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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고통스런 사건 마주한 ‘첫 5초’가 중요하다 

 


시중 도서 가운데 ‘~의 기술’이라는 제목을 단 책은 얼추 1500여 권에 달한다(온라인 교보문고 기준). 이를 카테고리로 분류했을 때, 자기계발(496권)이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고전적인 화두를 다룬 ‘공부의 기술’부터 게으른 사람들을 자극하는 ‘시작의 기술’ 등이 이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다.

이런 책들을 바라보는 인문학자들의 시선은 그다지 따뜻하지 않은 편이다. 사람들이 더 나은 ‘스펙’을 갖추도록 유용한 지침을 주지만, 정작 무엇을 목적으로 한 경쟁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스토아 철학 권위자인 저자가 쓴 [좌절의 기술]도 이런 지적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못할듯하다. 스토아 철학의 내용을 설명하기보단 ‘삶을 버티게 만드는’ 실천적인 지침을 뽑아내 알려주는 데 주력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좌절을 예방하는 기술’ 가운데 하나로 “처음 5초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부정적인 사건을 접했을 때, ‘고통이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을 바라보는 내 평가 때문은 아닐까’라고 재빨리 생각하면 좌절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최악의 상황 상상하기’ ‘평소에 불편한 일에 스스로를 노출하기’ 등 지침을 알려준다.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지침을 알려주는 데서 끝내지 않는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스토아 철학에 관심이 생겼다면 관련된 다른 책을 함께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번 책은 입문서인 셈이다. 삶의 고통을 고민했던 스토아 철학자들의 세계관까지 둘러볼 기회다.

- 문상덕 기자

202005호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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