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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건강 위협하는 ‘영양 미달’ 즉석죽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 조사제품 30개 모두 열량 미달… 19개는 나트륨 초과
■ 오뚜기 ‘진짬뽕죽’ 한 끼 기준 나트륨 함량 192% 달해
■ 정부, 소비자의 건강 고려하는 영양 성분 기준 마련해야


▎즉석죽은 간편한 조리 방법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미지와 달리 건강에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포토
시중에 판매되는 즉석죽 제품의 상당수가 한 끼 식사로는 열량과 영양성분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제품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소비자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온라인 쇼핑몰과 시중 마트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국내 5개 제조사의 30개 즉석죽 제품을 무작위로 선정해 열량과 영양성분 실태를 조사했다.

실태조사는 각 제품에 표시된 1회 섭취 참고량의 열량 및 영양성분 함량을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로 환산했다. 이를 삼시 세끼로 적용하기 위해 1/3로 나눠 계산했다. 한 끼 필요 열량은 667kcal, 탄수화물은 108g, 단백질은 18g, 지방은 18g, 나트륨은 667mg이다.

조사 결과, 즉석죽 30개 제품의 평균 열량은 236kcal(35%), 평균 탄수화물은 40g(12%), 평균 단백질은 8g(15%), 평균 지방은 5g(9%) 수준으로 한 끼 식사 대용 시 열량과 영양성분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평균 나트륨은 771mg으로 116%나 높았다.

조사제품 중 오뚜기 진짬뽕죽의 경우, 한 끼 대비 열량은 43%(285kcal), 탄수화물은 44%(48g), 단백질은 44%(8g), 지방은 39%(7g)에 불과했다. 반면 나트륨은 192%(1,280mg)로 상당히 높았다. 동원 수라녹두삼계전복은 한 끼 대비 열량이 35%(235kcal), 탄수화물은 39%(42g), 단백질은 72%(13g), 지방은 8%(1.4g)로 낮았다. 이에 비해 나트륨은 178%(1,190mg)로 높았다.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1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조사에 따르면, 즉석죽은 아침 또는 저녁식사 대용으로 집에서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사대상으로 선정된 즉석 죽 30개 제품 모두 한 끼를 통해 필수로 섭취해야 할 열량과 영양성분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 중 19개 제품이 한 끼 나트륨 섭취량 667mg을 뛰어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부족한 열량과 영양성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즉석죽을 섭취할 때, 탄수화물(감자, 고구마 등), 단백질(청경채, 케일 등), 지방(아보카도, 호두 등), 비타민(당근, 토마토 등)이 포함된 다른 식품과 함께 섭취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즉석죽 제조업체는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적절한 열량과 영양성분 섭취를 유도하는 문구를 기재하고, 나트륨은 대폭 저감해야 한다”며 “정부는 소비자들이 식사 대용으로 섭취하는 제품의 특성을 고려해 즉석죽 제품의 영양성분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김영준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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