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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화제] 글로벌 창업 메카 꿈꾸는 중앙대 산학협력단의 힘 

세계적 IT기업과 손잡은 교육, 학생 창업에도 ‘스피드업’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실용학문·인문학 융합한 창의인재 양성 통해 대학교육의 패러다임 변화 선도… 구글 유튜브·MS·오라클·아마존 등과 협력해 창업강의 개설, 큰 호응 이끌어

▎청년층의 취업난에 대비하기 위해 대학들이 기업과 손잡는 산학협력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중앙대 산학협력 사업은 국내 대학 중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중앙대 서울캠퍼스의 전경.
요즘 대학가에는 산학협력의 열풍이 분다. 청년층의 취업난에 대비해 기업과 손잡은 대학이 새로운 성장동력에 기여한다는 믿음에서다. 대학이 기업 성장과 고용창출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산학협력은 대학 재정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 산학협력으로 벤처기업의 성장이 이뤄지고, 고용난을 해결하게 되면 대학 재정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 유수 대학들은 재정규모에서 투자 수입이 40%, 등록금 수입이 20% 범주를 차지한다. 국내 대학들이 너도나도 산학협력을 교육·연구와 함께 대학의 주요활동으로 정착시키는 이유다.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의 산학협력 사업은 국내 대학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다. 산학협력단을 꾸린 지 10년 넘어 일군 성과다. 한때 인문·사회, 예체능계열 학생 비율이 높았던 중앙대는 일찌감치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줬다. 타 대학들이 공학 및 의약학 계열의 산학협력에 집중할 때 이 대학은 공학을 기반으로 한 인문사회·예술 분야에 이르는 융복합을 시도한 것이다. 이 같은 중앙대의 결정은 세계적 조류와도 무관하지 않다. 영국은 이미 2000년대 융합을 통해 창조산업 붐을 일으켰고, 미국의 MIT 미디어랩과 핀란드의 알토대학 등 대학도 융합교육을 통해 창조산업의 메카로 변신했다.

직접 보고, 배우는 현장밀착형 창업 동아리 운영


▎산학협동 교육과정이 확대되며 중앙대는 학생 창업 스타트업 공간도 넓혀간다. 지난해 문을 연 ‘크리에이티브 팩토리’(창업 작업 공간)와 산학협력단 김원용 단장.
중앙대는 2014년 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에 선정됐다. 산학협력단 김원용 단장은 “사회에서는 학생들에게 당장 나가서 창업하라고 하는데 대학에는 정작 창업교육의 실체가 없다”며 “실용학문을 기반으로 인문학적 상상력,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중앙대 산학협력단의 주력은 학생들의 창업실습이다. 창업 관련 강의는 1~4단계로 나눠 모두 20여 개를 운영한다. 중앙대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 수요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연계한 교육과정 개발에 적극적이다. 특히 2014년부터는 구글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글로벌 IT기업과 협약을 맺고 창업 강의를 개설해 학생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2014년 5월 출범한 중앙대 LINC 사업단은 현장밀착형 창의 인재양성을 목표로 활동한다. LINC 사업은 대학과 기업이 협력하여 산업 분야에서 원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을 지원한다. LINC 사업단은 지난 3년 동안 112억원 이상의 재정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출범한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사업’은 아이디어부터 특허에 이르는 창의 자산을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매년 7억2000여 만원씩, 3년 간 총 21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다. LINC 사업단은 창조산업인 ‘힐링’, ‘문화미디어’, ‘지식서비스’를 특성화 분야로 지정했다.

LINC 사업단을 통한 창업 성과도 괄목할 만하다. 창업동아리 ‘비디오빌리지’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템으로 시작해 2014년 10월 ㈜비디오빌리지를 설립했다. 지난해 10월에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동문파트너스와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6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창업 동아리인 ㈜루미르는 ‘2015 세텍 메가쇼 시즌 2’에 참가해 외부전원 없이 촛불의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밝히는 LED 램프 ‘루미르 C’를 출시해 성장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중앙대는 산학 협동으로 개설한 교과목 교육과정도 점점 확대해간다. 지난해 문을 연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창의 교육관)는 구글 유튜브·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과 공동 산학협력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트랙(Creator Track)’은 구글 유튜브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교과목으로 유튜브를 활용한 마케팅 방법론 및 수익모델 창출에 대한 기초 지식을 제공하고, 전문가들과 실제 동영상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엔터프리너십트랙(Entrepre-neurship Track)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운영하는 교과목으로 MS애저(Azure)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사업에 필요한 간단한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함께 제작해 구현하는 교육과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중앙대 교수진이 함께 IT 트렌드에 따른 21세기 기업 환경에 대비하는 교육과정인 ‘크리에이티브 탤런트 트랙(Creative Talent Track)’도 운영한다.

산학협동 교과목 교육과정이 활성화되면서 학생 창업 스타트업 공간도 점점 넓혀간다. 올해 2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설계된 ‘크리에이티브 팩토리’(창의 작업 공간)가 평동캠퍼스에 문을 열었다. 2018년에는 중앙대 100주년 기념관에 200여 평 규모로 학생 스타트업 창업 공간인 ‘크리에이티브 콤플렉스’(창의 복합관)가 들어설 예정이다.

2018년 창의 복합관 ‘크리에이티브 콤플렉스’ 설립 예정

중앙대의 산학협력단의 성과는 전문화된 인력과의 협업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변리사, 회계사, 변호사, 기업·기술가치 평가사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 인력이 일한다. 산학협력단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R&D 관련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대학의 R&D 전문가집단 육성이 목표다. 지난해에만 전체 54명 중 32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직원들이 단순 행정 지원에 그치지 않고 연구 역량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조직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중앙대는 맞춤형 취업지원도 활발히 진행한다. 국내 대학 중에서는 처음으로 맞춤형 직무상담인 ‘기업박람회’를 열어 주목받았다. ‘기업보다는 직무’라는 취업 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행사였다. 인사·노무 교육, 영업마케팅, 전략기획, 증권 회계, 시스템 개발, 스포츠 마케팅, 프로모션, 언론홍보, 토목 기술, 출판 등 30개 분야의 전·현직 직무 전문가 60여 명을 초청해 4000여 명의 학생이 일대일 대면 컨설팅을 받게 했다.

김원용 산업협력단장은 “학생과 교수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기업으로 이전시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그 이익을 학교 재정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산학협력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산학협력단은 “생각하라! 행동하라! 그리고 함께하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201606호 (20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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