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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지구온난화를 타고 북진하는 직박구리 

30년 전까지 한반도 남부에 주로 서식하다가 요즘엔 중부까지 북상 

30년 도 훨씬 넘은 예전에 대만에 갔을 적이다. 꼭두 새벽에 삐익! 삐익! 여러 마리가 교대로 귀 따갑게 울어 제치던 새를 만났었지. 녀석이 다름아닌 ‘떠버리(수다쟁이)새’로 호가 난 직박구리인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때는 거기서만 사는 텃새로 알았었지. 왜 이렇게 별것 아닌 일이 쉬이 잊혀지지 않고 두고두고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있는 걸까. 자꾸 그 새(소리)를 되새기게 하는 일이 벌어지는 탓이렷다!

그런데 35년 전 필자가 교수로 춘천에 터를 잡았을 적만 해도 아예 꼴도 볼 수 없었던 것이 요새는 들입다 골목대장처럼 설친다. 물론 내 고향(경남 산청)에서는 늘 봤던 놈으로 지금도 우리 동네 밭이나 산자락에서 마구 나댄다. 이른바 기후온난화로 한껏 북진(北進)한 때문이리라.

원래는 겨울이면 떼를 지어 남으로 이동하는 철새였으나 지금은 많이 북으로 이동하여 월동을 한다. 한국·일본·대만·중국·러시아동부·필리핀 등지에 서식하는 텃새(유조, 留鳥)인데 일본엔 우리나라나 필리핀보다 흔하고, 대만엔 아주 드문 편이라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에 흔하고, 번식 한계는 평안남도 이남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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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호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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