했다. 결국 그가 내린 결론은 ‘필요하지 않다’였다. 이후 그는 투자자들과의 회의를 잘 잡지 않았다. 당시 라이머의 동료였던 새라 캐논이 자오가 프랑스 예술가 마르셀 뒤샹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뒤샹 전시회 티켓을 들고 약속 없이 노션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도 그는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벤처투자자 안티’라는 소문이 생겼다. 자오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면서도 초기 투자자 섀나 피셔가 한 말에 영향을 받았다며 투자자를 피하고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수긍했다. 피셔가 그에게 상품 개발과 직원채용에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해줬다는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하다 보면 만루 홈런을 날리게 될 거예요.” 그녀가 자오에게 해준 말이다.

그렇게 꾸준히 지켜보다가 채용한 사람이 바로 코타리다. 2018년 투자자 정기 업데이트 회의를 진행할 때 자오는 코타리에게 최고운영책임자 자리를 제안하며 그를 놀라게 했다. 당시 코타리는 벵갈루루에서 링크드인 인도 지사의 직원 1000명을 관리하고 있었고, 아내는 가족이 살 집의 공사 현장을 감독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션 2.0 버전을 이리저리 이용해보던 코타리는 며칠 만에 캘리포니아로 가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주말쯤 되니까 확신이 들더라고요. 아내를 설득하는데 두 달 정도 걸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영업, 채용, 재무 팀을 구축한 공을 인정받아 자오에게서 공동 창업자 직함을 받았다.


▎ 사진:ARTHUR MENSCH: MISTRAL AI
자오는 팬데믹이 불확실성을 몰고 왔을 때에야 비상 자금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도 최종 결정은 자신이 내려야 한다는 원칙을 바꾸지 않기 위해 투자금을 받으면서도 이사회 자리를 외부에 내어주거나 지분을 희석하지 않았다. 2020년 2월 자오가 투자금 모집을 결정하고 36시간도 지나기 전에 인덱스가 기업가치 20억 달러에 5000만 달러 자금을 모집하는 투자 라운드를 주관하겠다고 재빨리 나섰다. 2021년 10월에도 코튜(Coatue)와 세쿼이아(Sequoia)가 직접 나서 2억7500만 달러를 모집했다. 자오는 당시 세쿼이아 파트너였던 버널에게 금요일 아침 전화를 걸어 당일 안에 결정을 내린다면 1억 달러를 누구보다 먼저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에 달해 “아주 고통스러웠다”고 파트너 팻 그래디는 말했다. 그러나 재무정보 검토에 나선 세쿼이아는 30분 만에 자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피셔는 “우리를 비롯한 투자자나 외부 기관의 도움 없이 노션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였다”고 말했다. “그게 정말 대단하죠.”


▎ 사진:DEMI GUO: PIKA
2022년 10월 노션이 칸쿤에서 직원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을 때, 라스트는 오픈AI에 있는 친구들에게서 이메일을 하나 받았다. GPT-4라고 하는 AI 모델을 미리 이용해볼 수 있는 권한이었다. GPT-4를 처음 사용해본 그와 자오는 너무 놀라서 팀원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행사도 다 빠지고 호텔방에 틀어박혀 며칠간 사용에 몰입했다. 그리고 둘은 아주 기본적인 AI 글쓰기 비서 기능을 함께 만들었다. 다음 달 챗GPT가 출시되고 다른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AI 기능을 통합하기 위해 달려들기 시작했을 때 노션은 이미 AI 기능을 갖춘 상품을 시장에 내놓은 상태였다.

2023년 노션은 노션 내에 저장된 정보를 찾아서 불러낼 수 있는 Q&A 봇을 추가로 선보였다. 노션의 AI 툴은 대부분 GPT-4와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비롯한 오픈소스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생성형 AI 붐이 시작되고 1년 반이 지난 지금, 노션은 여러 작업 생산성 앱 중에서도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금은 AI 기능을 이용하려면 월 8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면 된다. 수백만 명이 이 서비스를 시험해보았고, 현재 사업은 “우리가 예상한 최상의 시나리오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오는 말했다.

그러나 노션은 테크 산업의 거인들을 경쟁자로 두고 있다. 구글의 경우 이미 자사 작업용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AI 기능 수십 개를 추가한 상태이며, MS가 새롭게 선보인 루프(Loop)는 신기할 정도로 노션과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시시르 메로트라는 “이반에게 우리가 경쟁 관계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공동의 큰 적은 바로 기존 소프트웨어 툴이라고 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과 MS에 있다가 지금은 이 두 회사가 독점한 생산성 앱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수많은 스타트업 중 하나인 코다(Coda)의 경영을 총괄한다.

AI가 어떤 양상으로 진화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다음 단계에서 승자가 되려면 채팅과 같은 익숙한 인터페이스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폭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 “AI 서비스에 딱 맞는 폼팩터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고 노션에 AI 기능을 넣기 위한 과정에서 노션과 긴밀하게 협업했던 오픈AI의 프로덕트 총괄 올리비에 고드먼트가 말했다. “지금 나온 서비스와는 모습이 많이 다를 겁니다. 노션처럼 다양한 기능을 개발하고 조립해가는 프로그램이 AI에 맞는 폼팩터를 개발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 사진:KEITH PEIRIS: TOME
자오는 노션의 조직을 최대한 가볍게 유지하려고 노력해왔고, 입소문으로 성장한 덕에 영업팀을 확장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기는 끝났다. 노션은 현재 미국과 아일랜드, 인도, 한국, 일본에 총 65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대기업이라기보다 규모가 크지 않은 스타트업 위주긴 하지만, 고객 기반도 개인 위주에서 기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자오는 Y컴비네이터에 있는 스타트업 중 절반이 노션을 기반으로 업무를 진행한다고 추산한다. 펄플렉서티(Perplexity), 피카(Pika), 런웨이(Runway)를 포함한 노션 고객 중 다수가 이번 포브스 ‘AI 50’에 이름을 올린 신진 스타들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자오는 더 덩치가 큰 클라이언트를 공략하는 영업팀을 구축하는 중이다. 맥킨지와 오픈AI도 고객이지만, 개별 팀으로 이용이 한정된 경우가 많다. 희망적인 시나리오는 아틀라시안(Atlassian)이다. (2023년 매출) 39억 달러인 소프트웨어 기업 아틀라시안은 대기업 내 소수 부서에서 먼저 아틀라시안의 툴 지라(Jira)를 이용하다가 사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사 사용 필수 소프트웨어로 자리 잡았다. “노션도 비슷합니다.” 세쿼이아의 그래디가 말했다. “팀원들이 만족한다면 결국 기업 전체가 노션을 사용하는 수순으로 나아갈 겁니다.”

노션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툴로 만들고자 하는 자오는 이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려면 노션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곳에서 사용될 수 있는 탁월한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Kenrick Cai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2406호 (2024.05.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