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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턱수염에 터번 두른 사람은 경계하라? 

 

- 박지현 기자

IS의 잔혹한 테러, 수니파와 시아파, 사막과 오아시스, 알라와 이슬람, 터번을 둘러 쓴 콧수염 기른 남성, 석유와 최고층 빌딩 등. 중동 하면 쉽게 떠 오르는 이미지는 한편으로는 낭만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정적이다.

중동의 맨 얼굴은 어떨까?

중동지역 전문가인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중동아프리카학과)가 현대 중동을 낱낱이 파헤쳤다. 중동이 왜 화약고인지, 이슬람 과격 단체들의 테러는 왜 발생하는지, 아랍국가 중에는 왜 선진국이 없는지 등 23개 주제로 분석한 글이 흥미롭다. 저자는 30년 이상 중동을 연구하고, 12년간 현지에 거주했으며 매년 10차례 이상 중동을 오가며 취재했다. 중동의 민낯이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까닭이다.

저자는 중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석유’나 ‘이슬람’의 이미지를 버리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자연자원 탓에 분쟁이 빈발한다고 하면 석유가 거의 나지 않는 아프가니스탄·레바논의 불안정을 설명하지 못한다. 아랍에미리트 같은 나라는 지금까지 한 번도 테러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 중동은 다양한 국가의 모임이며, 중동을 이해하는 첫걸음은 관련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중동의 다양성, 이슬람과 정치·경제 간의 관계, 석유와 중동 경제, 유목문화와 상인정신 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책 말미에는 중동인을 만나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을 팁도 덧붙였다.

중동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교양서로서는 물론, 실용적인 여행 안내서로도 손색이 없다. 편견을 벗고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것이 보인다. ‘중동=IS’라는 선입견도 풀린다.

- 박지현 기자

201609호 (201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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