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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혐오 프레임’과 전쟁 선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나의 정치는 성역(聖域)을 두지 않는 것”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장애인·청년 문제 해결은 당사자가 적임자라는 전제에 동의 못해”
“혐오 용어 남발할수록 사회문제 해결 어려워져, 갈라치기 지양해야”
“6·1 지방선거는 정책이 승부 갈라… 후보 되면 유승민 지원 나설 것”


▎웰빙 이미지가 강한 보수 진영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위상은 독특하다. 민감한 이슈의 한복판으로 돌진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이준석(37) 국민의힘 대표는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타고 왔다. 2022년 1월 6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극적 화해한 뒤, 함께 탔던 그 차다. 돌이켜보면 이날을 기점으로 윤 당선인과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터닝 포인트를 찍었다.

2021년 6월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는 서소문 중앙일보 J빌딩을 방문했었다. 당시 그는 수행원 없이 지하철을 타고 왔다. 그로부터 10개월 사이, 그의 정치적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제1야당 대표로 선택됐고, 정권교체에 기여했으며, 5월이면 여당 대표가 된다.

보수·진보 진영을 막론하고 이 대표는 지금껏 한국 정치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유형의 이슈 파이터다. 스스로의 표현을 빌리면 “성역을 두지 않고” 발언해왔다. ‘공정’이라는 가치 기준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 이 대표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할 말을 했다. 젠더·장애인 이슈처럼 기존 정치권이 금기시하는 영역까지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선험적으로 ‘언더도그마’(힘의 차이를 근거로 선악을 판단하려는 오류)를 용납하지 않는 듯하다. 이런 이 대표를 두고 찬사와 혹평이 엇갈리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동요 없이 명징한 논리로 자기를 방어하고 있었다.

“꼭 장애인이어야 장애인 정책 잘할 수 있나?”

젠더 갈등이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와의 다툼이 불거지며 ‘이준석은 소수자와 싸운다’, ‘이준석은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같은 공격이 들어온다. 이런 상황을 예상 못했을 리 없었을 텐데.

“우리 사회에는 ‘해결’이 아닌 ‘외면’으로 귀결되는 많은 문제가 있다. 전장연은 지난 21년 동안 어느 누구도 우리 문제에 관심 갖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극단적인 방식으로 투쟁한다는 소위 ‘나쁜 장애인 이론’을 편다. 착한 장애인으로 살아보니까 아무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더라, 그러니까 나쁜 장애인으로 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당대표가 됐고, 8월 장애인분들을 만나서 이동권에 대해 논의했다. 내가 대학 다닐 때, 한 살 선배가 휠체어 탄 장애인이었다. 학교에서 그분 휠체어를 내가 3년 내내 끌고 다녔다. 이런 개인적 경험 때문에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의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 그분들(전장연)도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내가 문제 삼는 지점은 ‘이 시위가 어디를 대상으로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장애인에 관한 이 대표의 행적을 살펴보기 이전에, 같은 편을 안 들어준다고 생각했기에 전장연이 서운하게 여길 수도 있다.

“휠체어 타고 이동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많이 만들자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현재 서울 지하철의 94% 가까이 설치돼 있다. 아직 설치가 안 된 역들은 구조적으로 굉장히 어렵거나 사유지를 뚫고 나가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들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59초 공약’ 초기 10개를 내가 다 만들었다. 이 가운데 ‘저상버스나 리프트 장착 버스를 광역·시외·고속 버스까지 확대’도 있었다.”

대선 직후이고, 6·1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이 대표는 왜 굳이 전장연 사태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나?

“내가 깨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면, 우리는 항상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서 ‘당사자성’을 중시한다. 예를 들면 장애인이어야 장애인 정책을 잘할 수 있다는 시각을 탈피해야 한다. 이건 굉장한 독선이다. 이 당사 자성 때문에 우리는 굉장히 많은 정책 실패를 겪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청년 정치다. ‘청년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만들어내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자’는 식으로 나왔다. 나는 이런 생각에 완전히 반대다. 내가 10년 가까이 정치를 해왔지만, 직위에 ‘청년’이 들어가는 자리는 별로 맡은 적이 없다. 바른미래당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이 됐을 때도 ‘기탁금 1000만원의 청년 최고위원’이 아니라 ‘기탁금 5000만원의 일반 최고위원’으로 갔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에서 ‘청년’이 붙은 정치가 얼마나 활동 범위를 제약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사자보다 전문가가 더 나은 정책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굉장히 전문적인 분야, 이를테면 농업 같은 특수 분야가 아닌 한 과도하게 당사자성을 강조한 측면이 있었다. 그런 논리라면 노인 정책을 위해 노인 비례대표도 만들어야 하나?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문제는 ‘내가 가장 힘들어’를 강조하는 사람이 아니라 합리적 대안을 낼 수 있는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청년 문제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25세 여대생 박성민을 청와대 청년비서관(1급)으로 임명한 것은 이 대표의 관점과 대비된다.

“경제를 잘 돌리면 일자리가 늘고, 그 안에서 청년 일자리도 자연적으로 증가한다. 청년 일자리만 떼어내서 만들겠다고 하는 사람은 무능력자이거나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인위적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들려니 공무원을 늘리는 ‘괴랄’한 방식이 나오는 것이다.”

“예수를 안 믿는다고 反기독교도인가?”


▎2022년 3월 25일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이준석(오른쪽 둘째) 국민의힘 대표가 참석했다. 박지현(왼쪽)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왼쪽 둘째) 전 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표가 중시하는 전장연 갈등의 본질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법치주의보다 우선할 수 없다’인가?

“시위하다가 우발적으로 도로를 침범하고 질서가 무너진 것을 처벌한다면, 나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장연의 시위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기획된 것이다. 휠체어를 서울 지하철 출입문에 끼워 넣어 지하철 타는 수만 명 서울 시민의 발을 30~40분 동안 묶는 행위를 투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애초에 지하철을 세워놓겠다 작정하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비판하는 것이다.”

이 대표도 상계동에서 여의도까지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장연의 시위에 관해 어떤 시민은 온라인에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선량한 시민을 볼모로 잡는다면, 테러와 뭐가 다른가?’라고 썼더라.

“지금 유가가 리터당 2000원을 넘는 곳도 있다. 일부에게는 지하철이 선택이 아닌 필수 교통수단이 돼버린 상황이다. 차가 집에 있어도 기름값을 댈 수 없는 사람들이 지하철을 탄다. 이 사람들이 상대적 강자라서 (전장연의) 투쟁의 대상이 돼야 하나? 자기들이 원하는 속도로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가 안 된다고 서울 지하철을 점거해서 3호선, 4호선, 5호선 타는 시민들을 볼모로 잡겠다는 것은 문명적인 방식이 아니다.”

여성 단체, 장애인 단체와의 대립 여파로 이 대표는 ‘혐오 프레임’에 포위된 듯하다.

“혐오라는 단어는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나는 당신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싫다’, 이것이 혐오다. 그러나 나는 전장연의 불법 시위를 중단하라고 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걸 장애인 혐오로 치환하려고 든다. 이를테면 ‘태극기 부대’를 싫어하는 것과 보수주의를 혐오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또 내가 우리나라 페미니스트의 일부 행태를 비판한다고 해서 나한테 반(反)페미니스트 낙인을 찍는 것도 굉장히 독선적이다.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은 그냥 기독교도가 아닌 사람이다. 반(反)기독교도가 아니다. 페미니즘을 믿지 않는 사람은 그냥 페미니즘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거를 반(反) 페미니스트라고 몰아간다. 이런 이들이 조장하는 도구가 혐오다.”

지난 3·9 대선 결과만 놓고 보면, 20대 여성들이 민주당으로 결집한 것은 현실이다. 원래는 정의당 찍거나 페미 군소정당을 찍을 여성들까지도 이준석 대표가 하도 20대 남성 위주로 포지셔닝을 잡으니까 응집한 결과라는 해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대남 현상이 있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를 이대남들이 많이 찍었다. 그런데 방금 전에 말했듯이 이준석은 청년 정치 이야기를 거의 안 했다. 마찬가지로 나의 메시지에 이대남이 등장한 적은 거의 없다. ‘국민의힘 정책 중에서 이대남을 위한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고 구체성을 가지고 내가 물어보면, 정작 답을 잘 못한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그런 빌미를 준 것 아닌가?

“여가부 폐지는 정부의 효율을 따져봤을 때, 지금까지 부처로서의 소임을 다했기 때문에 없애자는 것이었다. ‘작은 정부론’에 입각해서 이야기한 것이다. 여가부가 지난 20년 동안 일을 잘했고, 여성 인권에 도움이 됐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성과가 없어서 폐지 대상이 되니까 갑자기 여성 인권의 보루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의외다.”

“민주당, ‘180석 정의당’ 되려는 것인가?”


▎2022년 3월 18일 인수위 현판식이 열렸다. 이준석(왼쪽부터)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왜 혐오라는 용어가 최근 정치권에서 자주 등장할까?

“내가 당대표가 된 뒤, 보수에서 더 이상 꺼내지 않는 단어가 색깔론이다. ‘빨갱이’ 이야기 안 한다. 그 대안으로 사회 이슈를 다룬다. 예전 보수는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종북(從北)으로 몰았다. 그리고 지금 민주당은 조금만 뭐하면 ‘토착왜구’라며 친일(親日) 몰이를 했다. 이제 국민의힘이 사회 문제를 다루니까 혐오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다. 그러나 혐오는 행동이나 구체성을 띤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혐오 논쟁이 가열될수록 대체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의구심이 든다.

“혐오라는 단어를 가볍게 쓰기 시작할수록 지금 종북이라는 단어가 갖는 느낌과 비슷하게 갈 것이다. 이제 누가 ‘종북’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긴장감을 안 느낀다. 그런 것처럼 혐오 담론도 조금씩 그렇게 가고 있다. 이것도 장애인 혐오, 저것도 여성 혐오 자꾸 이러면 그냥 그러려니 해버리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게 가장 무서운 지점이다. 장애인 혐오라는 단어가 가벼워지는 걸 장애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인데 그렇게 가고 있다.”

어찌 됐든 선거는 현실이다. 이에 관해 이 대표는 “여성 표 타령하려면 방법을 가지고 오라”고 반박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 대표는 방책이 있나?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20대 여성 기준) 오세훈 40%, 박영선 44%, 나머지 군소후보 15%였다. 지적하는 사람들은 (이준석 때문에) 44%와 15%가 (민주당으로) 합쳐졌다는 것 아닌가? 이 가운데 44%는 박원순 전임 시장이 성 추문으로 물러났음에도 찍어준 사람들이다. 나머지 15%는 여성주의 담론을 좇아간 사람들이다. 이 15%는 기업체 임원 남녀 할당제 등을 지지하는 이들이다. 이걸 우리 당이 정책적으로 받을 수 있나? 못 받는다.”

이대녀의 60%는 국민의힘이 무엇을 해도 표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가?

“내가 표현하기로는 그 60%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이뤄진 선거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숱한 여성 멸시 발언에도 표를 줬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원하는 정책을 받을 것이냐는 문제에는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여성단체 출신 몇 명 영입해서 비례대표 주는 식으로 통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이대녀에 속하는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를 겨냥하는 발언을 선명하게 내놓고 있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어떤 발언을 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답변하기가 어렵다. 다만 그분이 임명됐을 때 내가 민주당에 이런 이야기는 한번 했다. ‘180석 정의당이면 어떡하느냐?’라고. 정의당의 가치라고 한다면, 노동과 인권 문제를 다루는 정당이다. 그래서 나는 정의당 인사들과도 가깝게 교류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의당도 녹색당도 환경보다 젠더를 더 많이 다룬다. 과거 노회찬, 단병호, 권영길 등 노동의 영웅들이 몸담았던 정의당과 지금 맨날 무슨 젠더 문제만 다루고 있는 정의당의 위상은 달라졌다. 선거를 위한 전략이라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젠더 담론을 너무 거대하게 이끌고 가다간 ‘180석 정의당’이 될 수 있다고 본다.”

“6·1 지방선거, 수도권과 충청이 승부처”

4월 1일 공직후보자역량강화시험(PPAT)을 공개했다. “시험 쳐서 지방선거 후보를 내겠다”는 당대표 선거 당시 공약이 시험대에 올랐다.

“내가 꿈꾸는 세상이 100%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실현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래도 70%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힘이 필요했고, 당대표를 한 것이다. 당대표의 힘으로 만약 할 수 없는 개혁이 있다면 또 다른 힘을 찾아 나설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민주당은 선거 운동을 잘하는데 국민의힘은 얌전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떻게 해석하나?

“(소수인) 우리 당 수도권 국회의원들은 0: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작한 분들이다. 반대로 (다수인) 영남 국회의원들은 지역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5:0으로 이기고 시작하는 분들이다.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 수도권 의원들이 거의 전멸한 결과다.”

민주당 호남 의원들도 3루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사람들 아닌가?

“호남 의원들이 특별하게 이슈 파이팅 한 거 본 적 있나? 이번 대선 때 광주 복합쇼핑몰 이야기하니까 당황하지 않나? 양당 지역구도 고착화의 한계다.”

세대 포위론은 여전히 유효한 선거 전략일까?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갈라치기라고 비판한다.

“대한민국에 남자 절반, 여자 절반인데 남녀 갈라치기는 전략적으로 유효할 수 없다. 다만 남성들이 우리 정책에 호응한 이유는 그냥 성 중립적인 이야기를 해도 그게 지금까지의 (여성 위주로) 편향된 정치인의 언사보다 더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여당 대표로 입지가 바뀐다. 소수 여당 대표로서 다수 야당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정부의 주도권은 정책을 입안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우리가 능동적인 정책 행보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선거를 위한 정책을 많이 선택하며 갈라치기, 분열적 언어를 사용했다. 우리는 그런 것을 하지 않을 것이다.”

6·1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의 승리 기준은 무엇인가?

“우선 대진표를 봐야 한다. 다만 수도권 3곳(서울·경기·인천) 중 2곳 이상, 충청 4곳(충남·충북·대전·세종) 중 2곳 이상을 가져오면 (대구와 경북 빼고 전부 패했던) 지난번 지방선거에 비해 괄목 성장을 이루게 된다.”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하도 공격을 받아서 서로 부담 안 주려고 유 전 의원과 내가 정치적 일들을 상의 안 한다. 유승민계로 불리는 분들은 오히려 내가 당대표가 된 뒤 역차별을 받고 있다. 유 전 의원이 후보가 된다면 당연히 도울 것이다.”

김태흠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이 대표가 직접 설득에 나섰다.

“당내에서 충남과 충북은 우리가 꼭 가져와야 한다는 의식이 많다. 그러려면 다선 의원 출신의 무게감 있는 후보가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김태흠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 당을 위해 출마 고민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국민의당과 합당, 내일이라도 끝내고 싶어”


▎당대표 연임 도전설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역구인 노원병에서 당선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의 어젠다는 무엇이라고 보고 있나?

“정책 선거일 것 같다. 그래서 각 지역에 특화된 정책을 내놓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나 대선에서 부동산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런 부분에서도 큰 틀에서의 구상은 잡아놨을 텐데.

“특히 경기도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일산, 분당, 평촌, 산본, 중동 등 1기 신도시에 관한 특별한 공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대표 체제에서 국민의힘은 여느 때보다 호남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대선 다음 날에도 이 대표가 직접 내려가서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러나 투입한 공력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이번에 우리가 20만 표 차이로 이겼다. 윤 당선인은 ‘호남 공략이든, 세대 포위든 뭐든 하나만 안 했어도 우리가 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는 당선인의 그 말이 옳다고 본다. 우리가 한 모든 것이 대선 승리에 기여한 것이다. 특히 호남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광주에서 득표율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특기할 만한 성과라고 본다.”

‘호남의 숙원사업을 건드려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광주 공항 이전 문제는 민주당이 국회 의석과 대통령까지 독점하고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 또 호남 지역에 우리가 제대로 후보를 내지 못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정현 전 대표가 전남지사 선거에 선봉을 맡아줬다. 진용부터 바르게 채워나가겠다. (4월 12일 국민의힘은 광주시장 후보로 주기환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을, 전북지사 후보로 조배숙 전 의원을 공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는 안 대표에 대해 극존칭을 썼다.) 내가 안 대표님을 직접 뵙고 제안한 건 아니다. 안 대표님이(인수위원장을 마치고) 5월 돌아오신다면 당연히 당을 위해 헌신하실 거라고 본다. 그러면 그분의 격에 맞는 직위는 선대위원장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이야기한 것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우리는 내일이라도 하자는 쪽이지만, 안 대표 측에서 시간 조율을 하고 있다. 다만 (합당 후 당명에 관한 견해차로 결렬된) 작년과 같은 상황은 아닐 것으로 기대한다.”

이 대표가 내년에 당권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돈다.

“만약 내가 (당대표로서) 할 일을 다 한다면, 상계동(노원병)에서 당선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될 것이다. 무조건 (노원병에) 출마할 것이고, 나의 당선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선택할 것이다.”

소위 ‘윤핵관’과의 관계 회복도 필요한 것 아닌가?

“배척할 이유도 없고 같이 협업 잘할 것이다. 앞으로도 행위에 대한 부적절성 여부는 따지겠지만 정진석 의원, 권성동 의원 다 나와 친하다. 사람에 대한 (감정적) 불화는 없다.”

정부 출범을 앞둔 윤석열 당선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윤 당선인을 보며 정치적 학습 능력이 굉장히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정치 문법에 적용하는 것도 빠르지만, 어떤 것이 폐단인지도 빨리 파악한다. 나는 윤 당선인이 검사 중에서도 권력에 줄 서지 않는 참 이례적인 검사였기 때문에 국민에게 사랑받는 검사가 됐다고 본다. 당신 스타일대로 여의도의 정치 관례에서 벗어났을 때, 사랑받는 대통령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 사진 전민규 기자 jeon.minkyu@joongang.co.kr / 녹취 정리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202205호 (20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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