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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人生의 스승] 순대·곱창·떡볶기 사들고 교실에 들어서던 故 박종원 선생님 

 

외부기고자 이재모 서울 성남고등학교 국어교사
야간 자율학습 2교시, 가끔 눈을 감으며 윙크하는 형광등 아래에서 짧은 스포츠 머리 두어 개가 오르락내리락 자맥질을 하고 있다. 빽빽한 교실 공간, 짧은 머리들, 내리누르는 중압감, 그리고 왠지 모를 허무, 이런 것들이 지배하는 고3 교실의 풍경을 목도하며 지내온 지도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겼다. 하기야 교실에서 방송 강의까지 틀어주는 것은 아무래도 좀 달라진 것일 게다.



자율학습을 감독하다 보면 조용히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할 여유가 많이 생긴다. 그렇게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다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있는지 불현듯 의문이 들곤 한다. 나는 왜 교사가 되었을까. 내 삶의 온 과정을 지배하는 이 일을 선택하도록 손을 내민 이는 누구였던가. 물속에서 펄떡이는 물고기 같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름, 고(故) 박종원 선생님. 초창기 열혈 교사를 넘어 이제 인생의 전환기를 경험하는 요즘 더욱 가슴에 사무치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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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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