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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EAR ESSAY 2025]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아무도 가지 않은 길 


2023년 3월 20일, 먼 브라질 타국 땅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국내 최초 민간 시험발사체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모두가 희박한 가능성이라 했던 발사 성공의 그 벅찬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모두가 가슴으로 울었고, 힘겨운 첫 관문을 무사히 넘긴 서로를 위로하며 얼싸안았다.

그로부터 6년 전인 2017년, 잘 다니던 대기업을 나와 혼자 사무실을 열고 7명의 자리를 만들고 모든 자리에 PC를 설치했다. 홀로 출퇴근하기를 얼마간, 7명의 자리는 우주를 향한 꿈을 좇아 합류한 후배들로 6개월 만에 채워졌고, 매년 두 배씩 인원이 늘어 지금은 200명이 넘는 상장사가 됐다.

기업에 있어 고속 성장이 전부는 아니지만 좋은 조건을 버리고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이들에게는 자신과 회사의 성장이 본인의 선택이 옳았음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창업 이후 7년간의 노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회사의 모태가 된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술은 20여 년 전 대학 학부 때 선택한 전공에서 시작됐고 학사·석사·박사학위를 거치며 연구했던 수많은 연구 결과가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그때 연구했던 주제는 국내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었고 가능성과 잠재력을 낮게 취급했다. 혹자는 ‘그걸 연구한들 졸업 후 갈 곳이라도 찾겠냐’고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이 기술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때가 분명 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왔고 이제야 가능성을 보고 시작하는 경쟁사와는 큰 격차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20년 전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분야를 선택해 외로이 연구를 이어갔고, 모든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던 7년 전, 민간 우주 발사체를 만들겠다던 무모한 도전이, 어쩌면 그 결심이 결정적인 한 수가 아니었을까. 2025년에는 또 다른 도전이 새로운 나의 한 수가 될 것이라 믿고 기대해본다.

202501호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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