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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스페셜 | 22대 총선을 준비하는 사람들(2)] 김범수 국민의힘 용인정 당협위원장 

“북한 인권운동에 20년 청춘 바쳐… 낙후된 정치도 확 바꾸고 싶어”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 들어설 용인, 시급한 교통 문제 해결 방안 마련에 고심”
“북한 주민 위해 매일 대북 라디오 방송 진행…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큰 관심”


▎김범수 국민의힘 용인정 당협위원장은 “지난 5년간 용인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지역과 현실 정치를 경험한 만큼, 이제는 누구보다도 대한민국과 미래를 위해 일할 준비가 됐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사)세이브NK(SaveNorth & Next Korea)대표, (사)태평양아시아협회 회장, 미래한국미디어 회장, 용인발전소 대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남북협력자문위원장. 김범수(50) 국민의힘 용인정 당협위원장의 직함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북한 인권 시민운동가 등으로 활동하던 중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계기로 한국 사회의 모순을 바로잡고자 국회 입성을 결심했다고 한다. 1년여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용인정에 출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전략 공천한 이탄희 현 의원에 9.6%p 차이로 패했다. 이후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의 자세로 착실히 표밭을 다져왔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다시 맡아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용인에서 3000표 이상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상일 용인시장이 당선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김 위원장은 “10여 년간 해외에서 공부하면서 지식과 안목을 넓혔고, 20여 년간의 시민운동 과정에서는 우리 사회 한 모퉁이에서 정치 사회의 변화와 질곡을 경험했다”며 “그리고 지난 5년간 용인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지역과 현실 정치를 경험한 만큼, 이제는 누구보다도 대한민국과 미래를 위해 일할 준비가 됐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몸 담고 있는 용인 선거구는 어떤 곳인가?

“인구 110만 명의 용인은 지난해 고양, 수원, 창원시와 함께 특례시로 승격했다. 용인특례시는 근래 들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곳 중 하나다. 1996년 군에서 시로 승격한 이후 인구수만 4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엔 120조원 투자 규모의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300조원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하면서 국가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춘 핫한 도시다. 선거구는 처인구, 기흥구, 수지구 등 3개구에 걸쳐 갑을병정 4개가 있는데, 같은 용인임에도 불구하고 선거구별 특색이 완연히 다르다.”

“교통 문제 해결 위해 신분당선 지선 신설에 총력”


▎(사)태평양아시아협회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8월 25일 공동 주최한 공적개발원조(ODA) 세미나 ‘10만 청년, 세계로! 미래로!’에서 김범수 태평양아시아협회 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태평양아시아협회
우리 정치가 많이 낙후돼 있다는 인식이 많다. 직접 체감하고 있는 지역 민심은?

“용인은 기존 보수 여당의 정서가 바탕에 깔려 있으면서도, 외부에서 유입된 젊은 층 상당수는 중도 혹은 야당 성향이 짙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경기도 59개 당협 중 불과 7석을 건지는 데 그쳤다. 용인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 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내년 총선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상일 시장이 당선했고 호흡이 중요한 만큼, 지역 발전을 위한 차원에서라도 이번에는 유권자들께서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주시리라 믿는다.”

시급한 지역의 현안은?

“교통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특히 처인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단지가 들어설 곳임에도 도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울러 용인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에게는 서울 지하철 노선 연결과 대중교통을 늘리는 방안이 절실하다.”

최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면담한 것으로 안다. 어떤 얘기가 오갔나?

“용인시 교통 문제 해결방안을 설명했고, 가장 중요한 신분당선 지선 신설을 건의했다. 지역 주민과 함께 의견을 모아온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 도면안까지 그려서 가지고 갔다. 용인 수지구 동천역에서 시작해 기흥구 죽전·마북·동백, 처인구 역북·남사로 이어지는 지하철 노선이다. 향후 용인시민의 교통 편의를 크게 개선하는 중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용인시에서 최근 이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이 밖에도 경강선·서울3호선 연장, 신봉~동백 경전철 연결, GTX 용인역 역사 내 SRT 정차 등을 요청했다. 또한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게도 지역 현안 등에 대해 건의하고 있다. 옛 경찰대 부지와 플랫폼시티 개발 방안, 처인구 배후 도시 건설안 등에 대해 수시로 문의하면서 소통하고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해 어떤 것들을 고민하고 있나?

“신분당선 지하철 연결, 경강선 연장과 함께 도로 연결 등 교통 문제 해결을 내걸 생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여러 복합시설 등이 필요하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용인특례시는 문화·예술·스포츠 중심 도시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처인구에 있는 골프장만 21개나 되고, 대학도 6개가 있다. 스포츠 분야만 보더라도 대학 학과에 연계해 골프와 태권도 등을 특화할 수 있다.”

“문화·예술·스포츠 중심 도시 만드는 데 기여할 것”


▎김범수 국민의힘 용인정 당협위원장이 8월 29일 월간중앙과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 슬로건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도층 확장을 위해서는 각자 살고 있는 생활 세계의 개선이 이뤄지도록 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생활 여건 개선의 희망을 주는 것,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시절, 세이브NK를 통해 북한 인권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안다.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궁금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모두에게 외면 받는 이슈가 돼버렸다. 인류 보편적 가치인 생명과 인권과 자유의 문제가 정치적으로 매도되고 외면돼 왔다. 저는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외국 유학 경험이 문제를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게 했던 계기였다. 북한 인권 증진과 자유 평화 통일 준비는 제 인생 멘토이자 장인인 고(故) 김상철 변호사의 평생 업적이자 유지이기도 했다.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관한 인권 문제 앞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나뉠 이유가 없다. 만약 우리 국민들이 북한 인권 문제에 눈을 뜨게 된다면 공정과 상식이 회복되고 정치·사회적 문제도 자연스레 정상화하리라고 본다. 북한 인권 문제의 진전과 해결은 곧 북한 정권의 변화와 자유평화통일과 북한 지역의 개발과 번영의 미래로 연결될 것이다.”

활동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나?

“매일 새벽 대북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다. 사실 제 이름을 걸고 방송을 시작할 때는 두렵기도 했다. 이후 직접 북·중 국경지역에 가서 북한 내부로 몰래카메라를 들여보내 공개 처형 장면 등을 찍어오기도 했고, 1000여 명의 탈북민을 세이브NK가 구출하기도 했다. 탈북 난민 보호 유엔 청원 1000만 명의 서명을 CD에 담아 외판원처럼 유럽의회 의원실을 돌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던 기억도 있다.”

태평양아시아협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태평양아시아협회는 1994년 태평양 연안 아시아 국가들이 민간 교류를 통해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확산한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저는 지난 20여 년간 청년봉사단원으로, 협회 이사로 관여해 오다가 올해 들어 회장에 취임했다. 미국의 평화봉사단은 전 세계에 청년 봉사단을 보내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우리 협회도 지난 30년 동안 1만여 명의 대학생을 해외 20여 개국에 파견해 문화 교류와 친선을 도모하는 한편, 세계 시민과 지역 전문가를 양성해왔다. 지난 8월 25일에는 국회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세미나 ‘10만 청년, 세계로! 미래로!’를 열고 청년봉사단의 국가적 역할과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청년들이 세계 자유연대의 기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 행사였다.”

“일 잘하는 사람이 국회 들어가야 정치도 바뀐다”

펜실베이니아대 인류학과 졸업 후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유학파가 시민사회 운동에 관심 가지기가 쉽지 않은데…

“초·중학생 시절 미래 대학교 생활을 떠올릴 때 담배 자욱한 선술집에서 소주를 마시며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학우들과 열정적으로 토론하는 장면을 상상하곤 했다. 제가 92학번인데, 막상 대학교에 들어가니 ‘운동권 끝물’이라 그런지 주변에 그런 모습의 친구들이 거의 없었다. 민주화와 번영의 시대가 열리면서 ‘열심히 노는’ 캠퍼스 문화가 된 게 좀 시시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미래한국]을 창간해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에 앞장서고, 탈북민 보호와 북한 인권 운동을 개척한 인권변호사이자 전 서울시장이던 장인을 만나면서 시민사회 활동에 푹 빠지게 됐다.”

미래한국미디어는 어떤 곳인가?

“<미래한국>은 2002년 저희 장인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대표적 학자와 지성인, 오피니언 리더 1000명이 발기인 주주로 참여해 창간됐다. 저는 지금 [미래한국] 발행인 대표직에서 물러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창간 당시만 해도 보수라고 하면 ‘수구꼴통’으로 매도되는 시절이었다. 보수정론지를 표방했는데, 보수와 진보의 정치진영 논리가 아니라 정치철학과 사상으로써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정책을 연구하고 확산하는 데 앞장서왔다. 또한 국제 문제와 북한 문제를 많이 다뤄왔다. 정치사상과 국제 문제를 다루는 언론사를 운영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임직원과 많은 분의 헌신과 참여로 유지해올 수 있었다. 가장 고마운 건 20년간 함께해준 아내와 가족이다.”

국회의원이 되려는 이유는?

“20여 년간 시민운동을 하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이른바 보수진영의 모순에 대해 느낀 바가 있어 이제는 국회에 들어가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당시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당협위원장을 맡으면서 용인으로 오게 됐다. 당연한 말이지만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배지를 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회에 들어가 일을 하기 위해서다. 일을 하던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면 일을 잘하지만, 일을 해보지 않던 사람이 권력 의지로만 국회에 들어가면 길을 잃고 권력 다툼만 하게 되는 것을 많이 봐왔다. 저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 글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 사진 김상선 기자 kim.sangseon@joongang.co.kr

202310호 (20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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