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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특집] 문재인 집권하면 누굴 중용할까 

총리·장관급 득시글, 탕평해야 ‘친문 패권’ 오명 벗는다 

한기홍 월간중앙 선임기자 glutton4@joongang.co.kr
문재인 청와대의 중핵 이룰 참모라인 형성할 ‘신(新) 3철’ 화제… 김광두·김상조 교수가 이끌 경제정책·개혁 라인에 관심 집중

“차기 정부 국무총리 인선 기준은 대탕평이고 국민통합이다. 설령 함께하지 않았던 분이라도 신망과 능력이 있다면 모실 수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월간중앙과 인터뷰에서 차기 정부 총리 인선 기준을 이렇게 밝혔다. 아울러 그는 철저한 책임총리제를 실현하겠다는 각오도 피력했다. 국민 통합을 위해 전혀 의외의 인물에도 중책을 맡길 수 있다는 복안을 드러낸 셈이다.

안철수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갔다. 역시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나를 저격한 인물이라도 능력과 자질이 있으면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외연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당연히 취할 수밖에 없는 태도다. 그러나 막상 당선 후 ‘깜짝인사’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고 봐야 한다. 철학을 공유하고 대선 승리에 공헌한 인사에 대한 적절한 권력배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구성원을 점치기 위해선 역시 대선 캠프의 인사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캠프 안에는 총리와 장관, 청와대 참모가 될 사람이 차고 넘친다. 물론 당선을 전제로 해서 하는 말이다.

“숨기면 그게 비선 아니냐”

문 후보의 선대위는 역대 선거 캠프 중 가장 매머드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무려 1000여 명의 교수와 전직 공무원, 정치인 등이 집결했다. 이들이 모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니다. 세몰이 차원에서 급거 참여한 인사도 적지 않다.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액션그룹의 면면을 봐야 한다.

경선 캠프에 이어 본선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인천시장 출신 4선 관록의 송영길 의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본선 캠프를 총괄하는 의미는 작지 않다. 문 후보의 신뢰가 가장 강하게 얹힌 인사 중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 호남 출신에 중국통이고 실무능력에 강점을 보여 상징성과 실질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된다.

‘조직의 노영민’이라는 말이 있다. 2012년 대선 때 노영민 전 민주당 의원은 문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노 전 의원의 공식 직함은 공동조직본부장. 그는 캠프의 직능조직 ‘더불어포럼’(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 등 23인 공동대표)의 성립과 관리에도 관여했다. 문 후보가 어려울 때 조언을 구하는 1순위 인사다. 그만큼 인간적 신뢰, 지략과 아이디어에 대한 문 후보의 의존이 깊다는 말이다. 문 후보가 당선된다면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문 후보에겐 편하고 유용한 ‘핸디 맨’이며, 직관과 통찰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측근 비서실 라인도 밀착관찰이 필요한 실세 그룹이다. 지난 대선에서 측근 3인방으로 불린 ‘원조 3철(이호철·전해철·양정철)’ 대신 ‘신(新) 3철’이 등장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해 안희정 충남지사를 도왔던 윤원철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재명 시장을 도왔던 장형철 전 행정관이 나란히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다. 이들의 이름 끝자 역시 ‘철’이다. 문재인 청와대의 중핵을 이룰 참모 라인을 형성할 가능성이 큰 인물군이다.

이들을 총괄하는 비서실장 임종석 전 의원은 문 후보가 삼고초려해 영입했다. 추미애 대표가 김민석 전 의원을 본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으로 임명할 때 성명을 낸 게 사달이 나 힘이 다소 빠졌다. 문 후보에게 강한 질책을 들었다고 하나 그에 대한 신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후문이다. 캠프의 한 인사는 “공개성명을 낸 것 자체가 그의 파워를 가늠케 한다”는 감상을 피력했다. 다만 민감한 시기에 중대한 판단 미스를 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임 실장과 양정철 부실장의 관계도 화제다. 양 부실장은 한때 ‘비선실세’로 불릴 만큼 문 후보와 관계가 각별했다. 이 점을 문 후보는 늘 경계했는데, 임 실장의 설득으로 양정철 전 비서관은 부실장이란 ‘양지의 직함’을 달았다. “숨기면 그게 비선 아니냐”는 논리가 통했다는 것이다.

브레인 그룹 ‘국민성장’도 집권 후 내각의 면면을 미리 짐작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다.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등 7명의 교수와 학자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의 한 카페의 정기모임으로 시작된 자문그룹은 ‘7인회’로 불리며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주축이 됐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성장에 참여한 인원은 1000명에 달한다.

국민성장은 주류 경제학자인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했다. 부소장으로 참여한 조대엽 원장, 연구위원장인 김기정 연세대 교수, 외교·안보분과를 담당하는 서훈 전 국정원 차장, 경제를 맡은 김현철 서울대 교수 등이 핵심이다. 서 전 차장은 이날 발표된 당 선대위 인선에도 안보상황단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훈 단장은 외교·안보분야에서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김기정 연세대 교수와 함께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큰 인물로 분류된다.

김상조 교수의 공정거래 개혁 실현될까

준독립 기구인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를 맡은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뒤늦게 합류했지만 임기 내 특정기간에 핵심 역할을 하는 포스트에 기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김광두 위원장은 5년 전 18대 대선 때 박근혜 후보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라는 경제공약의 기본 틀을 짰다. 그런 그가 4월 12일 발표된 문 후보의 경제 비전인 ‘제이(J) 노믹스’를 설계했다는 것은 아니러니다. 어쨌거나 김광두 위원장과 조윤제 소장이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이끌 쌍두마차가 되리라는 전망에 크게 토를 다는 사람은 없다.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경제분과 부위원장을 맡은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제이노믹스의 중요한 축이라 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개혁, 재벌 주도 산업구조 개편 공약의 밑그림을 기획했다. 집단소송제 도입, 전속고발권 폐지, 공정위 조사국 부활 등은 그가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줄곧 주장해왔던 개혁정책 중 하나다. 김 부위원장이 공정거래 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한국경제의 공정거래 분야와 재벌 위주 산업구조 분야는 상당한 규모의 개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남 출신 공동선대위원장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정책자문단을 이끄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은 총리급 중량을 갖춘 인사로, 조언을 마다하지 않을 원로들이다. 그 밖의 원로 멘토로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후원회장이 잘 알려져 있다. 학계에선 조국 서울대 교수와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각종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어쨌거나 문재인 후보는 집권 후 탕평인사를 해야 할 운명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친문패권’이라는 공세에 직면해 국정운영에서 때 이른 곤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 한기홍 월간중앙 선임기자 glutto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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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호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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