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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연간 30만 대 생산할 친환경 자동차 완성차 공장 유치하겠다” 

나권일 월간중앙 기자 na.kwonil@joongang.co.kr

▎윤장현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광주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것이다. 윤 시장이 광주형 일자리를 구상하게 된 배경이다.
윤장현(68) 광주광역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광주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을 만나면 “이제는 광주의 시간이다. 광주가 21세기에 스마트 에너지시티로 도약하는 시간”이라며 광주 홍보대사를 자청한다. 8월 30일 광주에서 윤 시장을 만났다.

왜 광주형 일자리인가?

“광주형 일자리는 단순히 기존 고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낮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고용절벽, 청년실업, 지역 인재의 유출 등 지역이 당면한 현실의 문제를 광주형 일자리라는 사회적 자본을 통해 개선하고자 하는 사회혁신 운동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사회 구성원의 참여와 합의를 통해 만들자는 ‘일자리 민주화’ 정책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의로운 항쟁정신과 맞물려 있다. 1980년 그날처럼 양보와 타협을 통해 일자리 분야에서의 차별과 격차를 해소해 경제민주화를 이룩하겠다는 염원이 담긴 정책이다. 시대적 과제인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함으로써 경제적 민주화를 이루고자 하는 광주정신의 실현이기도 하다.”

광주 지역 민주노총·한국노총 소속 7개 노조가 광주형 일자리 지지를 표명했다.

“대기업 일자리는 연봉 8000만원부터 1억원까지지만 비정규직은 연봉 2000만원 안팎도 많다. 이런 경제적 차이를 줄여 적정 임금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지역사회가 함께 살자는 공동체 정신의 반영이자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와 청년 일자리 창출, 국가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 있는 모델이다.”

“4000만원대 연봉에 복지 인프라 지원”


▎윤장현 시장의 관용차. 기아자동차가 광주공장에서 2014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SOUL 모델의 전기자동차다.
광주형 일자리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는가?

“지역에서 금호타이어 문제를 해결하면서 금속노조·운수노조가 다 동의한 경험이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구상 단계부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광주시의 파트너로 역할을 해 왔다. 광주는 2014년 광주시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772명), 최저임금의 130%를 보장하는 생활임금제 시행, 더 나은 일자리 위원회 광주형 일자리 모델 실현을 위한 기초협약 체결(2017년 6월) 등을 실천해 왔는데 이런 사례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고용 없는 성장의 유일한 대안으로 노사민정 대타협과 양보를 통한 광주형 일자리가 늦게나마 정부 차원에서 살펴지고 있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광주가 연봉 4000만원대 일자리에 대해 어떻게 합의를 이뤘는지 참 궁금하다.

“국내외 완성차 제조업체에서도 많이 발견되는 문제인데, 대개 근로자들의 연봉이 10만 달러 전후일 때 노사 관계가 격변을 겪었다. 근로자들도 주택이나 자녀교육, 의료 등 복지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임금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광주광역시가 근로자들에게 복지 인프라를 뒷받침해줄 수 있다면 근로자 1인당 4000만원대 임금으로도 삶의 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

광주가 30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유치하고자 하는 것으로 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현재 포화 상태이고 위기 상황이다. 왜 광주에 대규모 자동차 공장이 필요한가?

“광주는 자동차산업이 지역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주력산업이다. 광산업과 전자산업 인프라가 특화돼 있고 부품 등 연관 산업과 우수한 연구기관, 대학 등이 많아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생산 기반도 잘 갖춰져 있다. 현재 총 사업비 3030억원의 대규모 국가사업으로 빛그린 국가산단에 전기자동차 등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 생산 기반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연간 30만 대 생산이 가능한 완성차 제조공장 유치가 핵심이다. 자동차 관련 서비스산업 복합단지 조성도 필요하다. 두 가지가 이뤄지면 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도약을 위해선 친환경 자동차산업 육성이 신규 고용 창출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본다.”

“광주는 이미 국제적인 전기자동차 도시”

일찍부터 전기자동차로 방향을 잡은 이유는?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이다. 무엇보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준다. 미래형 자동차를 준비하는 자동차산업 발전사를 보면 유럽은 고효율 엔진을 통한 디젤 친환경차로 대응했고, 미국은 전기자동차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후발주자인 중국 역시 전기자동차에 주력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500만 대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미국과 중국 간에 전기자동차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 그래서 광주는 일찍부터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가져왔다. 사드 배치로 인해 어려운 한·중 관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국 전기자동차백인회포럼에 초청될 만큼 국제적으로도 전기자동차 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10월에도 국제전기자동차협회 행사가 독일의 자동차 산업도시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다. 광주시가 표창(공로상)을 받는다.(웃음)”

그러고 보니 윤장현 시장이 타고 다니는 관용차도 기아자동차가 광주공장에서 2014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SOUL 모델의 전기자동차다. 취임 이후부터 3년째 타고 다니고 있다고 했다. 광주시청으로 이동하면서 동승했다. 엔진 소리 같은 소음이 없었고, 부드럽게 주행했다. 좁은 길도 씽씽 잘 달렸다. 윤 시장은 “다리를 꼬고 앉거나 쭉 펼 수 없다는 점만 빼면 다 좋다”며 웃었다.

친환경 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미래형 자동차 밸리와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자리 잡은 한전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에너지 밸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활용한 문화콘텐트밸리 이 3두마차로 광주를 스마트 에너지시티로 재구성하겠다는 것이 윤 시장의 광주 발전 구상이다.

- 나권일 월간중앙 기자 na.kwonil@joongang.co.kr

201710호 (201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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