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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아시아 파워 여성 기업인 

 

아시아 태평양의 여성 기업인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하나둘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전 세계 기업들을 위협하는 가운데, 이 20명의 여성은 대기업, 투자사, 가족기업을 이끌고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성을 달성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 목록에는 자신의 회사에서 여성으로서 처음 해당 직위에 오른 업계 전문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전기차, 서버 하드웨어 생산 등 수요가 증가하고 호황을 맞이한 업종에서 일하는 여성도 있고, 부동산 개발업체를 경영하며 험난한 시장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는 여성도 있다.

올해 목록에 등재된 인물들은 대담한 전략을 세우고 어떤 어려움이든 맞설 준비가 된 차세대 여성 기업인들로, 각 업계에서 리더로서 업적을 달성하고 성공을 입증했다.


비키 브래디: 텔스트라 CEO 겸 총괄 이사 / 53세 / 호주


시장점유율 기준 호주 최대 통신사인 텔스트라를 2년 동안 이끌어온 비키 브래디는 회사가 사람들을 연결하는 핵심 사업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브래디의 지도하에 텔스트라는 2027년까지 5년 동안 최대 16억 호주달러(1조4446억원)를 투자하고 그중 일부로 전국 광섬유 통신망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IT 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호주에서 AI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해 이 통신망을 사용하는 데 합의했다.

또한 브래디는 실적과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운영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 2800명을 해고했다. 2025년 말까지 비용을 3억5000만 호주달러 정도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내년까지 텔스트라의 애플리케이션 90%를 공개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AI를 활용하여 핵심 사업 절차를 모두 개선할 계획이다. 회사의 순이익은 해고와 관련된 변동 등을 이유로 올해 6월 30일까지 13% 하락한 18억 호주달러를 기록했다.

브래디는 2016년 그룹 총괄 이사로 텔스트라에 합류해 2019년 최고재무책임자로 승진했다. 이전에는 경쟁사인 옵투스와 그 모회사 싱가포르 텔레커뮤니케이션즈, 회계법인 KPMG에서 일했다.

보니 챈: 홍콩증권거래소 CEO / 54세 / 홍콩


보니 챈은 홍콩의 주식거래를 담당하는 홍콩증권거래소(HKEX) 최초의 여성 CEO를 맡아 쇠락해가는 HKEX를 되살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홍콩에서 이뤄진 기업공개는 총 6억1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액수다.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모건스탠리를 거친 챈의 지도하에 HKEX의 전망은 밝아 보인다. 2분기에는 지난 분기보다 6개 많은 17개 기업이 상장해 79% 더 많은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9월 중국 가전기기 제조업체 메이디가 HKEX에서 4년 만에 최대 액수이자 올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액수인 40억 달러 투자(1위는 7월 뉴욕에 상장된 물류 대기업 리니지의 51억 달러 규모 IPO)를 유치했다. 챈은 링크드인 게시물에서 “오늘의 상장은 다가올 대형 거래들의 서막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챈은 전문 기술 기업이 더 낮은 수익 수준으로도 상장하도록 허용하는 새 규칙 챕터 18C를 옹호한 인물이기도 하다. 첫 주자인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퀀텀팜(‘크리스털파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은 지난 6월 1억27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챈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HKEX에서 IPO 거래 부문 대표를 맡았고, 2020년 상장 부문 대표로 HKEX에 다시 합류했다. 2023년 2월 윌프레드 이우와 함께 공동 최고운영책임자를 역임한 뒤 3월 CEO가 됐다.

클라라 챈: 홍콩투자공사 / 44세 / 홍콩


홍콩투자공사(HKIC)의 첫 CEO 클라라 챈은 홍콩을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게 만드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도록 홍보와 투자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를 위한 주요 과제 중 하나는 홍콩을 AI·친환경 기술 등 첨단 IT 기업의 글로벌 허브로 만드는 것이다. HKIC는 2022년 620억 홍콩달러(약 11조1050억원)로 설립됐으며 챈은 2023년 말 CEO로 취임했다. 초기 제휴 기업으로는 홍콩에서 AI 역량 개발 학교를 설립하려는 홍콩 토종 스마트 제조사 스마트모어, 홍콩에 연구개발 실험실을 설립하려는 베이징 소재 로봇 제조사 갤봇 등이 있다.

챈은 지난 9월 “우리는 자금을 연결하고, 기술과 인재, 산업을 모아서 스타트업의 탄생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업계와 아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소지한 챈은 HKIC 입사 전 2010년 홍콩금융관리국에 직접투자 부문 매니저로 입사했다. 그곳에서 승진을 거듭해 2020년 금융관리 부문 총괄 이사가 되어 팬데믹 도중 홍콩 국적기 캐세이퍼시픽의 390억 홍콩달러 규모 구제금융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매기 천: 첸브로 마이콤 공동 설립자 겸 CEO / 68세 / 대만


매기 천은 1983년 남편 리언 천, 남동생 프랭크와 함께 대만에 상장된 회사 첸브로 마이콤을 공동설립했다. 이후 30년 동안 천은 컴퓨터의 주요 부품을 보호하는 컴퓨터 케이스를 설계하던 첸브로 마이콤을 소규모 맞춤 주문 제조업체로 만들고 제조 사업을 중국으로 확장했다.

천은 AI·5G·클라우드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서버케이스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을 깨닫고 회사의 사업 방향을 서버 케이스 생산으로 전환했다. 오늘날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 등을 고객으로 확보한 첸브로 마이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서버 케이스 제조사다. 2024년 상반기 매출은 64억 대만달러(약 275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76% 오른 8억3300만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천은 제조 부문 일부를 대만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새로 지은 25억 대만달러 규모 공장은 천의 고향 윈린현에 인접한 자이현에 있으며, 마치 쌓여 있는 서버처럼 설계됐다. 대만 중심부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천은 2013년까지 회사 사장을 지냈으며 2009년 이사회 의장직에 올랐다. 1977년 대만 국립정치대 상과대학을 졸업했다.

정신아: 카카오 CEO / 49세 / 한국


지난 3월 정신아 대표는 한국의 인기 메시지 앱을 운영하는 IT 대기업 카카오의 CEO로 취임하면서 회사의 첫 여성 CEO가 됐다. 카카오 그룹의 벤처투자 부문에서 일한 지 10년 만이다. 정 대표는 지난 7월 카카오의 억만장자 설립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 K팝 대기업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관련된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중책을 맡았다. 김 위원장과 앞서 인수 관련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사 세 명은 혐의를 부인했다. 인수 거래 당시 사외이사였던 정 대표는 이 사건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포브스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정 대표가 취임한 뒤 카카오의 2분기 순이익은 차량 호출 서비스와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 증가한 870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2조원으로 4% 증가했다. 경영 컨설턴트 출신인 정 대표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카카오의 사업을 간소화하면서 AI 사업을 강화해 실적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 계획에는 자본 집약적인 AI 모델 연구에서 벗어나 B2C 상호작용 앱 같은 상용 제품에 주력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다테 미와코: 모리 트러스트 사장 겸 CEO / 53세 / 일본


다테 미와코는 고급 호텔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도쿄 소재 모리 트러스트 홀딩스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 다테의 전략은 회사의 두 가지 핵심 사업인 사무실 임대, 자산 매도와 같은 수준으로 성장할 때까지 고급 호텔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이 세 번째 기둥이 회사에 더욱 지속가능한 매출과 수익을 제공하고 기존 사업의 순환적인 특징에 안정성을 더해주리라는 판단에서다.

그와 동시에 다테는 핵심 사업을 경시하지 않고 2030년 완공 예정인 3만5210㎡ 규모의 새 사무실 공간과 800개에 이르는 고급 콘도 사업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53세인 다테는 1998년 아버지가 설립한 부동산 회사 모리 트러스트에 입사했다. 두 오빠가 회사를 떠난 뒤 2016년 사장 겸 CEO가 됐다. 여성 최고경영인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로디스 구티에레스알폰소: 메가월드 사장 / 61세 / 필리핀


로디스 구티에레스알폰소는 지난 6월 메가월드 사장에 취임했다. 1989년 회사를 설립하고 필리핀 최대 콜센터 대기업이자 호텔 운영업체로 키워낸 앤드루 탄을 승계한 것이다. 구티에레스알폰소의 과제는 회사의 주요 확장을 처리하는 것이다. 메가월드는 2027년까지 5년 동안 3500억 페소(약 8조316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지난 5월 기준 31개였던 주거 단지를 2024년 말까지 35개로 늘리고자 한다. 또한 호텔 포트폴리오를 9월 기준 19개 건물 800개 객실에서 27개 건물 1만2000개 객실로 확장할 방침이다.

구티에레스알폰소의 새 역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지만, 부채 비용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정부와 민간 부문이 공항 등 인프라에 대거 투자함에 따라 경쟁사들도 공격적으로 호텔을 짓고 있다. 탄의 얼라이언스 글로벌 그룹이 다수 지분을 소유한 메가월드는 1분기 순이익을 지난해 대비 11% 증가한 98억 페소로 신고했으며 그룹 매출은 391억 페소로 22% 올랐다.

1990년 메가월드에 입사한 공인회계사 구티에레스알폰소는 재무·관리 부문 부사장, 최고운영책임자 등 여러 직위를 거쳤다. 72세인 탄은 아직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순자산은 19억 달러로 추산된다.

니리카 홀카: 고드레지 엔터프라이즈 그룹 총괄 이사 / 42세 / 인도


니리카 홀카는 삼촌 잠시드 고드레지(75)의 뒤를 이어 매출 규모 1610억 루피(2조6597억원)인 고드레지 엔터프라이즈 그룹(GEG)를 이끌 후계자로 여겨져왔다. GEG는 항공우주부터 가전, 부동산, 잠금 장치 등 온갖 분야를 아우른다. 홀카는 설립 127년째인 GEG의 공동 설립자 피로지샤 고드레지의 증손녀로, 이미 회사 브랜딩, 법무, 인수합병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사업과 관련된 영업·서비스·마케팅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프로젝트도 총괄한다. 무엇보다 지난 4월 홀카는 기업 자산을 고드레지 가문의 두 그룹으로 분할하는 협상을 성공적으로 주도했다.

홀카는 “정말 흥미로운 과제는 디지털을 우선시하는 젊은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홀카는 2009년 법무법인 AZB 앤드 파트너스에서 경력을 시작하며 인수합병 업무를 전문적으로 처리했다. 2015년에 GEG의 비상장 플래그십인 고드레지 앤드 보이스 매뉴팩처링에 대외협력 부문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2017년에 총괄 이사가 됐다.

캐리 허리한가누이: 오클랜드공항 최고책임자 / 53세 / 뉴질랜드


오클랜드공항의 첫 여성 CEO 허리한가누이는 1966년 문을 연 이래 최대 규모의 확장을 감독하면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9월 오클랜드공항은 뉴질랜드의 주요 여행 허브를 현대화하고 수용량을 늘리기 위해 14억 뉴질랜드달러(약 1조1468억원) 규모의 자본 증자를 발표했다. 뉴질랜드 시장 사상 최대 규모 증자다. 이 자금은 22억 뉴질랜드달러가 투입되는 새 국내 터미널(2029년 완공 예정) 건축 비용과 부채 처리에 사용된다. 지난 2월 허리한가누이는 시가총액 기준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인 오클랜드공항의 CEO로 취임해 “오클랜드공항은 안정적인 다목적 허브를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계연도 2024년(6월 30일 종료) 기준 오클랜드공항은 승객 수가 1850만 명으로 17% 증가하면서 매출이 8억9600만 뉴질랜드 달러로 43%나 상승했으나, 아직 팬데믹 이전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시카고 외곽에서 자란 허리한가누이는 18세 때 노스아일랜드에서 휴가를 보낸 뒤 뉴질랜드를 새 고향으로 삼았다. 영업·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다가 에어뉴질랜드 승무원으로 취직하고 경영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년 동안 다양한 운영·전략 직무를 역임했다. 2020년 5월 에어뉴질랜드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오클랜드공항의 최고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미셸 자블코: 트랜스어번 CEO / 호주


2023년 10월, 미셸 자블코는 멜버른에 있는 세계 최대 유료 도로 운영 업체 트랜스어번의 첫 여성 CEO가 됐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400억 호주달러(약 36조748억원)에 달한다. 자블코는 회사를 이끌면서 2026년까지 세 가지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세 프로젝트는 멜버른의 웨스트 게이트 터널(61억 호주달러), 시드니의 M7~M12 통합 고속도로 프로젝트(5억8900만 호주달러), 워싱턴DC 인근 495번 고속도로 확장(3억3300만 달러)이다. 트랜스어번은 6월 종료된 회계연도에서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한 3억7600만 호주달러의 순이익을 신고했으며, 매출은 41억 호주달러였다.

자블코는 호주 은행 ANZ에서 금융 부문 대표로 일하다가 2021년 최고재무책임자로 트랜스어번에 합류했다. UBS은행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로, 기업인수 분쟁을 해결하는 호주 정부의 인수 담당 패널에 소속돼 있다. 멜버른의 모나시대에서 법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수석 졸업한 자블코는 가족 중에서 처음으로 대학을 나왔다.

리슈마 카우르: 베르거 페인츠 인디아 회장 / 52세 / 인도


지난 8월 리슈마 카우르는 최근 회계연도에서 13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베르거 페인츠 인디아의 회장에 취임했다. 베르거 페인츠는 시가총액과 매출 기준으로 아시안 페인츠 다음가는 인도 2위 페인트 기업이다. 10년 넘게 이사를 지낸 카우르는 명예 회장으로 물러난 억만장자 부친 쿨입 싱 딩그라의 자리를 승계했다. 마찬가지로 억만장자인 카우르의 삼촌 구르차란 싱 딩그라는 명예부회장이 됐으며, 그의 아들 칸와르딥 싱 딩그라가 부회장직을 승계했다.

세 자매 중 맏딸인 카우르는 전화 통화에서 “내 책임은 더 커졌지만 늘 열정을 가졌던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0년 전 영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인턴으로 베르거 페인츠에 입사한 카우르는 세 자녀를 키우느라 7년 동안 휴직했고, 이후 제품·사업 개발 부문에서 적성을 찾았다. 카우르는 “나는 실험을 좋아한다”며 회사의 고급 마감재·초강력 방수 화학 코팅재를 예로 들었다. 카우르는 AI와 로봇이 “페인트 작업의 수고를 덜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100년 기업인 베르거 페인츠는 1991년 딩그라 형제가 억만장자였던 비제이 말리아로부터 인수할 당시 작은 산업용 페인트 기업이었다. 29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네팔, 폴란드, 러시아에서도 영업한다. 인도에서는 억만장자 쿠마르 비를라의 아디티야 비를라 그룹 자회사인 비를라 오푸스 페인트 등 자금이 두둑한 신규 업체의 도전을 받고 있다.

스텔라 리: BYD 수석부사장 / 55세 / 중국


중국 전기차 대기업 BYD의 미국 대륙과 유럽 영업을 감독하는 스텔라 리는 회사의 글로벌 야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리는 2024년 상반기 기준 3010억 위안(약 58조1652억원)으로 3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금까지 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랭커스터에 BYD의 첫 미국 공장을 열었다. BYD 측에 따르면 2013년 문을 연 이 공장은 이제 북미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배터리 전기버스 제조 시설이다. 다음으로 BYD의 첫 유럽 공장이 헝가리에서 건설 중이며, 멕시코에서는 1만 개 일자리를 창출할 대규모 시설을 계획 중이다.

리는 2019년 포브스 차이나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상장된 민간기업이며, 높은 투명성과 정직함의 표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래야 글로벌 문화를 함양하고 글로벌 회사가 될 수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회사는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는 1990년대 중반 마케팅 매니저로 BYD에서 경력을 시작했으며 현재 직책으로 승진하기 전에는 BYD 일렉트로닉스에서 CEO를 역임했다.

스테파니 로: 서안랜드 부사장 / 42세 / 홍콩


스테파니 로는 5월 중국 본토에서 주로 활동하는 부동산 개발업체 서안랜드의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서안그룹의 플래그십 부문인 서안랜드는 1971년 로의 억만장자 부친 빈센트 로가 설립했다. 로는 중국 정부가 건축업자의 과도한 부채를 집중 단속하고 나선 2020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졌다.

서안랜드는 주거 단지 완공이 지연되고 건물 매각이 줄어들면서 2024년 상반기 순이익을 88% 폭락한 7200만 위안(약 139억1600만원)으로 신고했으며 매출은 68% 떨어진 21억 위안에 그쳤다. 그러나 로는 회사가 “태풍을 견디기에 아주 좋은 토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회사 포트폴리오가 중국 본토에서 고급 주택 구매자가 모여드는 소수의 도시 중 하나인 상하이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로는 서안랜드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근 지역을 보호하고 이를 소매·엔터테인먼트의 거점으로 만드는 대규모 개발 기회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로는 뉴욕의 건축설계 회사에서 일한 뒤 2012년 서안랜드에 합류했다. 2017년 자회사 서안신톈디의 부사장을 거쳐 1년 뒤 서안랜드의 총괄 이사로 승진했다.

비샤카 물례: 아디티야 비를라 캐피털 CEO / 55세 / 인도


전문 은행업자인 비샤카 물례는 2022년 관리 자산 기준으로 인도에서 손꼽히는 금융 서비스 회사 아디티야 비를라 캐피털(아디티야 비를라 그룹 자회사)의 CEO로 취임한 이후 대출, 보험, 뮤추얼펀드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고 디지털 서비스 등의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장했다. 9월 30일 종료된 반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158억 루피(약 2618억원)였으며 매출은 1880억 루피로 29% 성장했다.

지난해 회사는 디지털 확장을 위해 캐피털 그룹, SBI 라이프 인슈어런스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300억 루피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4월에는 소매 고객에게 모바일앱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아디티야 비를라 캐피털 디지털을 출시했다. 그 이후 250만 명이 넘는 고객이 서비스에 등록했으며, 물례는 향후 3년 동안 신규고객 3000만 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그 밖의 디지털 서비스로는 중소기업에 대출을 제공하는 우디요그 플러스, 상인들을 위한 플랫폼인 페이먼츠 라운지 등이 있다.

공인회계사인 물례는 1993년 수습으로 경력을 시작했던 ICICI 그룹에서 30년 가까이 일했다. 은행, 보험, 벤처캐피털 분야에서 경영진으로 일한 뒤 2016년 ICICI 은행의 총괄 이사로 승진했다.

샤니아 마노즈 펀자비: MD 엔터테인먼트 최고위원장 / 50세 / 인도네시아


샤니아 마노즈 펀자비는 10월 중순 시가총액 30조3000억 루피아(약 2조6815억 원)로,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 영화사인 MD 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2002년 남편인 억만장자 마노즈 펀자비, 시부모인 다무, 수니타와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펀자비는 최근 회사의 중요한 성장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여기에는 인도네시아 TV 회사 넷TV를 1조6500억 루피아로 인수한 거래도 포함된다. MD는 공포영화 〈KKN 디 데사 페나리〉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고 25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인도네시아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24년 상반기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772억 루피아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화 흥행에 힘입은 바가 컸다.

재무를 주로 담당하고 관계사와 자회사의 업무에도 관여해온 펀자비는 2021년 최고위원장이 됐다. MD를 설립하기 전에는 자카르타의 AT 키어니 매니지먼트 컨설턴트에서 파트너로 일했다. 펀자비는 경제학 학사학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펜실베이니아 와튼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과 전략 경영을 전공했다.

페니 조코 수산토: 섬버 알파리아 트리자야 최고위원장 / 47세 / 인도네시아


페니 조코 수산토는 10년 전 인도네시아 50대 부자 순위에서 12위인 아버지 조코 수산토가 일군 미니 마트 제국의 최고위원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페니는 2009년 상장을 총괄하고 2014년 필리핀 소매 대기업 SM 인베스트먼츠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필리핀 진출을 관리하는 등 회사 성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오늘날 알파마트는 필리핀에서 16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한다. 이 그룹은 지난해 매출 107조 루피아(약 9조4374억원)를 달성했다. 2020년 대비 매년 12%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3조4000억 루피아로, 같은 기간 대비 39%의 연평균 성장률에 해당한다.

온라인 쇼핑의 부상 등 인도네시아 소매 부문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알파마트, 알파미디, 로손, 단+단 체인 등을 운영하는 이 그룹의 규모는 페니가 수석 이사로 합류한 2002년 141개 매장에서 지난해 말 2만2000개 매장으로 성장했다. 이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그룹은 프랜차이즈 모델을 활용하고 미용 제품 판매, 공유 업무 공간 관리 등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페니는 미국 클리블랜드주립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탄수샨: DBS 그룹 부CEO 및 차기 CEO / 57세 / 싱가포르


숙련된 은행가 탄수샨은 곧 싱가포르 최초로 싱가포르에 상장된 DBS 그룹의 여성 지도자가 되면서 여성 리더십의 새로운 표준을 설정할 예정이다. 탄은 2025년 3월 피유시 굽타의 뒤를 이어 자산 규모 기준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대출업체인 DBS 그룹을 이끌게 된다. 2009년부터 DBS를 경영해온 시티은행 출신 은행가 굽타는 이듬해 모건스탠리에서 탄을 데려왔다. 탄은 거의 10년 동안 DBS의 소비자 은행·자산관리 사업을 담당하다가 현재의 부CEO 겸 기관 은행 부문 대표로 승진했다. 탄은 포브스 아시아에 보낸 이메일에서 획기적인 기술, 지정학적 긴장,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때 은행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비상 대책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민첩성,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는 능력,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라며 “그런 능력이야말로 우리를 탄력적이면서 미래에 대비할 수 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탄의 과제 중 하나는 DBS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DBS는 2023년에 전년 대비 26% 증가한 103억 싱가포르달러(약 11조120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싱가포르 필립캐피털의 애널리스트 글렌 툼은 최근 메모에서 DBS가 자산관리·신용카드 수수료에 힘입어 향후 2년간 이 정도 수준의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레나 테오 주 링: 캐피털랜드 애스콧 트러스트 CEO / 50세 / 싱가포르

세레나 테오 주 링은 1년간 부CEO를 역임하고 2022년 7월 싱가포르에 상장된 캐피털랜드 애스콧 트러스트(CLAS)의 CEO가 됐다. 자산가치 기준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부동산 신탁인 CLAS는 전 세계 16개국에서 주로 주거 단지, 학생 기숙사, 호텔(애스콧, 시타딘즈, 서머셋 체인 포함) 등 총 85억 싱가포르달러(약 8조8334억원) 규모의 자산 120개를 관리한다. 테오의 리더십하에 CLAS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매출은 7억4500만 싱가포르달러로 전년 대비 20%, 2021년 대비 89% 증가하며 지난해 배당금을 2억3700만 싱가포르달러로 25% 높였다. 지난 10월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자산을 처분하며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또한 2억6300만 싱가포르달러로 서비스형 아파트 단지 lyf 푸난 싱가포르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이 거래는 이번 분기 중에 완료될 예정이다.

테오는 10년 이상 싱가포르경제개발위원회에서 일하다가 부동산업계에 뛰어들었다. 2008년에 아센다스-싱브리지 그룹에 합류했는데, 이 회사가 캐피털랜드에 인수되면서 2019년 아센다스 펀즈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관리 부문 대표로 임명됐다.

돗토리 미츠코: JAL CEO / 59세 / 일본


승무원으로 경력을 시작한 돗토리 미츠코는 JAL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다. 지난 4월 사장직에 올랐을 때 돗토리는 파일럿, 정비사, 재무 담당자, 정부 관료 중 어느 것도 거치지 않은 최초의 CEO가 됐다. 그리고 도쿄대를 나오지 않은 소수의 JAL CEO 중 한 명이다.

JAL은 운항 규모를 팬데믹 이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했으며, 지난 3월 종료된 회계연도 기준 순이익은 955억 엔(약 8634억원)으로 178%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련의 안전 문제가 발생해 지난 5월 제재를 받았다. 6월 JAL은 일본 국토교통성에 안전 향상을 위해 취할 조치를 보고서로 작성해 제출했다. 돗토리는 JAL CEO로 임명될 때 “내 경력은 항공사의 두 가지 기본 토대, 안전과 고객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돗토리는 1985년 나가사키의 갓스이여대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졸업한 직후 소규모 항공사에 승무원으로 취직했으며, 이 항공사는 2004년 JAL에 인수됐다. 2015년 객실본부장, 2019년 객실안전추진부장, 2023년 고객 경험 부문 전무를 거쳤으며 2023년 말에는 대표 임원이자 최고 고객책임자로 승진했다.

조 타운센드: 가디언즈 오브 뉴질랜드 슈퍼애뉴에이션 CEO / 57세 / 뉴질랜드


지난 4월 조 타운센드는 뉴질랜드 국부펀드인 NZ 슈퍼 펀드를 관리하는 가디언즈 오브 뉴질랜드 슈퍼애뉴에이션의 CEO로 임명됐다. NZ 슈퍼펀드의 규모는 지난 10월 기준 총 800억 뉴질랜드달러(약 65조3720억원) 이상이다. 2001년 조성된 이후 이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10.1%로, 같은 기간 벤치마크 포트폴리오(8.7%)의 실적을 상회했다. NZ 슈퍼 펀드는 2013년과 2022년에 공개 펀드 데이터를 추적하는 글로벌 SWF에 의해 최우수 국부펀드로 선정됐다.

타운센드가 최고경영자로 임명됐을 때 가디언즈의 회장 존 윌리엄슨은 “타운센드는 호주 투자 부문에서 30년 경력을 쌓은 매우 노련한 CEO”라며 “400억 호주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공공부문 펀드 기관투자자인 펀즈 SA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조직 역량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평했다.

타운센드는 펀즈 SA를 경영하기 전에 자산 기준 호주 최대 규모의 연금 펀드 중 하나인 레스트 슈퍼에서 7년 넘게 일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 대행, 투자 총괄 매니저 등을 역임했다.

- Rana Wehbe Watso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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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호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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