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어스름 무렵 비행기 창밖으로 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사진:박종근 |
|
우리가 찢어진 곳을 향해 소리칠 때대답 대신 벌건 핏물이 올라온다누가 저 뒤에서 오렌지를 깎는다당신이 나를 긋고 지나갔을 때우린 잠깐 가까웠고나는 오랫동안 핏물을 흘린다들여다봐선 안 되는 것을 들여다보면서오늘도 나는 사람을 미워했다거기 있어요?내가 부르면멀리서 당신이 가늘게 눈을 뜬다어딘가 아직살아있다는 대답그거면 됐다
※ 손미 - 2009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3년 시 ‘양파공동체’ 등으로 김수영문학상을 받았다. 시집 [양파공동체]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산문집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