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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취재] 한·일 양국 ‘동병상련’ 연구-사교육 과열경쟁의 희생양들 

일본은 게이오 요치샤, 한국은 대청중 진학 열풍 

김경철 일본 고단샤(講談社) 뉴스잡지 부문 서울통신원
일본 ‘유도리 교육’ 폐지로 명문 초등학교 입학 사교육 극성… 한국은 서울 강남 대치동의 위세 여전, 입시대리모와 새끼학원까지 등장해 요지경
한국만큼이나 교육열이 높은 일본에서도 더 좋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싶어하는 학부모가 많다. 이들은 일반 공립학교가 아닌, 소수정예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립 초등학교와 사립 초등학교 진학을 선호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치열한 ‘입시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일본은 2002년부터 시행된 유도리(ゆとり=여유) 교육으로 인해 공교육의 질이 현저히 저하되기 시작했다. 과거엔 소수 부유층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초등학교 입시가 일반 부모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유도리 교육이란 지식중심 교육에서 탈피하여 경험중심 교육을 지향한다는 목적으로 실시됐다. 당시 사회문제로 부각된 등교거부, 이지메(왕따) 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토요일 수업을 완전 폐지했다. 수업시간과 수업내용을 30% 이상 대폭 감소시키면서 ‘유도리(ゆとり) 있는 학교생활을 유도하겠다’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 정책은 등교거부나 이지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직면했다. 오히려 일본 학생들의 현저한 학력저하를 불러왔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면서 2011년 중단됐다. 이를 계기로 공교육의 질의 저하, 갈수록 심해지는 ‘이지매’와 ‘학교폭력’, ‘등교거부’ 등의 문제에 쉽게 노출되는 공립학교에 대한 불안이 높아졌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입시 붐이 불게 된 배경이다.

일본의 사립초등학교협회에 따르면 일본 전역에 200여 개의 사립초등학교가 있다. 그중 4분의 1인 54개 학교가 도쿄에 집중돼 있다.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게이오 요치샤(慶応義塾幼稚舎)’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1874년 설립)이자 가장 인기 있는 초등학교다. 일본 최고 명문이라는 브랜드를 자랑한다. 일단 이곳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부속 중·고교를 거쳐서 게이오 대학에 자동으로 진학할 수 있다. 일본 부모들의 동경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연간 120만엔(약 1200만원) 정도의 비싼 수업료에도 불구하고, 만 6세를 대상으로 144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는 전형에는 매년 평균 15배가 넘는 아동들이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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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호 (201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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