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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北,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파 등 대남 협박 속사정 

경제 5개년 계획 실패 코앞··· ‘공공의 적’ 필요했다 

당 창건 75주년, 5개년 계획 마감 연도인데 당국 ‘빈손’
남한 내 ‘대북 전단 책임론’은 북한에 도발 명분만 줄 뿐


▎북한 청년들이 지난 6월 6일 평양 청년공원야외극장에서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군중집회를 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4일 김여정의 담화로 시작된 남북관계가 격랑을 맞고 있다. 대북 전단 활동을 하는 탈북민을 향해 ‘쓰레기’, ‘똥개’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동시에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대북 전단 살포가 계속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와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9·19군사합의 파기까지 나아갈 거라 으름장을 놓았다.

김여정의 담화 발표 4시간여 만에 통일부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전단 살포 금지 법안 검토”로 호응했다. 국방부는 민통선 출입통제 강화를 언급했다. 청와대 역시 “대북 전단은 백해무익한 것”이라며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일부 친여 인사들은 “우리가 잘못해서 북한이 충분히 그럴 만한 행동을 한다”며 북한을 두둔하는 모양새였다. 급기야 통일부가 자국민인 탈북민을 고소하고 법인 취소를 검토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이 모든 게 김여정의 말 한마디에 따른 조치였다.

이쯤 되면 북한 당국의 불만도 누그러질 만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 공세는 더욱 격렬하고 거칠었다. 영화 [기생충]의 대사처럼 “이미 계획이 다 있었구나” 할 정도로 치밀한 각본이라 할까? 남한 정부의 어떤 조치에도 아랑곳없이 그저 강공책으로만 일관했다. 평양을 비롯한 전국 규모의 항의군중집회를 통해 대남 적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통일전선부장, 외무상,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에 이어 김여정의 군부 동원 경고 등 전방위적으로 역할이 주어졌다. 심지어 류경식당 주방장까지 나서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며 거들었다.

급기야 6월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 당국은 왜 지금 이토록 강경한 자세로 문제를 삼는 걸까?

대북 전단, 효과성보단 명분에 주목


▎6월 16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가 연기에 휩싸여 있다. 이날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연합뉴스
탈북단체가 보내는 대북 전단의 효과성을 두고 우리 사회에서는 찬반이 갈린다. 그때 그 시절 한번은 접해봤을 ‘삐라의 추억’으로 보면 과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여전히 종이 삐라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바람의 방향을 고려한다지만 대북 전단을 담은 대형 풍선이 접경지역 남쪽에 불시착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럼에도 대북 전단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은 행위 자체의 상징성을 강조한다. 독재정권에서 고통받는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과 알 권리를 위한 활동이 세계적인 이슈가 된다는 점이다.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나”라는 질문에 “계속 알려줘야지, 우리가 싸우고 있다는 것을”이라는 영화[암살]의 대사처럼 자신들의 활동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자유의 메시지임을 강조한다.

삐라를 일반적으로 종이 전단으로 인식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정보로 진화 중이다. USB(이동식 메모리저장장치)와 마이크로SD카드에 담은 정보는 북한을 흔드는 사상 폭탄이라 할 만큼 위력이 있다. 특히 전기 사정이 열악한 북한에서는 MP5, 노트텔 등 소형 디지털 장비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외부 정보의 엄격한 단속과 통제는 북한 체제 지속의 근간이다. “우리의 사회주의를 무너뜨리려는 적들의 책동에서 가장 주된 것은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이다”라며 “적들은 썩어빠진 자본주의 생활양식을 퍼뜨려 우리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려고 피눈이 되여 날뛴다”라는 [노동신문](2020년 6월 9일자) 기사는 북한 당국의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북한 정권의 의도대로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채 사회주의 지상낙원에 산다는 자부심으로 무장한다면 체제 결속력은 매우 높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철저한 단속과 통제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정보는 경계를 넘나든다. 그 확산 속도와 범위가 이제는 북한 당국도 막을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장마당에서 인기리에 거래되고, 한국 노래 한두 곡쯤 부를 줄 알아야 ‘세련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체제 균열 요인이 생긴 것이다.

북한 당국은 ‘제국주의 사상문화 침투 봉쇄’를 강조한다. 김여정의 담화가 있기 불과 며칠 전에도 이른바 ‘새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의 사상 이완을 우려한 내용의 기사가 [노동신문]에 실렸다. ‘청년 교양사업에 혁명의 전도가 달려 있다’는 제목의 논설에서 김정은의 교시를 인용해 “청년들을 어떻게 교양하고 준비시키는가에 당과 혁명의 운명, 나라와 민족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청년 교양사업에 계속 힘을 넣어야 하는 것은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의 주된 과녁이 다름 아닌 청년들이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제국주의와의 대결은 곧 사상의 대결”로 인식한다. 그래서 교양사업을 매우 강조한다. 사상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들의 사상 결집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적들이 청년들에게 반동적인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의 화살을 집중하는 것은 새세대 청년들을 정신 도덕적으로 쉽게 변질 타락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불건전한 현상들을 변질되어가는 사상 정신 상태의 반영으로 보며, 이색적인 사상문화를 그들의 취미나 멋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장마당세대 “우린 더 이상 안 속아”


▎북·중 국경에 설치된 전기 철조망(왼쪽)과 부비트랩(오른쪽) 시설(양강도 지역, 2019년 7월 31일 촬영). / 사진:강동완
청년들의 사상 단속 강화를 주장하는 [노동신문] 기사를 보며 문득 한 탈북 청년이 떠올랐다. 북한에서 청년동맹 비서로 일했다는 그는 “자신들의 세대는 이전 아버지 세대와는 분명 다르다”고 힘줘 말했다. 이른바 ‘장마당세대’인 자신은 이전의 ‘자폭용사세대’(당과 조국을 위해 목숨도 불사한다는 정신)가 아니라고 했다. 그가 탈북을 결심한 이유는 양심의 가책 때문이었다. 진실이 아니라는 걸 잘 알면서 더 이상 청년들에게 혁명사상을 가르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우리도 보는 눈이 있고 듣는 귀가 있는데 더 이상 안 속아요. 사회주의 혁명을 말하지만 이제 우리는 믿지 않아요.”

이른바 ‘아랫동네 날라리풍’이라 불리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북한에 유입되면서 이색문화에 눈뜨기 시작한 청년들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낸다. 획일적이고 규격화된 국가 상품이 아니라 개인의 의사가 반영된 소비 행동이다. 몸에 쫙 달라붙는 옷이며 염색 머리는 비사회주의 행위로 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설령 단속된다 해도 뇌물을 고이면 그만이다.

“알면 바뀐다”라는 탈북민의 말처럼 외부 정보는 분명 북한 사회 변화의 주요한 동력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영화, 드라마 배경과 장면을 통해 한국의 경제 발전상을 보게 된다.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서울 말투나 패션 등 이른바 ‘아랫동네 따라 하기’로 개인의 욕망을 분출한다.

이 같은 외부 정보의 확산에 따라 북한 당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적들이 끈질기게 들이미는 자본주의 독소가 우리 지경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모기장을 2중 3중으로 든든히 치라”며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통제한다. 실제로 최근 북·중 국경 지역에 감시 초소와 전기 철조망 설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건 이를 방증한다. 100m 간격으로 초소가 새롭게 들어서고, 마을과 인접한 곳은 전기 철조망을 가설했다. 밀수를 통제·단속하기 위해 국경선 주위에 부비트랩과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곳도 많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의문이 드는 건, 남한 접경지역에서 날리는 대북 전단이 과연 북한으로 유입되느냐의 문제다. 현재 북한에서 확산되는 외부 정보는 대부분 북·중 국경 밀수를 통해서다. 북한 장마당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담은 USB와 알판(DVD를 의미)은 돈이 되는 물건이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수가 횡행한다. 이에 반해 남한 접경지역에서 보내는 종이 전단은 그 내용과 전파에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은 왜 하필 이 시점에 대북 전단 문제에 그토록 민감한 반응을 보일까? 북한 당국의 숨은 의도를 읽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의 의미를 잠시 되돌아보자. 2020년은 과히 역사의 기념비적인 해라 부를 만큼 중요한 행사로 가득하다.

먼저 현 정부에서 가장 공들여 연출하고 싶었던 건 6·15공동선언 20주년 행사였다. 북한 당국 역시 이날의 의미와 중요성을 잘 안다. ‘통일 6·15’라는 노래를 만들어 보급하며 6·15정신을 강조했다. 4·27판문점선언도 6·15정신의 계승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을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2020년 10월은 최대 행사인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이다. 또 지난 7기 4차 전원회의,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 등에서 제시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목표 시점도 바로 2020년이다.

남북관계에서 보면 6·25전쟁(북한은 조국해방전쟁) 70주년이자 연평도 포격 도발과 천안함 10주기를 맞는 해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2018년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대규모 경제협력과 북·미 간 관계 개선을 통한 체제 보장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현실은 어떠한가? 목표 시점인 2020년을 준비하면서 2년의 세월이 이토록 허투루 흐를 줄은 상상이나 했을까?

경제 실적 급한데… 평화 안 먹혀


▎지난 6월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개최한 당 정치국 회의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 / 사진:연합뉴스
평양 시민들 앞에서 남한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최고 존엄은 손뼉을 쳐주는 조연에 불과했다. 하지만 평양 무대를 양보해준 대가는 충분치 않았다.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대북제재 완화 등을 기대했던 북한 당국으로서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 남한이 나서서 ‘우리 민족끼리’ 기치 아래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남북 간 협력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기대를 저버린 채 아무것도 되돌려주지 못했다. 그저 2018년 이후 정상회담을 기념한다며 4월과 9월이면 ‘나 홀로 평화’만 외칠 뿐이었다. 국내 정치용으로 남북협력 사업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며 선거 승리에만 열을 올렸다. 오죽하면 ‘평화팔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김여정 담화부터 군사적 조치까지 이르는 이번 사태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북한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본다며 통일부를 ‘공밥부·노복부·눈치부’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의 담화 역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3월 3일 밤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시작으로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저능하다’ 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한쪽에서는 아직도 나 홀로 평화를 외치며 6·15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전혀 다른 길을 모색했다. 이미 작년 10월 금강산 시설 철거를 언급하고, 이번에는 개성공단 철거까지 들고 나왔다.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6·15가 낳은 최대의 결과물이다. 개성공단을 두고 ‘6·15가 낳은 옥동자’로 표현할 정도다. 그걸 모두 부수겠다고 협박할 만큼 북한의 상황은 절박하다. 중국과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금강산 관광에 대한 선대의 업적을 깎아내릴 정도다.

무엇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목표 기한으로 잡은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경제제재보다 더한 대북봉쇄가 이어졌다. 대북제재 상황에서도 그나마 북한경제의 숨통이라던 북·중 간 교역은 전면 중단됐다. 아무리 자력갱생과 정면 돌파를 외쳐도 부족한 자재와 식량으로는 한계였다. ‘인민대중 중심’, ‘인민을 위하여', ‘국론’ 등의 표현은 절대 권력의 북한 정권도 민심 이반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방증한다.

아울러 조국의 배신자로 불리는 탈북자가 당당히 국회의원이 됐다는 소식은 북한 당국에는 더욱 치명적이었다. 국회의원 태영호·지성호라는 그 명칭만으로도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컸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난에 따른 불만을 잠재우고, 외부 정보 유입으로 흐트러진 사상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적이 절실히 필요했다.

“오늘의 사회주의 수호전은 외부적으로는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아 나서는 적대세력들을 정치사상적으로 제압하고, 내부적으로는 비사회주의와 퇴폐적인 사상문화를 혁명적인 사상문화로 쓸어버리는 공격전이다”라는 언급([노동신문] 2020년 6월 2일자)은 북한 당국의 현 상황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다.

결국 이 시점에 북한 당국이 선택한 건 국면 전환이다. 2010년 연평도 포격은 김정은의 권력 이양기 내부 결속을 위해 대결구도가 필요했던 북한의 의도된 도발이다.

현재 상황도 마찬가지다. 언제든 김정은 유고 시 백두혈통으로의 권력승계는 당연히 김여정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3대 세습처럼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북한 주민들의 사상 이반과 불만은 단순 혈통에 의한 권력승계를 용납하지 못하는 저항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김여정이 백두혈통은 물론 능력에 따른 정당한 승계라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 또한 여성으로서 군사적 조치를 감행한다는 강인한 이미지 연출도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금번 사태가 김여정의 지휘 아래 이루어진다는 건 눈여겨볼 대목이다.

결국 우리 정부가 주목하는 대북 전단 살포 그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올바른 처방은 정확한 진단에서 나온다.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파탄 내고 대결구도를 만드는 그 숨은 의도가 분명하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마치 북한 통전부의 2중대 역할을 자임하듯 대북 전단 단체 죽이기에만 혈안이다.

국내용 ‘나 홀로 평화’ 그만둬야


▎6·15공동선언 20주년을 하루 앞둔 6월 14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통행로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뉴시스
6·15공동선언 20주년을 불과 하루 앞둔 시점에 김여정은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며 군사적 도발을 암시하는 메시지까지 남겼다. 평양을 비롯한 전국 단위에서 벌어지는 항의군중집회에는 ‘총폭탄’ 구호가 많이 등장한다. ‘천만이 총폭탄 되리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결사옹위·정면돌파를 외치고 있다는 조선중앙방송 보도도 전해진다. 이 노래 가사는 “그 어떤 압력도 봉쇄도 우리를 놀래지 못하리, 우리는 빈말 안 한다”이다. 현재 북한 내부 상황을 보면 정말 빈말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반드시 군사적 행동을 취하고 정권의 결연한 의지를 주민들에게 보여주려 할 것이다. 그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최고 존엄을 모독한 남한 땅에 ‘불비를 내려’ 화염에 휩싸이는 사진 한 장이다.

그들이 이미 언급했듯이 현 정부와의 합의 성과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9·19군사합의 폐기를 위해 서해 5도 지역에 대한 군사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군사력을 동원한 개성공단 철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남북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응은 무엇인가?

만약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 정부는 그 책임을 대북 전단 단체에 돌릴 것이다. 지금도 저렇게 북한이 강경책을 펴는 게 우리의 책임이 크다느니,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말을 한다. 그러면 북한에 도발의 명분만 줄 뿐이다. 대화 제의를 지속하되, 어떠한 경우에도 군사적 대결은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의 눈치나 보는 굴종의 대북 정책을 전면적으로 전환할 시점이다. 더 이상 국내 정치용으로 나 홀로 평화를 외쳐서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6·25전쟁 70주년인 2020년 6월 25일이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다시 화염에 휩싸이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 아울러 대북 전단 단체나 우리 정부는 북한 사회 변화를 위한 외부 정보 유입에 ‘트로이의 목마’처럼 조용하면서도 치명적인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부산하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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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호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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