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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의 ‘이어령 프로젝트’] 7번째 골목 | 메르스의 사회학 

‘메르스’는 바이러스 문제가 아니다. 문명의 문제다! 

김정운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공포와 혐오 조장하는 건 대상이 아닌 인식… 대상의 이념화·분절화 경계하고 조화 추구해야
나: “선생님의 지난 번 말씀하신 사랑 이야기는 솔직히 많이 싱겁습니다. 화신백화점에서 목마 탈 때 본 어린 여자아이가 어떻게 평생의 여인이 될 수 있나요? 저는 일흔이 넘은 괴테가 열아홉 처녀에게 청혼하는 이야기 같은 것을 선생님께 기대했거든요. 하하”

이어령: “흠… 거기에 나하고 김 박사의 차이가 있는 거야. 김 박사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느끼는 게 항상 있어. 아, 이 사람에게 이것이 모자라는구나…. ‘실존적 의식’이야.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가 어느 날 아침, 호텔에서 문을 열고 길을 내려다봤어. 길거리에 너무나 아름다운 여성이 샌들을 신고 개를 끌고 지나가는 거야. 너무나 완벽한 아침이었어. 길을 지나가는 그 여성이 너무 완벽했던 거야. 단테의 베아트리체도 마찬가지였어.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단 세 번 만났을 뿐이었어. 자코메티는 그 여자가 사라질 때까지 내려다봤지. 그리고 그 여인의 잔상을 조각으로 만들려고 해. 그런데 머릿속에 남아 있는 그 여성의 잔상에 가까이 가려고 하면 할수록, 조각을 긁고, 또 긁게 되는 거야. 결국 성냥개비만한 것이 되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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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호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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