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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의 ‘인간의 위대한 여정’③] 인류 기원을 품은 ‘이름’의 변천사 

신이 준 이름표 떼내고 스스로 이름을 붙이다 

배철현 서울대 인문대학 종교학과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
숙명적 인간관 담긴 ‘아담’ 명칭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 제기… 자주적 세계관으로 무장한 ‘안쓰로포스’, ‘호모 사피엔스’로 대체
#1. 들어가는 글

인간은 공부하는 동물이다.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자기 자신을 연구하면서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높은 차원의 지적 능력을 소유하게 되었다. 대상을 깊이 관찰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자신을 망각하고 그 대상과 일치하는 순간에 도달해 그 대상처럼 사고하게 된다. 이 경지가 바로 공부다. 인류는 자신을 둘러싼 대상을 연구하고 공론화하여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의견을 비교하고 질문하고 대화하는 독특한 문화적 진화를 거듭해왔다. 이것이 바로 ‘학문(學問)’이다. 학문은 다른 사람들의 탁월한 식견에 대한 수용이며 자기변화의 과정이다.

학문에는 구별이 없다. 인문학, 과학 그리고 예술은 우주와 자연, 특히 그 안에 순간을 살고 있는 동식물과 자신의 찰나성을 유일하게 인식하고 있는 인간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서로 유기적으로 학문적인 발견을 공유해 자신이 속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적용함으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한다. 창의적이며 도발적인 예술의 시도는 인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느슨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마련한 이해의 지평을 조금씩 넓히거나 혹은 과거에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을 과감하게 유기함으로써 생소한 학문의 단계로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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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호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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