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신간] 417년 만에 다시 깨어난 충무공 

 

- 최경호 기자

<징비록>은 임진왜란(1592~1598) 당시 좌의정·영의정 등을 지낸 서애(西厓) 유성룡이 쓴 전쟁 회고록이다. 서애는 조정에서 물러난 뒤 7년간의 국난을 기록했다. 서애는 <징비록>에서 징비의 뜻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예기징이비후환(豫其懲而毖後患): 미리 (전날을) 징계하고 후환을 경계하며

지행병진(知行竝進): 알면 행해야 한다

즉 유비무환(卽 有備無患): 그것이 곧 유비무환 정신이다.”

<다시 쓰는 징비록>은 이순신 장군이 417년 만에 환생해 광화문거리에서 지금의 한국 사회를 지켜본다는 가정(假定)에서부터 시작한다. 충무공이 ‘이순신 장군 동상(銅像)’처럼 광화문거리에 선다면 임진왜란 당시만큼이나 혼란을 느끼지 않을까.

저자 김동철은 이순신 전문 연구 포럼의 대표로서 7년간의 집필 계획과 3년간의 사적답사와 문헌탐색을 통해 이순신 리더십을 연구했고, 그 결과물을 사진과 함께 엮어 이 책을 펴냈다.

수 세기 동안 한국이 겪어온 어려움들은 21세기에 와서도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변되는 양극화와 빈부격차, 정치권과 재벌을 포함한 기득권층의 갑질, 북한·중국·러시아·미국·일본 사이에서 살얼음판처럼 쪼개져 흘러가는 동북아 정세까지, 어느 것 하나 마음 편한 곳이 없다.

이순신은 단순히 뛰어난 무인에 그치지 않는다. 용의주도한 전략·전술, 공정하고 확고한 인간관계, 둔전경영에서 볼 수 있는 애민(愛民)정신과 <난중일기>와 시조가락에서 살필 수 있는 문무겸전(文武兼全)의 섬세한 감수성까지 갖추었다. 이순신의 업적을 가능케 한 인성(人性)의 핵심 DNA는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필자는 말한다.

- 최경호 기자

201609호 (2016.08.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