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

Home>월간중앙>스페셜리스트

오용석의 자전거를 ‘타! 보고서’①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도
안장에서 내려와 물 한 잔 들이켜면…


▎자전거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즐기면서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생각보다 멀리까지 갈 수 있는 이동수단이다. 제주도에서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오용석(맨 앞) ㈜아세로 대표이사. 사진 오용석
라이딩을 취미로 갖는 사람들은 그 많은 운동 중에 왜 하필 자전거를 타면서 여가를 보내는 걸까? 사실 필자도 본격적인 라이더가 되기 전에는 자전거 타기가 따분해 보였다. 차를 탄 것처럼 빠르지도 않고, 오토바이를 탄 것처럼 짜릿하지도 않으니까.

하지만 자전거는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시선을 돌려 힐끗 볼 수밖에 없었던 아름다운 풍경을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생각보다 멀리까지 가면서 즐길 수 있는 이동수단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지루하지 않게 운동하면서도 건강해질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 역시 자전거다. 자전거의 매력을 느끼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집 앞의 따릉이(서울시의 무인 대여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30분만 달려도 그 이유를 금세 알 수 있을 테니까.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안장에 올라 페달을 밟으면 서울 도심 풍경을 마음껏 눈에 담으며 달콤한 바람까지 마실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는 볼 수 없었던 한강 풍경, 그리고 잠시 멈추면 흘러내리는 맑은 땀방울, 라이딩 후 꿀보다 단 밥맛을 모두 만끽할 수 있다.

자전거를 취미로 가진 덕후들을 ‘자덕(자전거 덕후)’이라 한다. 그리고 자전거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을 자린이·눕눕이 등등으로 부른다. 필자는 자덕이와 자린이 그 중간 정도의 시각으로 자전거 라이프, 자전거 여행 등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자전거의 ‘미래’는 매우 밝다. 무엇보다 자전거는 저탄소 시대 흐름에 맞게 탄소 배출을 하지 않으면서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이동수단이기 때문이다(전기차 역시 전기를 생산할 때 아직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오로지 두 다리의 힘으로만 달려야 한다는 건 자전거의 ‘숙명’이다. 그래서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정하고 타는 것이 중요하다. 자전거는 매우 솔직한 운동이기 때문에 2주 정도만 타지 않으면 바로 ‘초기화’가 된다. 그럴 경우 워밍업을 하듯 가볍게 타면서 장거리를 가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함께 타는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 수 있다.

자전거의 ‘그림자’도 있다. 자전거 낙차(落車) 사고, 자동차의 위협, 날씨의 제약 등과 함께 비싼 자전거의 끊임없는 유혹, 나를 추월하는 라이더들에게 느끼는 마음의 상처(?)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타워 일원을 쉼 없이 달리다 보면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과 마주하게 된다. 안장에서 내려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닥에 눕는다. 사진 오용석
주말 한강에는 어린이들… 라이더들이 조심해야

그중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건 안전사고다. 자전거 사고는 달리기하다가 행인과 부딪히는 정도의 사고와는 비교가 안 된다. 바닥에 떨어질 때 엄청난 충격에 이어 다른 자전거와의 2차 사고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전거 라이딩 때 몇 가지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안전장비 착용, 안전 수신호, 도로교통법 준수, 매너 라이딩 등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들은 나중에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보겠다.

필자는 자전거 동호회를 4년째 운영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한 이상,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서 동호회를 결성했다.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맛집도 찾아갈 수 있으니 이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으랴.

사실 자전거를 탄다는 건 자기와의 싸움이자 힘든 도전이다. 때로는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과 마주한다. 하지만 안장에서 내려와 땀을 닦으면서 시원한 물을 들이켤 때 느끼는 행복감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느낄 수 없다.

우리 동호회는 평일에는 야간 라이딩을, 주말에는 원정 라이딩을 다닌다. 주말 한강에는 어린이들이 나오기 때문에 속도감을 즐기는 라이더들이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 인근 도시로 원정 라이딩을 나간다.

매주 자전거 라이딩을 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와 궁금증부터 자전거와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매월 두 차례 월간중앙 홈페이지 스페셜리스트 코너를 통해 풀어나갈 생각이다. 자덕들은 ‘아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자린이들은 ‘이런 것도 있구나!’라고 공감하게 될 것이다. 자전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자전거는 이런 매력이 있구나’ 하고 읽어줬으면 좋겠다.


※필자 소개: 유럽 자전거·스키·테니스 전문 브랜드 국내 유통, 생존수영 교육 및 스키캠프 운영 사업을 하는 ㈜아세로 대표이사. 남서울대에서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했고, 스키·탁구 등의 지도자 자격을 갖췄다.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며 배움의 지평을 넓혔다. 자전거·테니스·스키·야구·스킨스쿠버·골프 등을 사시사철 즐기는 자타공인 만능 스포츠맨이다.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