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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물리학자의 생명에 대한 탐구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는 생명의 신비… 지구에만 생명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관점 제시
Book 책 한 권의 행복  

글■이덕환 과학독서아카데미 회장·서강대 교수 [duckhwan@sogang.ac.kr]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프리먼 다이슨 지음│곽영직 옮김│이파르│11,000원

생명의 신비를 설명하는 것은 정말 난제(難題) 중의 난제다. 물론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는 형식적인 답이 있기는 하다. 물리적 실체를 가지면서, 외부에서 물질을 통해 에너지를 흡수하고, 남은 물질을 배설하고, 자신과 닮은 생명체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생명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박테리아는 생명체이지만, 스스로 번식하지 못하는 바이러스는 생명체가 아니다. 그럴 듯한 설명이다. 그러나 그런 수준의 정의가 생명의 신비를 모두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정의로 해결되는 문제보다 그런 정의 때문에 생기는 궁금증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이 광활한 우주에서 굳이 ‘푸른 행성’ 지구에만 그런 생명체가 존재해야 할 이유부터 분명하지 않다.

그래서 ET 같은 외계 생명의 존재가 궁금해진다. 아직 그 존재조차 짐작하지 못하는 외계 생명이 존재하기나 하는 것일까? 과연 존재한다면 도대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우리와의 ‘소통’은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그런 존재를 확인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외계 생명보다 훨씬 더 근원적 의문도 있다. 생명의 정체와 기원(起源)에 대한 의문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이 지구상에 출현하게 되었고, 우리를 기다리는 운명(運命)은 어떤 모습일까? 물론 20세기에 눈부시게 발전한 생명과학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된 것은 사실이다.

우리의 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의 유전정보가 어떻게 후손에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정말 엄청나게 많은 것을 알아냈다. 심지어 성스러운 신(神)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비난을 받을 정도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의 갈증은 조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생명은 여전히 두꺼운 베일에 가려져 있다.

19세기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퍼시 셸리가 주장했듯 아직도 우리에게 생명은 “여러 색깔의 유리로 지은 돔”이다. 다양성이 바로 생명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그런 다양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직도 먼 길이 남아있다는 말이다. 과연 우리가 그 길의 끝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사실은 그 길의 끝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프리먼 다이슨과 같은 천재 물리학자의 도움을 받아 어렴풋이 짐작이라도 해볼 뿐이다. 지금까지 개발해낸 생명공학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설사 그 길이 지옥으로 이어져 있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책갈피
10대에 백만장자가 됐다고?
킴벌리 스핑크스 벌슨 ·로빈 콜린스|신선해 번역|예스위캔 |11,000원
대학이 아니어도 성공의 길은 있다!… 10대의 눈높이로 본 창업 가이드

“자기네 회사 웹사이트를 만든 사람이 열세 살 꼬마라는 것을 꿈에도 몰랐을 거예요.”

열두 살 때 게임회사를 창업해 열여섯에 백만장자로 우뚝 선 에프런 테일러의 말이다. <틴틴 백만장자>는 코흘리개 시절인 10대 초반에 비즈니스 경험을 한 뒤 학창시절을 거치며 마침내 백만장자 반열에 오른 젊은 CEO 6인의 생생한 성공 스토리를 통해 창업에 관해 젊은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한데 모은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젊은 백만장자는 모두 6명. 대학 기숙사에서 이메일 마케팅 및 블로킹 소프트웨어 업계의 선두주자인 아이콘택트(iContact)를 설립한 라이언 앨리스, 헤어 트러블로 고민하던 여고 시절 직접 천연 화장품을 만들어 ‘대박’을 친 에덴 보디웍스의 CEO 재스민 로렌스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6명의 젊은 백만장자의 사업 아이템이 아이디어 단계였을 때부터 열매를 맺을 때까지의 과정을 인터뷰를 통해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회사 설립 때 법률적 문제는 어떻게 처리했으며, 필요한 자금은 어디서 어떤 과정으로 조달했는지, 또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세웠는지, 제품 판매는 어떻게 했는지 등 창업을 염두에 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음직한 문제들을 문답 형식으로 하나하나 풀어준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6명의 성공 사례 중간중간 창업 및 기업 경영과 관련한 각종 정보도 담았다. 창업할 때 회사 형태는 법인이 좋은지 개인회사가 좋은지, 창업자금을 모으는 15가지 전략은 무엇인지, 회사 웹사이트는 어떻게 만들며, 블로그를 운영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창업에 앞서 인턴십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등 실제 창업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실질적인 내용들이다.

모두 미국 사례인 것이 아쉽지만, 10대뿐 아니라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한 번쯤 읽고 참고해볼 만하다.

글■신혜리 월간중앙 인턴기자 [aqeq10@naver.com]



신간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임홍빈 옮김
문화사상┃12.000원
마라토너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쓴 에세이집. 소설가에게 재능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집중력과 지속력이라고 꼽은 저자는 “소설 쓰기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웠다”고 말한다. 그에게 달리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소설 쓰기 이상의 삶의 절실한 부분이었다는 말이다. 하루키 특유의 설득력 있고 간결한 문체로 마라톤 단련의 고통을 극복하며 배운 문학과 삶의 과정을 생생하게 털어놓았다.

오바마의 과제, 3조 달러의 행방
조지프 스티글리츠·린다 빌메스 지음
서정민 옮김┃전략과 문학┃18,000원
국가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이 온 국민을, 나아가 전 세계를 얼마나 수렁에 빠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의 린다 발메스는 이라크전쟁 비용이 3조 달러 이상(약 3,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두 저자는 이라크 침공에 투입된 비용이 건설적 경제활동에 쓰였다면 더 많은 부를 창출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세계를 불행하게 만든 미국의 전쟁경제 실상을 낱낱이 파헤쳤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윤구병 지음┃휴머니스트
13,000원
저자 윤구병의 삶, 특히 그의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변산공동체와 그 이후의 10여 년에 대한 생생한 삶의 기록을 담았다. 월간 <뿌리 깊은 나무> 편집장을 거쳐 충북대 철학과 교수를 지낸 저자는 1995년 교수직을 그만두고 낙향해 농사를 지으며 대안교육을 하는 ‘변산교육 공동체’를 설립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가 아닌 원형적인 삶, 나눔의 삶임을 말하며 물질만능주의 가치관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우리 삶의 질이 피폐해지고 있는지 고찰했다.

새로운 부의 탄생
모하메드 엘 에리언 지음┃손민중 옮김
한국경제신문┃18,000원
불황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희생자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세계경제는 미국이 주도하던 일극체제에서 전 세계가 함께 이끌어가는 다극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즉, 하나의 엔진이 아니라 여러 개의 엔진으로 움직이는 세계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만큼 우리 개인에게도 여러 번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행운아라고 말한다. 기존 세상의 법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법을 저자의 뛰어난 통찰력으로 명쾌하게 제시한다.

200902호 (200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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