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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기의 한시로 읽는 역사 | 광활한 대륙 달리는 영웅의 기상 그립다 

실학자 유득공의 연작시 ‘이십일도회고시’를 통해 느끼는 고구려인의 패기와 이상 

먼 길을 돌아 백두산을 올랐다. 훤히 트인 천지가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여기가 우리 한반도 북부지역과 중국 동북지역을 적셔주는 젖줄인 셈이다. 한여름인데도 천지 물에 발을 담그니 얼음장처럼 차갑다.

산을 내려와 지안(集安)으로 간다. 백두산 뒤쪽의 울창한 삼림지대를 지난다. 자동차는 인가조차 보이지 않는 비포장도로를 4시간이 넘도록 달린다. 험한 고개를 넘고, 드넓은 평원지대도 지난다. 몸은 피곤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둘러보면 험준한 산주름 사이로 넓은 옥토가 박혀 있고, 구절양장 고갯길을 넘어서면 광활한 벌판이 펼쳐진다. 고구려인들이 말을 달리며 기상을 마음껏 펼치던 그 땅이다.

여러 번 이곳을 다녀왔지만, 갈 때마다 마음이 새롭다. 무엇보다 그 풍광이 낯설지 않다. 우리 세포 안에 각인돼 있던 고대의 경험이 저절로 발현되기라도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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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호 (201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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