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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규 나아바코리아 대표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친환경 메신저 

오승일 기자
국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기업가를 만났다. 이남규 나아바코리아 대표는 인공지능에 식물을 결합한 스마트 그린월(수직정원)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친환경 업계의 게임체인저다. “나아바의 스마트 그린월로 자연의 이로움과 소중함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이 대표에게 친환경 시장 진출 배경과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지난 12월 10일, 경기도 군포 나아바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이남규 대표. 인공지능에 식물을 결합한 스마트 그린월(수직정원)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경영전략 컨설팅 출신의 기업가다.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남다른 아이디어와 우수한 제품력, 세련된 디자인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지난 2018년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친환경 스마트 그린월(수직정원) 브랜드 ‘나아바(NAAVA)’가 그 주인공이다.

핀란드 헬스테크 스타트업이 지난 2012년 처음 선보인 나아바는 실내에 자연을 효과적으로 들여오기 위해 인공지능에 식물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식물의 공기정화 능력을 극대화하는 바이오필터(Biofilter)를 장착해 최적의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2020년 파이낸셜타임스의 ‘초고속 성장 유럽 기업’에 선정된 나아바는 현재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 전 세계 16개국에 진출해 호평을 얻고 있다.

2019년 북미 인테리어 가구 전시회(NEOCON)에서 은상을 수상한 나아바는 디자인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빌레 코코넨이 디자인한 제품들은 견고한 메탈 프레임과 식물의 잎만 보이는 마감으로 나아바에 담긴 과학을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2월 10일, 경기도 군포에 있는 나아바코리아 본사에서 이남규(39) 대표를 만났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IBM, 에이티커니(AT Kearney)에서 경영 컨설턴트를 담당하고, 암웨이의 아시아 퍼시픽 트랜스포매이션(Asia Pacific Transformation) 프로젝트 매니저를 지낸 경영전략 컨설팅 출신의 기업가다.

이 대표는 “나아바의 비전은 전 세계 사람들이 2025년까지 언제 어디서나 신선한 숲속 공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시장에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연을 서비스하는 혁신적인 시스템


▎네스프레소 더현대서울 부티크에 설치된 나아바 그린월 시스템. 식물의 공기정화 능력을 극대화하는 바이오필터를 장착해 최적의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나아바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경영전략 컨설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통신과 정유, 전자, 소비재, 물류, 식품 등 다양한 산업군의 컨설팅을 하며 아시아 퍼시픽에서도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업무가 그렇다 보니 언제나 새로운 과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예 새로운 사업을 A부터 Z까지 빌드업하면서 성장을 만들어가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나아바는 유독 욕심이 나는 아이템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청정 지역인 핀란드에서 왜 그린월이 탄생했을까 궁금했다. 스터디 끝에 핀란드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는 건 마찬가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나아바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들었고 핀란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린월’이란 단어가 생소하다. 의미를 설명해달라.

한마디로 식물을 활용해 만든 벽면을 일컫는다. 국내에서는 수직정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인테리어 조경을 목적으로 하는 그린월이 대부분이었는데 단순 조경 목적이라 할지라도 식물이 갖는 공기정화 능력을 통해 실내공기가 깨끗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관리가 어려워 오래 유지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공기정화 식물의 매우 저조한 정화 효율도 문제였다. 이에 비해 나아바의 그린월은 세계 최초로 식물과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식물 유지 관리와 공기정화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브랜드명도 독특하다. 어떤 의미인가.

나아바는 북반구에서만 자라는 매우 특별한 이끼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야 하며 깨끗한 공기가 있어야만 자란다. 이끼는 생태계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흙이 무너지거나 맨땅이 드러나 식물이 전혀 없는 곳에 가장 먼저 나타나 정착하면서 다른 생물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준다. 이를 모토로 나아바가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가진 곳이라는 함축적 의미를 담아 브랜드 이름이 됐다. 다시 말해 실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자연의 맑은 공기를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아바가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한마디로 설명해달라.

나아바의 미션은 ‘사람과 자연을 연결(Reconnect humanity with nature)’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외부의 위협에서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공간에서 자연과 멀어진 삶을 살아왔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공간에 우리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알레르기 같은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우울증 같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아바는 현대인들에게 손쉽게 자연을 들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자연과 기술을 결합해 자연이 주는 혜택을 가까운 곳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아바가 추구하는 철학이다.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나바아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자연을 서비스한다(Nature as a service)’라는 콘셉트의 생소함 자체가 경쟁력이 아닐까 싶다. 지난 2018년 국내시장 진출 당시만 해도 스마트 그린월이라는 제품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 또 ‘자연을 서비스로 이용한다’라는 개념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제품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실내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와 더불어 자연을 곁에 두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로움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교육 박람회, 실내 공기질 포럼, 반려식물 클래스를 비롯해 웰니스 공간 확대를 위한 협업 체결, 지하철 역사 환경개선 프로젝트 참여 등 지속적인 대외 활동을 통해 식물의 가치를 알리고, 스마트 그린월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했다. 이처럼 나아바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일관된 가치를 꾸준하게 서비스에 녹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품의 필요성과 효과가 고객들에게 전달됐고, 다른 고객들에게도 입소문으로 전해지며 선순환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승부수


▎벽에 고정하지 않고 세워둘 수 있는 양면형 모델 ‘ 나아바 플로우 듀오’. 40㎡(12평) 면적에 적합한 제품이며 공간 분리를 위한 파티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사진:나아바코리아
최근 국내 친환경 시장의 트렌드가 궁금하다.

과거에 비해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친환경의 의미인 것 같다. 과거의 친환경이 일방적으로 환경의 관점에서만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의 친환경 시장은 환경을 생각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까지 고려한, 양방향 형태를 띠고 있다. 과거 전 세계 친환경 시장을 이끌었던 관련 인증 중 리드(LEED)는 건물이 얼마나 주변 환경에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최근엔 이런 인증의 방향성이 웰 스탠더드(Well Standard)로 옮겨가고 있다. 다시 말해 건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더해 사람에게 얼마나 친환경적인지를 평가하고, 그 건물에서 살아가는 사람에 포커스를 맞춰나가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이라는 단어의 범주 자체가 환경에 더해 사람으로까지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건 매우 큰 변화이다. 나아바는 최근 이런 트렌드에 가장 중심이 되는 아이템이다. 실내에 있는 사람을 위한 가장 친환경적인 오브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웰 스탠더드 인증을 운영하는 웰빙 건축업계 선두 주자 델로스(Delos)도 나아바를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그린월 시스템이라고 인정했다.

나아바코리아의 중장기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해달라.

사업 초기 2년 동안은 나아바를 한국 시장에 알리는 동시에 운영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 살아 있는 식물을 활용해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수많은 분석과 테스트가 필요했고, 이를 통해 국내 실내 환경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2년간 빠른 성장을 이루었고, 앞으로는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시장을 키울 생각이다. 우선 향후 2년 내에 국내 전 지역에 나아바 서비스 거점을 마련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빠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 파트너를 발굴해 판매와 마케팅 채널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나아바를 다양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 쇼룸을 준비 중이며,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도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을 넘어 아시아 허브로서 글로벌 연구개발과 공급망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처럼 자연을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속에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신제품과 신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나아바코리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 환경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실내 환경을 자연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꾸준히 식물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연구는 지속되고 있지만 살아 있는 식물을 다루는 사업이기에 꾸준함과 인내는 필수다. 또 자연을 실내에 들이는 콘셉트를 쉽게 교육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외 활동을 더욱 늘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성장과 품질 유지에 필요한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나아바코리아의 수장으로서 궁극적인 목표를 밝혀달라.

우리의 미션인 자연과 인간을 더욱 가깝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자연을 곁에 두고 가치를 느껴야 친환경, 필환경이라는 콘셉트가 진정한 실행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자연의 이로움과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바는 그 가치를 실행해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다. 자연과 초록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어 모두가 자연의 가치를 오랫동안 즐겁게 누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202201호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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