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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규 EMCG 대표 

항공기 광고판의 탑건 ‘들뜬 마음을 공략하라’ 

조득진 선임기자
엔데믹 이후 여행객이 급증하자 항공기가 뉴미디어로 등장하고 있다. 항공기 동체 내외부에 래핑된 광고 이미지는 여행객들의 들뜬 마음을 공략한다. QR코드 활용에, SNS로 비탑승객에게도 바이럴되면서 온오프라인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

▎맹세규 EMCG 대표는 “항공기 그래픽 미디어는 정확한 데이터 집계와 온라인으로 연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경북 안동시에는 특별한 홍보 전략이 있다. 2022년부터 항공기 3대의 동체 내외부에 주요 관광지 이미지를 래핑해 내외국인에게 노출하고 있다. 올해는 하회마을, 도산서원, 병산서원, 낙강물길공원, 월영교, 체화정, 선성수상길 등을 담았다. 특히 외부 래핑에는 병산서원의 만대루, 안동 전통 탈과 함께 ANDONG, KOREA, 安東 韓國을 디자인에 적용했다. 이 항공기들은 중국 산둥성의 옌타이·칭다오·웨이하이를 비롯해 일본, 동남아 국가를 오간다. 이륙 전과 착륙 후 대기 시간에 그래픽 광고의 QR코드를 찍으면 더욱 상세한 여행지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눈에 띈다.

홍보 효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매달 제공되는 항공기별, 노선별 리포트를 보면 기내에 탑승한 승객 대상의 직접 노출 효과는 8개월 동안 68만3000명, 국내외 공항의 대기 승객을 합친 간접 노출 효과는 230만 명으로 집계됐다. 광고물 내 QR코드를 통해 몇 명이 안동시청 홍보 페이지를 방문했는지도 알 수 있는데, 포털에서의 지자체 평균 접속률 0.1%와 비교할 수 없는 2.5% 클릭률을 보였다. 탑승객 외 홍보 효과도 크다. 이색적인 항공기 광고 콘텐트는 안동시와 항공사 SNS에서 바이럴되어 30만 명 이상에게 노출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46개 언론사에서 기사화하면서 이슈화에도 성공했다.

EMCG는 이렇게 항공기라는 뉴미디어를 활용해 온 오프라인 통합마케팅을 진행하는 기업이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그래픽 미디어를 기반으로 지자체, 관공서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에 홍보마케팅 전략을 제공한다. 항공기 그래픽 미디어는 MZ세대의 탑승 비중이 높고, 평균 3~4시간 이상 노출할 수 있어서 정인지율과 브랜드 회상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QR마케팅을 통한 온라인 노출 효과뿐 아니라, 자발적인 SNS 바이럴 효과를 통해 탑승객 외에도 홍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구광역시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홍보를 위해, 강릉시가 우수한 관광지를 알리기 위해 항공기 래핑광고를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EMCG의 맹세규 대표는 삼성SDS, SK마케팅앤컴퍼니, SK플래닛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7년 경영에 나섰다. 8월 말에 만난 맹 대표는 “옥외광고 클라이언트들은 자사의 광고가 얼마나 많이 노출됐는지, 노출이 판매와 연결되는지를 가장 궁금해한다”며 “항공기 그래픽 미디어는 정확한 데이터 집계가 가능하고, 온라인으로 연결할 수 있어 기존 옥외광고의 단점을 극복했다. 이 때문에 엔데믹 이후 새로운 광고매체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력 높은 MZ세대에게 3~4시간 고정 노출


▎EMCG가 선보인 항공기 내외부 래핑광고 모습. / 사진:EMCG
최근 여행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선과 국제선 여행객 수요가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 8월 여객 수는 1072만703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1% 늘었다. 국제선 이용자가 796만2409명으로 같은 기간 19.6% 증가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8월(814만627명)의 97.8% 수준에 오른 덕분이다. 국제선 운항 편수 역시 4만5831편으로 2019년 4만7052편을 거의 따라잡았다. 지난 5월부터 매달 국제선 여객 수가 700만 명대를 유지하면서 항공사들은 하늘길 확장에 분주한 모습이다.

맹 대표는 “성수기, 비수기 구분 없이 항공 여행객이 월 1000만 명 규모로 폭증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브랜드의 홍보마케팅 활동도 늘고 있다”며 “여행 관련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뿐 아니라 공항으로 이동과 체류, 이륙과 착륙 때의 대기시간 등 다양한 TPO(Time, Place, Occasion)를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옥외광고주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옥외광고 시장은 신기술의 발전과 규제 완화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따르면 올해 옥외광고 시장 규모는 4조2838억원으로 예상된다.

맹 대표는 항공기 그래픽 미디어의 특장점을 MZ세대, 최적의 TPO, IMC 체계, 오프라인 to 온라인 등 4가지로 꼽았다. 우선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MZ세대가 주 타깃이다. 현재 EMCG는 제주항공 등 국내 6개 LCC(저비용항공사)의 항공기에 래핑광고를 하고 있는데, LCC 특성상 탑승객의 70%가 MZ세대이고 20%가 X세대다. 맹 대표는 “특히 여성 탑승객 비중이 60%로, 광고주가 가장 선호하는 구매층이 모여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들뜬 마음’을 겨냥한 최적의 TPO도 경쟁력이다. 출퇴근 버스·지하철에서 광고를 접하는 상황과는 호감도·동기부여 측면에서 완전히 다르고, 비행하는 3~4시간 동안 오롯이 광고에 노출되어 ‘로크인(lock in) 효과’도 크다. 항공기 내부에서는 트레이테이블(좌석), 사이드월패널(벽면), 윈도우미디어(창문)를 활용하여 다양한 콘텐트를 그래픽 광고로 구현할 수 있다.

다양한 IMC 체계도 장점이다. 맹 대표는 “승무원을 활용해 제품 샘플링, 홍보물과 쿠폰 배포 등 다양한 이벤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고 그때마다 기내 방송으로 안내해서 홍보 효과를 높인다”며 “일본 노선의 경우 한국 마스크팩을 샘플링하여 기내 면세·유상 판매 연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광고물에 QR코드를 넣은 것은 항공기 이륙 전과 착륙 후, 약 40분 이상의 온라인 접촉 기회를 활용한 전략이다. 휴대폰으로 접속을 유도해 상세한 정보 제공과 함께 온오프라인 통합마케팅이 가능해졌다. 특히 LCC에는 개별 모니터가 없어서 트레이테이블에 대한 주목도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맹 대표는 “비행기 여행은 마음이 설레는 기분 좋은 순간으로, 여행객은 독특한 콘텐트에 대해 오픈 마인드인 상태”라며 “이러한 여행객들의 TPO에 맞는 상황을 잘 활용해서 홍보마케팅을 하면 그 효과가 상승하게 되고, 이것을 온라인으로 연계해 판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MCG가 항공기 래핑광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것은 오랜 시장조사와 기술력 덕분이다. 특히 국내 항공사 대상 기내 래핑광고에서는 유일한 사업권한을 갖고 있다. 맹 대표는 “기내에 부착되는 광고 소재는 항공기 부품으로 간주되어 미국연방항공청(FAA)의 기종별, 광고물 소재별, 부착 영역별로 무게·균형 기준을 맞추어야 하고 화재 시 유독가스 방지 등 각종 안전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며 “우리는 FAA의 홀더사인 글로벌 온보드 파트너스로부터 한국 시장의 독점 권한을 보유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국내 일부 항공사에서도 그래픽 미디어 사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기술 장벽에 막혀 결국 포기했다는 설명이다.

버티컬 미디어로 예약~탑승 맞춤형 제공

EMCG의 목표는 여행 계획에서 공항으로 이동, 공항 체류와 탑승 과정까지 모두 아우르는 홍보마케팅 솔루션 구축이다. 이를 위해 항공기 여행 과정을 세분화해 맞춤형 버티컬 미디어를 선보이고 있다.

우선 여행을 계획·예약하는 단계에서는 OTA, 홈쇼핑, 항공사 앱 등 메인 3가지 경로별로 고객 타깃 마케팅을 제공한다. 공항 이동 단계에서는 리무진·공항철도 배너 광고, 티머니 태깅 시 성별·연령별 팝업광고를 선보인다. 공항에 도착해 탑승 전까지는 공항 디스플레이와 카트 광고, 통신사 위치 기반 고객 타깃 마케팅, 카드사 공항 면세점 등 위치·결제 기반 타깃 마케팅 시스템을 갖추었다. 마지막 항공기 탑승 단계에서는 항공기 동체 내외부에 래핑광고를 노출하고, 기내 승무원을 활용한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이를 위해 EMCG는 또 다른 사업 축인 버티컬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EMCG는 국내 통신 3사와 주요 멤버십사업자, 카드사의 매체를 활용해 각 매체의 정확한 회원가입자를 기반으로 광고수신동의가 확보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만한 가망고객만을 정교하게 타깃팅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이는 최근 ‘쿠키리스’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맹 대표는 “단계별로 맞춤형 홍보마케팅을 했을 때 브랜드 각인 효과와 동기부여 효과가 훨씬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수출 바우처를 활용해 항공기 그래픽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항버스에 광고하는 기업, 인천공항에 디스플레이한 브랜드들이 1차 고객사라는 설명이다.

- 조득진 선임기자 chodj21@joongang.co.kr _ 사진 김상선 기자

202410호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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