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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현장 속으로] 이민근 안산시장이 꿈꾸는 ‘글로벌 도시’의 미래 

“다양성 살아있는 젊음의 도시, 안산의 길이 곧 대한민국의 길 된다”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창업펀드로 청년의 꿈 응원, 5개 대학 ‘유니온 축제’ 지역 브랜드화
GTX-C 착공 계기로 역세권과 노후도심 개발 지속 성장 동력 확보


▎이민근 안산시장은 시장이 되기 전에 세 번의 시의원 경험을 거친 덕분에 일사불란하고 체계적인 추진력이 돋보이는 행정가다. 그는 젊음과 소통을 무기로 안산이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을 선도하길 꿈꾼다.
경기도의 전통적인 산업도시 안산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한때 환경오염의 대명사였던 시화호와 반월공단은 각각 생태호수와 스마트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 범죄가 끊이지 않았던 외국인 밀집지역은 세계인이 공존하는 다문화 실험장이 됐다. 인근 도시로의 인구 유출과 도시 노후화로 정체기를 맞닥뜨렸지만, 여러 개발 호재를 만나 과거의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글로벌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는 이민근 시장의 안산 재설계 키워드는 ‘젊음’과 ‘소통’이다. 3월 11일 시청 집무실에서 이 시장을 만났다.

선거 때부터 ‘젊음의 도시, 안산’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취임 후에도 그 기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나?

“청년의 열정과 패기, 창의력이 안산을 새로운 길로 이끌 원동력이 돼야 한다고 줄곧 생각해 왔다. 청년정책은 한 세대를 위한 게 아니라 안산의 미래를 위한 계획이다. 도내 인구 50만 이상 11개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우리 시의 전체 인구 대비 청년 인구 비율(33.7%)은 평균(32.3%)을 웃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장에 당선된 이후 언제든 청년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필요한 부분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전담 부서인 청년정책관을 신설해 대응하고 있다.”

4년간 1000억 투자해 청년 유니콘 기업 육성

대표적인 청년정책을 꼽는다면?

“지난해 공약사업 일환으로 조성한 ‘안산시 청년창업 펀드(1호)’가 있다. 정부의 모태펀드를 활용해 최소한의 시 재정을 투입, 투자와 회수를 통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춘 청년창업·벤처·중소기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매년 250억원씩 임기 내 1000억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8월 운용사를 선정하고 안산시가 20억원, 모태펀드 100억원, 민간과 공공기관 투자 180억원으로 1차 조성목표를 50억원 초과 달성했다.”

작년에 처음 열린 안산의 5개 대학 연합축제도 인상 깊었다.

“대학을 5개나 보유한 젊은 캠퍼스 도시의 강점을 활용하고 청년 간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마련하려고 연합축제(유니온 페스티벌)를 처음 시작했다. 각 학생 대표로 구성된 ‘대학연합축제추진단’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안산시와 협업, 성공적인 축제를 이끈 점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올해는 ‘함께’의 의미와 참여 대학 각각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다. 또 유니온 페스티벌을 청년 문화도시 안산의 새로운 청년 참여형 대표 축제로 발전시켜 청년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이 손꼽아 기다리는 안산의 대표 브랜드 축제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다만 안산도 인구 감소를 피해가진 못했다. 원인을 어떻게 보는지···

“우리 시 인구는 올해 1월을 기준으로 72만4743명이다. 2013년에 76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인근 지자체와 비교해 원활하지 않았던 아파트 공급을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보면 안산시와 인구 이동(전출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시흥, 화성, 수원 순이었다. 주택, 가족, 직장, 주거환경, 교육 문제 때문이다. 특히 ‘주택’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게 우리가 내린 결론이다.”

어떤 처방을 마련했나?

“양질의 주택 공급으로 인구를 끌어들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주택 공급, 청년 등 생산인구 유입, 학령인구 감소 대응, 생활인구 유입 및 도시활력 제고, 저출생 대응, 대외 이미지 개선 등 6개 분야로 나눠 맞춤형 인구정책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안산이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대상 지역에 포함되는 결실을 보았다. 안산에는 준공 30년 넘은 아파트가 경기도에서 가장 많다. 이 법이 적용되면 재건축 등 도시재생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2028년에 준공하는 장상·신길지구 신도시 개발도 인구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무원과 전문가, 시민이 함께하는 인구정책을 추진하려고 인구정책추진실무단과 인구정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실무단과 위원회가 교육과 토론을 통해 인구위기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일자리 대책은 인구 문제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일자리 정책의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해달라.

“사람을 끌어들이는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말이 있다. 양뿐만 아니라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관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구직자에게 계층별 맞춤형 취업을 지원해 기업과 시민의 일자리 수요에 맞춰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안산사이언스밸리 일원에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청년벤처기금 조성, 스타트업 성장 지원 등으로 창업 생태계가 구현되고 청년 일자리가 확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청년이 꿈꾸는 새로운 안산’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가적 위기인 저출생 문제에 관해 지자체 차원에서도 출산율을 끌어 올리려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출산율 저하 원인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봤다. 그 결과 ‘경제적 부담’이 61%였고,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 확산(22%)’,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16%)’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저출산을 사회 현상이나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도시의 지속 발전과 도시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중장기적 관점의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이에 따라 ▷결혼을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사회경제적 원인 해소 ▷출생·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 ▷자녀양육 부담 완화를 위한 보육·교육 환경 개선 ▷일-가정 양립 사각지대 해소 ▷생명존중 및 저출산 인식 개선 등 다섯 가지 전략을 세워 각각에 맞는 정책들을 발굴하고 있다.”

저출산은 도시경쟁력 좌우, 전략적으로 접근


▎2023년 11월 14일 호텔스퀘어 안산에서 열린 ‘이민 사회의 진입, 지속 가능한 미래 발전을 위한 안산의 대응’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이민청 유치를 염원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안산시는 법무부에 이민청 유치 제안서를 제출했다. / 사진:안산시
구체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리 시는 건강하고 행복한 임신과 출산을 보장하는 사회적 책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난임 진단검사비 지원, 신혼부부 건강검진 지원 등 아이 낳기를 원하는 부모에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료·보건 시스템을 정비했다. 또 공영주차장 등 관내 13개 공공시설 이용료를 감면하는 ‘안산 임산부행복플러스카드’는 연간 1300여 명이 발급받을 정도로 인기다. 이미 경기지역 최고 수준이던 ‘안산(다자녀) 행복플러스카드’ 수혜자도 대폭 확대했다. 안산(다자녀) 행복플러스카드는 공영주차장 요금 감면과 육아종합지원센터 이용료 면제, 수영장·헬스장 3개월 무료 이용 등 시에서 운영하는 15개 시설과 프로그램 이용에 큰 혜택을 준다. 또 다자녀 기준이 3명에서 2명으로 완화돼 셋째 아이부터 출생축하금도 기존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였다.”

마음 놓고 양육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맞벌이로 양육 공백이 발생한 가정에 230여 명의 아이 돌보미가 직접 방문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맞벌이 가정을 위해 최대 자정까지 운영하는 야간연장 어린이집을 85곳 지정해 운영 중이다. 외국인 부모의 보육료 부담을 덜어주는 외국인 아동연장보육료를 지급하는 건 우리 시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아동학대 전담부서도 설치했다. 지역아동센터 64곳과 드림스타트센터 2곳, 다함께돌봄센터 15곳을 운영해 돌봄에서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인종·다문화 국가로의 전환이 인구 감소 시대의 대안으로 꼽히면서 안산시의 다문화 정책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산시는 외국인 비율이 15%에 육박해 이미 초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 안산의 외국인 주민은 2011년 5만 명을 넘어 2022년까지 전국 시·군·구 중 늘 1위다. 행정안전부가 작년 말에 발표한 ‘2022년 지자체 외국인 주민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1월 1일 기준 안산시의 외국인 주민은 10만1850명이다. 2021년에 비해 6909명이나 늘었다. 다양한 외국인지원 기관이 있고 60개가 넘는 커뮤니티가 있어서 전국의 외국인들이 안산시를 찾아 도움을 얻고 정보를 교류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적 문제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산의 길이 대한민국의 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민청 유치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안산에는 외국인 행정 전담기관인 외국인주민지원본부 등 전국 최고 수준의 외국인 종합행정타운이 있다. 연간 350만 명이 다문화마을 특구를 찾아 생활·문화·교육·여가·일자리 등에 걸쳐 행정 서비스를 받으러 온다. 출입국·이민관리청이 안산에 있다면 기존의 다문화 정책이나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대사관과 필리핀 대사관으로부터 안산시의 이민청 유치 지지를 끌어내기도 했다.”

경제활력 기반 마련할 도시개발사업 박차 가할 것


▎이민근 안산시장은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지혜로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10년, 20년 후 안산의 미래를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시화호 조성 30년이 되는 해다. 환경오염의 대명사에서 생태의 보고(寶庫)로 거듭난 비결이 궁금하다.

“1994년 방조제 물막이 공사 후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후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를 유입시키면서 되살아났다. 정부와 지역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본 상징성이 있다. 시화호를 둘러싼 안산, 시흥, 화성 3개 지자체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공동으로 시화호 브랜딩, 학술포럼, 기록화·교육, 해양레저 등 생태계 보전을 위해 협력해 나갈 생각이다. 하반기에 안산갈대습지 생태환경 교육시설이 문을 열면 환경오염을 슬기롭게 극복해 낸 글로벌 모델 시화호가 환경교육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되리라 기대한다.”

어느덧 시장에 취임한 지도 2년이 되어 간다. 3선 시의원으로서 시정 경험이 풍부하지만, 시장으로서의 행정 철학은 다를 것 같다.

“후보 시절 캐치프레이즈가 ‘바꾸자! 안산’이었다. 안산은 일시적 변화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혁신이 필요하다. 진정한 혁신은 충분한 숙고와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10년, 20년 후 안산의 미래를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바라보고, 소처럼 신중히 행동한다’는 뜻의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지혜로 도시 혁신을 그려가고 있다. 또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되새겨 시민이 공정하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열린 시정을 추구하고 있다.”

임기 중 꼭 해보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도시 가치를 높이는 도시 개발과 재생에 주력하고 싶다. 10여 년 전부터 우리 시의 큰 과제였던 사동 89블록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초지역세권 개발사업, 시민시장 개발사업 등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에 속도를 내려 한다. 신설한 도시개발단을 주축으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사업 방향을 정해 경제 활력의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또 1월 25일에 착공한 GTX-C 노선과 연계한 역세권 복합 개발로 상업과 주거, 문화, 일자리가 어우러진 도심 환경을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여기에 원도심인 원곡동에 개성과 활력을 불어넣을 스트리트몰 조성이나 더드림 재생사업 등 구도심을 기회의 땅으로 바꾸는 혁신을 일으키려 한다. 또 편입 30년을 맞이하는 대부도는 인구 4만 명 이상의 정주 여건을 갖춘 자족형 관광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 이민근 안산시장
■ 1969년 안산 출생■ 한양대 행정자치대학원 지방자치학 석사■ 제5, 6, 7대 안산시의회 의원■ 제7대 안산시의회 의장■ 안산의힘 대표■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사무처장

- 글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 사진 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

202404호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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