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민운동과 여성인권 운동의 대부(代父)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마지막 길을 나서는 그의 초라한 뒷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당혹스럽다. 박 전 시장이 떠난 ‘서울시청 6층’의 실체는 충격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숱한 의혹만 남았다. 원망도, 추모도 할 겨를 없이 분열의 칼날이 시민의 광장을 갈기갈기 찢고 있다. 도덕적 치명타를 입은 진보는 좌표를 잃은 채 방황한다. 진실을 가린 베일이 벗겨지길 바라는 시민의 요구에 누군가는 대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