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未知)의 세계에서 정복 대상으로… 물욕을 좇아 바다를 탐하다 좌초된 인간의 꿈을 그려
인간에게 바다란 소중한 꿈의 세상이다. 바다를 꿈꾸는 소년에게 바다는 가지 못한 미지의 세계이며 마침내 정복해야 할 미래이기도 하다. 바다의 일, 이른바 선원이 되는 일이 특히나 ‘남자’의 일로 여겨지는 데에도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실 항해란 물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은 힘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돛이나 닻 그리고 노에 의존해야 했던 고전적 항해술은 기계 장치의 도움을 최소로 받아야 했기에 인간의 힘이 더욱 절대적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한 번 항해를 떠나면 몇 년의 세월도 버텨야만 했다.
바다의 일이 남자의 일이었다면 여성의 일은 그들을 기다리는 것으로 여겨졌다. 오디세우스를 비롯한 수많은 남성이 바다를 향해 떠났고 지리멸렬한 지상의 일은 여성들에게 맡겨졌다. 지상의 일이라는 게 대개 예측가능한 것인데 반해 바다의 일이란 경험하지 않은 자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바다의 남자들 중 말재주가 좋은 이는 자신의 그 경험을 매력으로 이용했다. 한마디로 이들은 경험해보지 않은 세계를 전해주는 전령사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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