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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자치단체장] 우범기 전주시장의 ‘경제 대변혁’ 큰 그림 

“‘강한 경제’ 전략 앞세워 호남의 수도로 거듭날 것”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기재부 출신 경제 전문가, “규제 개혁해 선순환 경제 만들겠다”
시장 직속 재개발·재건축 전담하는 ‘광역도시기반조성실’ 설치


▎우범기 전주시장은 10월 28일 인터뷰에서 “전주의 성장을 가로막는 벽을 과감히 허물고 속도감 있는 개발과 투자, 거시적인 정책을 추진해 도시 전체의 대변혁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 사진:전주시
"우리 전주는 후백제의 왕도이자 500년 조선왕조의 뿌리였다. 이제는 강한 경제가 이끄는 대 변혁을 통해 전주가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 우뚝 설 때다.”

‘강한 경제 전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를 시정 목표로 세운 우범기 전주시장은 7월 1일 전북 전주시청 공연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전주의 변화를 예고했다.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주를 다시금 전라도의 중심 도시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전주시민은 6·1 지방선거에서 직전 전라북도 정무부지사였던 우 시장을 선택했다. ▷대한방직 및 종합경기장 일대 개발 ▷복합쇼핑몰 유치 ▷KTX 천전선(천안~세종~전주 노선) 등 후보 시절 우 시장이 내놓은 파격적인 공약에 손을 들어줬다. 당선 후 4개월여가 지난 지금 과연 전주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10월 28일 인터뷰에서 우 시장은 규제 완화와 속도감 있는 변화를 강조했다.

중장기 비전 세울 ‘전주시정연구원’ 설립 눈앞


▎우범기(앞줄 왼쪽 넷째) 전주시장이 9월 16일 팔복동 전주첨단벤처단지 전주혁신창업허브를 방문해 ㈜씨디엘 등 13개 입주기업 대표들과 함께 미래신성장산업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 사진:전주시
민선 8기 집행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 100일은 전주의 대변혁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전주의 성장을 가로막는 벽을 과감히 허물고 속도감 있는 개발과 투자, 거시적인 정책을 추진해 도시 전체의 대변혁을 이뤄내겠다. 무엇보다 ‘강한 경제’를 이루는 것이 급선무다.”

강한 경제를 위해 어떻게 시정을 이끌어갈 생각인가?

“이 자리를 빌려 전주시민께 ‘주저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 기업투자를 끌어내고, 국가 예산을 확보해 확실한 경제 대변혁을 이루겠다. 오랫동안 표류했던 지역 현안들을 테이블에 올려 방향을 확실히 설정하겠다. 전주 발전의 상징이 될 성공사례를 만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러한 성공 경험이 장기적인 비전을 실현해가는 든든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지킬 것’을 확실히 지키고, ‘바꿀 것’을 확실히 바꿔 시민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우 시장은 1991년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주로 경제와 예산 부처에서 일해온 ‘경제 전문가’다. 관료 생활도 주로 기획재정부에서 했다. 이후 2014년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2019년 전북 정무부지사로 근무하다 지난해 9월 정무부지사직을 사퇴하고 전주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민선8기 시정목표로 ‘강한 경제 전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를 내세웠다.

“도시의 성장동력 중 하나는 민간투자이고, 민간투자의 근원은 이익 창출이다. 지금까지 전주는 지나친 보존과 안정에 치우친 각종 규제로 투자와 수익의 선순환 경제를 가로막았다. 우리 시는 규제를 완화하고 행정절차 지연과 같은 문제가 없도록 조치해 그 혜택이 시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 과감한 규제 개혁은 지역 경제의 선순환 경제를 회복시키고, 산업구조를 개선해 심각한 일자리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고 본다.”

우 시장은 7월 4일 취임 후 첫 간부회의에서 새로운 시정 방침과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재개발·재건축 관련 시장 직속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전주의 빠른 변화를 견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간부회의를 연지 4개월여가 지났다. 조직개편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대규모 개발사업과 재개발·재건축 업무를 전담하는 ‘광역도시기반조성실’을 설치했다. 조성실이 시장 직속으로 운영되는 만큼 조금 더 속도감 있게 재개발·재건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가 직접 챙기겠다. 또 우리 시의 중장기적 비전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전주시정연구원’ 설립을 앞두고 있다.”

강한 경제의 기반으로 규제완화·재개발·재건축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걸 계획하고 있는가?

“용적률과 건축물 높이, 고도지구(高度地區) 층수 제한을 완화하겠다. 최근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안’이 의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건축물 높이 40m 이상인 경우 별도의 심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졌다. 또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내에 야구장을 철거하기 위한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하고, 옛 대한방직 부지를 개발하고자 ㈜자광 회장과 공개적으로 만나 협의의 물꼬를 텄다. 역사도심지구와 고도지구 개선에 중점을 둔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역’ 및 ‘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 변경 용역’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주차장 부족에 따른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자 시가지 경관지구 내 건축 제한기준을 완화해 건축물 용도와 관계없이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초과한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우 시장은 10월 11일 시청 4층 대회의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양한 시정 목표가 나온 이 자리에서 우 시장은 후보 시절 공약했던 전주형 일자리 5만 개 창출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투자유치 인센티브 제공과 조속한 산단 조성을 통해 기업유치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공약한 전주형 일자리 5만 개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2023년 상반기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상생형 전주 일자리’를 지정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탄소소재·중간재·완제품 생산기업 간 상생 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탄소산업 중심의 전주형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투자유치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 이전을 독려하고, 전주에 입주하길 원하는 기업에 지식산업센터 공간을 제공하겠다. 또 2026년 준공 예정인 탄소소재국가산업단지 조성 시기를 앞당겨 기업 유치를 확대해나갈 생각이다. 금융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 국민연금공단 운영자산 수탁기관으로 선정되면 지역 내 지사를 두도록 하는 조건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전주형 일자리로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 공급할 것


▎박보균(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월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13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를 마치고 우범기 전주시장에게 ‘2023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패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전주시
천년 고도 전주의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는지.

“그렇다. 전주는 다른 도시에는 없는 문화·예술·체육·관광·역사·종교 분야의 다양한 문화유산과 콘텐트를 갖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수익을 만들어낼 만한 관광산업을 연계해 문화산업이 일자리를 스스로 창출하는 전주만의 고유한 상생형 일자리를 만들어 문화도 경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겠다.”

전주형 일자리를 기대하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 주신다면?

“현상을 유지한다는 생각에 머물지 않고 미래 문화를 창조한다는 각오로 임한다면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청년들도 이 땅에 기회가 있다는 것을 믿고,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창업·창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주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23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지난 8월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선정패를 받은 우 시장은 “함께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한·중·일 4개 도시가 문화를 매개로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가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전진기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메이저우와 청두, 일본 시즈오카와 함께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전주는 이로써 한·중·일 3국의 문화예술 교류를 이끌게 됐다. 전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 시장의 1호 공약사업인 ‘왕의궁원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1조원 규모 ‘왕의궁원 프로젝트’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후백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도심 곳곳에 자리한 유·무형 문화자원을 하나로 묶어 현대적 의미로 재창조하고, 국내외 다양한 관광수요에 부응하는 관광지대를 구현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전주 곳곳에 자리한 풍요로운 유적과 가치 있는 문화자산을 발굴·확대하고자 국가 고도(古都) 지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새로운 대형 관광콘텐트 발굴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2020년 제정)에 후백제를 포함하는 방안과 후백제의 왕궁과 도성 유적을 복원하는 사업, 전라감영 복원 확대를 추진해 전주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만들겠다.”

‘KTX 천전선 신설’ 공약 “정부에 당당히 요구할 것”


▎우범기(가운데) 전주시장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10월 21일 전주 경기전을 찾아 시설 및 문화재 보존 상황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전주시
‘KTX 천전선 신설’ 공약도 주목받고 있다.

“도시는 접근성이 좋아야 성장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KTX 천전선 신설은 전주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현재 전주의 주 교통망인 KTX 전라선은 오송역을 우회해 익산을 들르는 지그재그 노선이지만, 천안·아산과 세종, 전주로 이어지는 KTX 천전선은 전주-세종 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세종시가 확실한 행정수도로 거듭나기 위해서도, 호남 동부권 인구 증가를 위해서도 KTX 천전선이 꼭 신설돼야 한다. KTX 천전선은 수도권과의 소요시간을 단축해 사람의 이동은 물론 물류와 관광객 유입, 기업 유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주와 호남 동부권의 획기적 발전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KTX 천전선 신설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물론 여러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하지만 전주는 KTX 천전선과 같은 요구를 당당히 해나가야 한다. 우리가 큰 꿈을 설계해 강력하게 주장해야만, 국가가 그에 대한 대안이라도 마련하는 것 아니겠나. 그렇게 지역의 변화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주가 교통망 소외에서 벗어나 동부권 교통권의 중심이자 다시 호남의 수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풀어가겠다.”

남은 임기 동안의 각오를 전주시민에게 말해달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전주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주의 대변혁은 바로 지금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원대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전주는 과감한 도전과 열정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차근차근 성공의 경험을 쌓아가며, 과감한 도전을 해나갈 수 있도록 전주시민이 함께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전주가 호남의 중심도시였던 영광과 위상을 반드시 되찾아오겠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212호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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