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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명이야기] 제비 온다, 마당에 물 뿌려라 

곡식은 건드리지 않고 해충만 잡아먹어 사람을
이롭게 한 길조(吉鳥) 이야기  

쑥스럽고 겸연쩍은 얘기지만 몇 해 전 중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에 필자가 쓴 ‘사람과 소나무’란 글이 7년 동안 실렸다. 2010년부터는 초등학교 4학년생들이 국어책에서 ‘지지배배 제비의 노래’라는 내 글을 읽고 있다. 그 제비는 세계적으로 80여 종이나 될 만큼 다양하지만, 한국에는 ‘제비’(barn swallow)와 ‘귀제비’(red-rumped swallow) 두 종이 깃든다.



제비[燕, Hirundo rustica]는 참새목 제빗과의 새(鳥)로 몸 길이가 18㎝가량으로 암놈보다 수컷이 좀 크다. 등은 푸른빛이 도는 검은색이고 이마와 멱은 어두운 적갈색, 배는 희다. 꼬리는 꽤 길고 끝이 V자형(forked tail)으로 패였는데, 꼬리가 길고 번듯한 수컷이 예쁘고 건강한 암컷을 차지한다. 그런 녀석이 병에 강하고 생식력도 세다는 것을 암컷이 한눈에 알아보니 일종의 ‘성 선택(性 選擇, sexual selection)’이다. 특히 깃털에 새 이(bird lice)가 기생하지 않는 흰 점박이 수놈은 암놈들로부터 칙사 대접을 받는다. 하여 연미복(燕尾服)의 뒷자락이 긴 제비꼬리를 닮은 까닭을 알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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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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