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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더덕은 남자에게, 도라지는 여자에게 주라 

간경화, 면역 증진, 식욕 부진에 효과… 사포닌(saponin) 많아 인삼 대용으로도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초 여름 숲 속에 산(山)더덕이 줄기를 길게 뻗을 즈음이면, 풀숲을 헤집고 가다가도 ‘개코’를 가진 이는 단방에 근방 어딘가에 더덕이 있음을 알아낸다. 더덕은 물경 서른 가지가 넘는 휘발성 향기를 내는데 그중의 몇이 상큼한 향기를 풍긴다고 한다. 그런데 냄새를 풍기는 식물(herb)들도 가만히 있을 때는 냄을 내지 않다가도 살짝 건드리기나 하면 ‘적이 자기를 해치는 것’으로 알고 몸을 방어·보호하기 위해 잽싸게 짙은 향을 쏟아낸다. 쓸데없이 값진 에너지가 든 고급 냄새를 피워대는 바보식물은 없다.

더덕(Codonopsis lanceolata)은 도라지와 함께 초롱과의 다년생 덩굴식물이다. 산 높이 200~1600m 근방의 숲 속 그늘이나 반그늘에, 부엽토가 많은 물기가 있은 곳에서 잘 자란다. 더덕(bonnet bellflower)은 사삼(沙蔘, 砂蔘), 백삼(白蔘)이라고도 불리고, 동아시아 원산으로 한국과 중국에 주로 난다. 또 외국 문헌을 찾아보면 온통 한국 더덕 이야기만 나오고, 완전히 한국 기사로 도배를 해놨다. 한마디로 더덕 하면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셈이고, 한국의 강원도 횡성(橫城)이 재배지로 유명하다고도 쓰여 있다.

줄기는 2~3m나 길게 뻗고, 아주 질긴 덩굴이 다른 물체를 부여잡고 돌돌 휘감아 올라간다. 잎은 야들야들한 것이 어긋나고, 짧은 가지 끝에서는 긴 타원형 꼴의 4장의 잎이 서로 다붓다붓 모여 나며,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윗면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흰 빛깔을 띤다. 뿌리·줄기·잎사귀 전체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고, 잘리거나 상처를 입으면 새하얀 유액(乳液)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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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호 (20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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