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포토포엠] 너는 이 세계를 

 

조용미

너는 세계를 단번에 보여줄 수 있다

빛과 어둠이 뒤엉킨 찰나의 세계를,

슬픔과 환희가 동시에 발생하는 순간의 감정을

너는 이 세계를 모두 다 보여줄 수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모른다

빛과 어둠이 또렷하게 하나인 질서정연함을,

윤슬*로 눈부신 저 강을

봄의 햇빛이 어떻게 다른 것들을 캄캄하게 만드는지를,

쓸모 없는 아름다움으로

빛이 나고 빛이 난다, 뜨겁고 서늘하다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조용미 - 1990년 <한길문학>으로 등단.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기억의 행성> 등과 산문집 <섬에서 보낸 백년>이 있다. 김달진문학상,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했다.

201603호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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