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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추적] 스포츠 승부조작의 늪에 빠진 프로선수들 

고급양주에 예쁜 여자로 유혹 볼넷 하나에 수천만 원 사례금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2000만~4000만원의 낮은 연봉을 받는 신인급 1군 선수를 상대로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브로커들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어떤 분야보다도 투명하고 정정당당해야 할 스포츠. 하지만 불법 도박을 통한 돈벌이 수단에 이용되면서 성인은 물론이고 동심(童心)마저 오염시키고 있다.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도박은 동전의 양면처럼 한 몸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8월 6일 마산에서 있었던 프로야구 NC- 롯데 경기. NC 선발투수로 나선 이태양이 1회에 롯데 타자 정훈을 상대하고 있다. 이태양은 포수가 요구한 바깥쪽이 아닌 몸쪽으로 공을 던졌지만 스트라이크(위쪽 사진)가 됐다. 3구(아래쪽 사진)와 4구는 볼이 됐다. 결국 3볼-2스트라이크에서 브로커와 공모한 대로 크게 빠지는 공을 던져 볼넷을 내줬다.
프로야구 NC다이노스 구단 투수인 이태양(23) 선수와 넥센히어로즈 구단에서 외야수(좌익수)로 뛰고 있는 문우람(24) 선수. 소속 팀은 달랐지만 두 사람은 평소 자주 연락하고 가끔 만나 술도 한잔씩 하면서 스트레스도 푸는 사이였다. 프로 구단에 입단하기 전부터 두 사람은 절친이었다. 고교 시절인 2010년, 둘은 청소년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면서 함께 뛴 적도 있었다. 그러다 두 사람이 다시 한 울타리에서 지내게 된 것은 프로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다. 2011년 두 사람은 넥센에 나란히 입단해 한솥밥을 먹었다. 이후 이 선수가 NC로 이적하면서 서로 떨어지게 됐지만 둘의 우정은 이어졌다. 오랫동안 같은 꿈을 갖고 키우던 둘은 누구보다도 서로 잘 알고 이해하는 관계였다.

이들은 현재 야구인생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는 갈림길에 서 있다. 두 사람 모두 승부조작에 연루돼 벼랑끝에 선 처지다. 이태양은 브로커로부터 현금 2000만원, 문우람은 1000만원 상당의 각종 명품을 받고 승부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두 선수에 대해 활동 중단 처분을 내렸다.

강남 M클럽에서 팬이라며 접근한 브로커


지난 7월, 이태양은 검찰조사 과정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있고 돈을 받았다”고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이태양을 재판에 넘겼다. 8월5일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이태양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반면 현재 국군 체육부대에 소속으로 군인 신분인 문우람은 여전히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혐의를 인정한 이태양과 달리 문우람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문우람은 “이태양은 내 친누나와 결혼을 약속한 연인 사이”라며 “내가 매형이 될지 모르는 사람을 꾀어 승부조작을 시켰다니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해온 창원지검 특수부 김경수 부장검사는 “군 검찰에 사건이 이첩돼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단정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상당부분 혐의를 입증할 근거가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도대체 두 사람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촉망받는 젊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소속 팀에서 입지를 굳혀가던 두 사람. 이들은 어떻게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됐을까. 또 이번 사건으로 함께 기소된 브로커 조모(36) 씨,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거액을 배팅한 최모(35) 씨와는 어떤 관계일까. <월간중앙>은 검찰의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을 정밀하게 추적했다. 불법 스포츠도박과 동전의 앞뒤 면처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다양한 승부조작 수법들도 들여다봤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브로커 조씨를 먼저 알게 된 것은 문우람 선수였다고 한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2014년 11월로 거슬러올라간다. 서울 강남의 M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문우람에게 한 남성이 접근해왔다. 브로커 조씨였다. 그는 문우람에게 “내가 당신의 팬인데 사진 좀 같이 찍을 수 있느냐”며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조씨는 “야구를 무척 좋아하는데 스포츠 에이전시 회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문우람은 자신을 알아보고 호의적으로 다가온 조씨와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인연을 맺었다.


▎스위스제 명품 브랜드인 ‘브라이틀링’ 시계는 파일럿을 위한 ‘항공시계’로 명성이 자자하다. 모델에 따라 가격이 수백만~수천만 원에 달한다. 검찰은 한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대가로 브라이틀링 시계를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조씨는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었고 스스로 야구계 마당발이라는 점을 은근히 내세워 환심을 샀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조씨가 문우람의 스폰서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강남의 술집·클럽 등에서 자주 만났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서로 형님아우로 부를 정도로 친밀한 사이가 됐다.

브로커 조씨가 이태양을 알게 된 것은 2015년 5월 초쯤이다. “잘 아는 형님”이라며 문우람이 이태양에게 조씨를 소개 시켜줬다고 한다. 조씨가 만남 초기부터 두 사람에게 승부조작 얘기를 꺼낸 것은 아니었다. 가끔 밥도 사고, 술도 사면서 사람 좋은 형님으로서 두 선수와 신뢰 관계를 쌓아갔다.

조씨는 언제부터인가 술자리에서 슬쩍 스마트폰으로 ‘사다리게임’ 같은 온라인 도박을 보여주면서 관심을 갖도록 했다고 한다. 검찰은 선수들이 먼저 자연스럽게 도박과 승부조작 얘기를 조씨 자신에게 꺼내도록 유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평소 자신들을 잘 대해주는 형님(조씨)을 도와주고, 일이 잘되면 자신들도 용돈을 챙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의 실투했는데 타자가 못 쳐 조작 실패


▎2011년 5월 프로축구에서 국가대표 출신 최성국 등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이 터져 큰 파문이 일었다. 당시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는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K리그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축구팬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했다.
검찰에 따르면 첫 번째 승부조작이 있기 1주일 전인 5월 22일 문우람은 조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양이와 함께 있다. (태양이가 승부조작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 거냐”는 내용이었다. 당시 포항에서 전화를 받은 조씨는 “서울로 올라갈 테니 만나서 상의하자”고 답했다. 강남 M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두 선수는 새벽 4~5시에 송파구에 있는 한 안마업소에서 조씨와 만났다.

그리고 1주일 후 5월 29일(2015년) 이태양은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사전에 브로커 조씨와는 “1회에 1실점 이상”을 약속한 상태였다. 조씨는 이 정보를 평소 알고 지내던 불법스포츠 토토 배팅업자인 최씨에게 이미 넘긴 상태였다.

그리고 조씨는 이날 경기 시작 3시간 전 쯤인 오후 3시에 문우람에게 마지막으로 확인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오늘 약속한 대로 (1이닝 1실점 이상) 확실하냐?”고 묻자 “오케이”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팅업자 최씨는 총 1억원으로 불법 도박사이트 여러 곳에 나눠 배팅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1이닝 1실점 이상에 돈을 걸었다.

이태양은 1회부터 난조를 보였다. KIA 타이거즈 1번 타자를 상대해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이후 2루타, 볼넷을 내주고 본인 스스로 실책까지 해 1회에만 두 점을 내줬다. 사전 약속대로 ‘1회 실점’ 배팅작전이 성공한 것이다. 양팀 감독, 선수, 관중 누구도 이상한 눈치는 챌 수 없었다. 원정경기인데다 1회에 몸이 덜 풀려 부진한 것으로 생각했을 뿐이다.

최씨는 배팅 원금에다 배당금 1억원을 더해 2억원을 환전 받았다. 한편 브로커 조씨는 이날 배팅하기 전에 최씨로부터 5000만원을 미리 현금으로 챙겨놓았다가 배팅에 성공하자 자신이 2000만원을 갖고 이태양에게 2000만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 그리고 문우람에게는 600만원 상당의 고가 브랜드인 브라이틀링 시계를 비롯해 서울 신사동, 동대문 등에서 산 명품 옷, 신발, 모자 등을 선물했다는 것이다. 브로커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첫 번째 승부조작이 성공하자 문우람이 내게 쇼핑 가는 형태의 이모티콘을 보냈고, 다음날 만나 고가의 시계 등 명품을 사줬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문우람은 선물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대가성 선물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승부조작 시도는 총 네 차례 있었다. 이중 두 번은 성공하고 두 번은 실패했다. 첫 번째 시도가 성공하자 두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는 이태양이 업자 최씨와 직접 거래하며 승부조작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첫 승부조작이 성공하고 두 달 후인 7월 31일 이태양은 마산에서 넥센과의 경기에 다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때는 사전에 ‘4이닝 오버’라는 청탁을 받은 상황이었다. 4이닝 동안 양팀의 득점 합계가 6점 이상 나오는 데 배팅하겠다는 뜻이다. 업자 최씨는 이날 2억 원을 배팅했다. 이미 한 차례 성공한 적이 있어 이태양을 믿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일단 성공만 하면 배당률이 꽤 높아 한 번에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양팀 선수들은 상대팀 투수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승부조작에 실패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태양은 넥센 타자들에게 실투성 공을 자주 던졌는데도 타자들이 잘 치지 못해 5이닝 동안 3점 밖에 실점하지 않았다고 한다. 큰 손해를 본 최씨는 다시 이태양에게 세 번째 조작을 부탁했다. 1주일 후인 8월 6일 마산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를 D데이로 잡았다. 이태양에게 ‘1이닝 볼넷’에 1억원을 배팅할 테니 그대로만 해달라고 했다. 이날 이태양은 1회 볼넷 2개를 내주면서 조작에 성공했다. 배팅엔 성공했지만 이전 경기에서 큰돈을 잃은데다 세 번째 배팅 배당률이 높지 않아 최씨는 여전히 손해를 다 만회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리고 한 달쯤 후인 9월 15일 네 번째 승부조작에 나섰다. 이태양은 9월 15일 마산 KT 위즈전에서 또 ‘1이닝 볼넷’ 청탁을 받았다. 비교적 쉬운 조건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태양이 연달아 볼을 던지기는 했지만 상대 타자들은 끈질기게 파울로 공을 쳐내거나 땅볼 아웃에 삼진까지 당했다. 결국 승부조작에 또다시 실패했다. 최씨는 이날 경기에서도 1억원을 배팅했다가 모두 날리고 말았다.

화가 난 최씨는 경기가 끝난 직후 브로커 조씨에게 연락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태양이를 당장 불러내라”고 야단이었다. 밤 10시가 지난 늦은 시각 최씨, 브로커 조씨, 이태양 선수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태양 선수는 최씨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그런데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의 이 선수가 멋쩍게 웃으며 ‘내 맘대로 안 되더라’고 말한 게 사단이 났다. 열이 받을 대로 받은 최씨는 ‘너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날린 돈이 얼만데 실실 쪼개느냐’라며 이 선수를 때렸다고 한다.

이태양은 이후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지냈다고 한다. 전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종종 걸려오기도 했다. “나랑 같이 작업 좀 하자”는 은밀한 제안이 담긴 업자의 전화였다. 업계 브로커들이나 배팅업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비밀 네트워크를 통해 암암리에 소문이 돈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가고 싶어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 이 세계”라며 "스포츠 종목만 다를 뿐 배팅방 운영업자들은 자기들끼리 다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나랑 같이 작업 좀 하자”는 괴전화에 시달려


▎2015년 6월 프로농구에서 승부조작 의혹에 연루된 전창진 전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서울 중부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경찰은 전 전 감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선수들은 이런 검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일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부분 신인 선수 혹은 1군에서 뛰고는 있지만 연봉이 2000만~4000만원밖에 안 되는 선수들이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가끔 술도 한잔하고 클럽도 가고 싶은데 그럴 경제적 능력은 안 된다. 보통 브로커들은 팬이라며 자연스럽게 접근한다. 이들은 하룻밤에 300만~400만원 정도 있어야 갈 수 있는 클럽에서 양주도 사주고, 예쁜 여자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스폰서 역할을 하며 선수들을 덫에 가둔다. 그러다 나중에 자연스럽게 신세를 갚게끔 한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처음 한 번이 어려울 뿐 두 번째부터는 승부조작에 대한 죄의식도 사라진다고 한다. 볼넷 하나 내준다고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또 약속대로 1점 정도 내주고 목표를 달성하면 그 다음부터는 최선을 다해 잘 던져 스스로 죄책감을 덜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첫 승부조작 때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검찰 관계자는 “이태양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경기 영상을 자세히 보면 볼넷을 내주거나 실점을 하기 전에는 심호흡도 자주하고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등 긴장된 모습을 하고 있다”며 “선수의 평소 버릇일 수 있지만 첫 승부조작에 부담을 느껴서 나오는 행동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승부조작을 위해 어떤 방법들이 동원될까. 종목에 따라 그리고 홈 경기 혹은 원정경기냐에 따라 수법은 다양하다. 야구는 투수를 승부조작에 끌어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홈 경기 때는 ‘1회 볼넷’, 원정 경기일 때는 ‘1회 1실점 이상’이 흔히 통용되는 규칙이고 수법이다.

농구는 감독을 끌어들여 승패는 물론이고 점수 차이를 놓고 다양한 조작과 배팅이 가능하다. 5명이라는 적은 수의 선수가 뛰기 때문에 주전과 후보선수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승패를 예측하기가 어렵지 않다. 컨디션이 좋은 주전 선수의 출전시간을 줄이거나 평소 벤치에 있는 후보 선수를 주전으로 기용해 경기를 망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축구는 공격수, 수비수를 가리지 않고 승부조작에 끌어들인다. 골키퍼가 타깃이 되기도 한다.

구기 종목뿐 아니라 최근에는 온라인게임 프로선수들을 매수해 승패를 조작하기도 한다. 지난해 창원지검이 수사한 스타크래프트 2 승부조작 사건이 좋은 예다. 게이머가 상대적으로 덜 강력한 무기를 써서 고의 패배를 한다. 승패와 무관하게 다양한 방식의 배팅이 이뤄지기도 한다. 가령 승부가 길어져 15분 이상 진행될 경우(오버), 15분 내에 경기를 패할 경우(언더 패) 식으로 배팅을 한다. 물론 선수와 미리 짜고 시간을 조절한다. 검찰 수사결과 스타크래프트 최고수인 이모 씨가 브로커에게 7000만원을 받고 이런 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적발되면 꽤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현행법 상 브로커들은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가담한 선수는 징역 7년 이하에 처하도록 돼 있다. 브로커보다 선수에게 더 큰 책임을 묻는다.

처벌이 무겁지만 프로스포츠계의 승부조작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과 최성국 등 40명의 선수와 7명의 브로커가 승부 조작에 연루된 사건이 터져 파장이 컸다. 이 사건에 가담한 47명의 선수가 영구 제명됐다. 2012년에는 배구계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불거졌다. 브로커 등에게 돈을 받은 선수 11명이 역시 영구제명됐다. 농구계도 예외는 아니다. 강동희 전 감독은 2010~11시즌 일부 경기에서 브로커들에게 수천만 원의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영구제명됐다. 농구계는 지난해에도 승부조작 파동을 겪었다. 올해의 감독상을 여러 번 수상한 경력이 있는 ‘농구계의 김응룡’ 전창진 전 안양 KGC 인삼공사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경찰 수사를 받았다. 수사 결과 전 감독은 대포폰으로 브로커, 배팅업자 등과 자주 통화하는 등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지만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아직까지 이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201609호 (201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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