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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그림을 읽다’] 세상 모든 사랑 이야기의 원형을 찾아서 

비너스와 에로스, 사랑의 생로병사를 말하다 

정여울 문학평론가
‘놀이’에서 비롯된 큐피드의 화살 … 쉽게 사랑하고 사랑에 인생을 던진 신화 속 신들의 이기적 사랑은 거부하기 힘든 판타지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 양희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 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 김남주, ‘사랑은’ 중에서

작가 장 콕토(Jean Cocteau)는 사랑의 본질을 공포와 불안에서 찾았다. 그는 알았다. ‘사랑하는 것’은 바로 사랑받지 못할까 봐 불안에 떠는 일임을.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곧/ 사랑을 받는다는 것,/ 한 존재를 불안에 떨게 하는 것”, “언젠가는 연인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번민”()이라 노래한 장 콕토는, 사랑이란 곧 ‘사랑받지 못할까 봐 불안과 공포에 떠는 마음’임을 포착해냈다. 그런데 이것은 지극히 모던한 감정인지도 모른다. 사랑을 떠올리면 두려움이 먼저 연상되는 것은 ‘사랑받지 못하는 불안’을 주변의 수많은 사례와 타인의 시선을 통해 학습한 현대인의 전유물이 아닐까. 근대 이전의 수많은 사랑 이야기를 살펴보면 사랑의 본질은 일단 두려움 없이, 거침없이, 무턱대고 뛰어들고 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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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호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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