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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치 발 들인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 

“반도체·자동차 둘 다 견인할 혁신 성장 엔진” 

조득진 월간중앙 선임기자
“경제 살릴 ‘정치 신상’에 주민들 호응”
“화성에 혁신산업 융합 클러스터 추진할 것”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을 후보는 3월 6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호수공원에서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 사진:공영운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은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9호 영입인재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1991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정치부 등을 거쳤으며 2005년 이사대우로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전략개발팀장과 해외정책팀장, 홍보실장 등을 거쳐 전략기획 담당 사장을 역임했다. 그가 출마하는 경기도 화성을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이어 국민의힘에서 한정민 삼성전자DS부문 연구원을 전략공천하면서 22대 총선 격전지로 부상했다. 지역구 평균 연령이 34세인데다, 인근에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의 연구소·공장이 있어 젊음과 전문성을 앞세운 구도다.

동탄 최대 현안 답답한 교통 “확 뚫겠다”

3월 13일 월간중앙과의 통화에서 공 후보는 “대기업 사장 출신에 성과도 냈으니 이름 정도는 알아주시겠지 했는데 식당이나 출근길에서 얼굴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도 해주셔서 많이 놀라고 있다”며 “저는 ‘말보다 실력’을 강조한다. 현대차에서 임원으로 18년 일하며 내수 중심의 현대차가 글로벌 3위로 도약하는 과정에 함께했고, 전기차와 미래차 분야로의 혁신도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 본’ 사람이자 ‘성과를 낸’ 사람이 일을 더 잘하는 것은 자명하다. 게다가 저는 정치판의 신인이다. 기업에서 검증 받은 실력을 지역과 국회에서 보여드리고 싶은 ‘경제 살릴 정치 신상’”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CEO 출신이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우선 혁신 성장의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공정과 분배, 복지 향상에 역점을 두었고 성과도 냈지만 지금은 성장의 모멘텀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저성장이 서민경제 고통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의 모멘텀을 만드는 것은 공정과 분배, 복지의 지속성을 보장한다. 두 번째는 청년들에게 기회의 장을 넓혀주고 싶다.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18년 동안 일하면서 55개 나라를 다녀왔다. 우리 청년들의 능력과 열정은 선진국 그 어느 청년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청년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길을 열어야 한다. 혁신 성장으로 청년들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기업가 출신 정치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이런 혁신 성장에 진정성이 있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곳이다.”

“화성을 반도체와 자동차가 손잡는 혁신산업 융합 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단순한 개념적 선언이 아니다. 제가 기업에서 쌓은 경험과 성과를 근거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현대차 사장 재직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장단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저는 국가의 혁신 성장을 위해 ‘반도체와 미래차의 동반’을 강조한다. 고성능 AI 반도체를 개발해야 삼성의 반도체 경쟁력이 커지고, 이를 탑재해야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개발도 시너지가 생긴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와 현대차 남양연구소가 자리한 화성이 ‘잉태’의 최적지다. 화성을 중심으로 청년들의 혁신 일자리가 늘어 날 것이다. 필드 경험이 있는 저 공영운이 그 융합클러스터를 추진할 것이다.”

공 후보자가 생각하는 화성 지역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화성을, 동탄 지역 시민들이 체감하는 최대 현안은 아무래도 지역 내 교통 문제다. 특히 집에서 지하철역, 지하철역에서 집을 이어주는 ‘라스트 마일’ 체계가 상당히 불편하고 이 때문에 주거환경 만족도가 심각하게 떨어져 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집도 역세권’을 선언했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평균 2㎞ 남짓한 거리를 마이크로 모빌리티 체계로 확 바꿀 것이다. 또한 이미 개통이 확정된 GTX와 SRT 등 광역교통망 외에 1호선, 분당선의 동탄역 연결이 중요하다. 동탄트램과 동탄~인덕원선, 동탄~서동탄 1호선 연장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공 후보는 현대차 재직 당시 가장 큰 성과로 ‘글로벌 신경망 구축’을 꼽았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10개 나라에 생산기지를 구축했고, 200개 국에 판매망을 확보하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런 하드웨어 구축 과정에서 통상, 환경, 안전규제, 정책변화 등에 긴급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취약점이 나타났다. 공 후보는 “자동차산업은 외부 환경에 상당히 민감한 분야”라며 “이런 부분을 선제적으로 파악해서 회사의 경영 전략과 비전에 담는 것, 즉 ‘신경망’을 구축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에 신경망을 구축하는 신규 업무를 제의했고, 인력과 예산을 받아 10개 나라의 수도에 사무소를 내고 변호사 등 현지 전문가들과 각종 이슈를 분석했다. 이후 현대차는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선제 대응이 가능해졌다. 공 후보는 스스로 “통상 위험 속에서 우리 산업을 지킨 글로벌 경영자”라고 자부한다.

“정치권도 글로벌로 시야 넓혀야”

경영 전문가가 꿈꾸는 여의도 정치는?

“우선 정치권도 글로벌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는 80% 이상 글로벌 시장과 연결되어 있다. 세계 트렌드를 놓치면 국가 경영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여의도에 이런 흐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또 5년 임기의 정권에서 정책 뒤집기가 너무 심하다.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 사업이 수두룩한데, 이것은 국가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원외교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20~30년 지속 가능한 원자재 확보가 중요하다.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과제를 이어가는 시스템을 국회에서 만들어야 한다. 산업적으로는 혁신 성장과 미래 먹거리 창출의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재계 출신들의 여의도 성공 사례가 적다.

“결국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많은 재계 인사들이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국회에 진출했지만 이 꿰는 능력에서 차이를 보인 것 같다. 저는 언론사에서 정치부 기자로 10년 넘게 일하면서 정치 프로세스를 곁에서 지켜봤다. 그때 만들어진 정치 인맥도 상당하고 저의 ‘혁신 성장’ 목소리에 동의하는 분들도 많다. 성과를 내는 정치 프로세스를 밟아보겠다. 또 법안을 많이 발의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정책을 만들 것이다. 국가의 미래 설계와 관련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굵직한 한 방이다. 저의 경험과 지식, 열정을 잘 꿰어서 힘을 합치면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 조득진 월간중앙 선임기자 chodj21@joongang.co.kr

202404호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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