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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알수록 매력 넘치는 앙골라... 로엔수 대통령 방한을 기대한다 

 

수교 이후 32년 만에 앙골라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한국 방문
앙골라는 한국에 기회의 땅...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분야 많아


▎4월 29일 한국을 방문하는 앙골라 공화국 주앙 로엔수 대통령. 앙골라 국가원수로는 수교 32년 만의 첫 방한이다. / 사진 : 로이터
앙골라 공화국의 주앙 로엔수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으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로엔수(주앙 마누엘 곤살베스 로엔수)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앙골라 국가원수로는 최초로, 양국 수교 이후 32년 만이다. 로엔수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 국민들에게 발전 잠재력이 큰 앙골라와 발전 경험이 풍부한 한국이 서로 윈-윈 하는 호혜 협력 관계로 발전되기를 바라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낯설지만 앙골라는 흙 속에 숨겨진 보석처럼 알고 보면 매력이 넘치는 나라다. 아프리카 대륙 남서부의 세계적인 원유 수출국이다. 한국 소비량의 절반에 달하는 하루 약 15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전량 수출한다. 니켈, 리튬, 코발트, 다이아몬드, 금, 구리 등 중요 광물의 매장량도 풍부한 자원부국이다.

앙골라는 한국의 12배가 넘는 방대한 국토에 인구는 3,700만 명에 불과하다. 한국 경작지의 34배에 달하는 5,500만 ha(국토의 절반)가 경작이 가능하고 풍부한 수자원과 비옥한 토질, 농사에 유리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앙골라처럼 원유와 광물, 비옥한 토지를 다 갖고 있는 나라는 드물다. 따라서 앙골라를 가본 사람들은 이곳을 하늘이 준 천혜의 땅이라고 말한다.

앙골라는 한국과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앙골라는 2세기 동안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975년에 독립했지만 곧바로 내전에 빠져 들었다. 소련과 쿠바 등 사회주의 국가들의 지원을 받는 MPLA(현 집권당)와 미국, 남아공 등 서방진영의 지원을 받는 UNITA (현 제1야당)간의 내전이 27년이나 지속되었다. 2002년 마침내 내전은 끝났으나 국토는 대부분 황폐화되고 국민의 삶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졌다.

앙골라의 2016년은 한국의 1987년과 같다. 한국이 1987년을 계기로 민주화되었다면 앙골라는 2016년의 각 정파간 합의를 계기로 민주화의 길로 들어섰다. 앙골라의 각 정당들은 2016년 대통령의 임기 5년 중임제를 골자로 하는 민주헌법을 개정하였고 이에 따라 2017년 8월 선거를 치렀다. 이때 집권당 MPLA의 후보로 나서 앙골라의 제3대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로엔수 대통령이다.

로엔수가 국가를 이끌고 있다는 점은 앙골라로서는 큰 행운이다. 그는 2017년 9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국가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했다. 1987년 직후의 한국처럼 산토스의 38년 집권 이후의 앙골라에도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가 폭발하였다. 대통령으로 이러한 요구를 적절하게 담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로엔수 대통령은 특유의 인내와 유연함으로 마침내 안정을 이루고 산업화를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

27년간 내전 후 민주화의 길....잠재력 큰 시장

이제부터는 안정을 토대로 “더 풍요롭고 발전된 앙골라를 만들겠다”는 것이 로엔수 대통령의 각오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의 친 서방노선이다. 로엔쑤 이전에는 러시아, 중국과 가까웠고, 이들 국가의 도움으로 내전에서 이긴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로엔수 대통령은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미국, EU 등 서방국가들과 외교관계를 돈독히 해 나갔다.

로엔수 대통령은 젊은 시절을 전장에서 보낸 군인이었다. 1978년부터 4년간 소련의 레닌 군사정치학교에서 공부하고 정부군 지휘관과 주지사로 내전에 참전하였다. 2002년 내전의 상대를 급격하게 무너뜨린 전투의 주역으로 내전종식 협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그 후 군을 평시에 맞게 정비하는 업무를 주도하였다.

2016년 앙골라 정파가 민주적인 정치, 선거제도에 합의하는데 국방장관이자 집권당의 지도자로 기여하였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8월 선거에서 여당인 MPLA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여 앙골라의 3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2022년 8월 재선되어 현재 2기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앙골라는 방대한 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다. 커피가 그 한 예다. 1970년대의 앙골라는 세계 3대 커피 생산국이었다. 당시 총 60만 ha의 커피농장에서 매년 약 30만 톤의 고급 커피가 생산되었지만 오랜 내전으로 대부분의 커피농장은 방치되고 농장주와 기술자들은 브라질로 이동했으며 농부들은 군에 입대해야 했다. 현재 경작되는 앙골라의 커피농장은 70년대의 60만 ha에 비해 5만 ha에 불과하다.

커피산업에 필요한 생산, 가공, 운송, 판매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규모화와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 앙골라 정부는 커피산업을 앙골라 발전의 한 축으로 삼는다는 계획으로 앙골라 커피산업의 르네상스에 참여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앙골라의 다른 분야도 대부분 커피와 같다. 지금 대부분의 산업에 손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농업발전이 시급하다. 앙골라 농업부의 발표에 의하면 앙골라의 경작지 5,500만 ha 가운데 10%만이 실제 경작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농토가 방치된 채 잡초로 덮여 있는데 오랜 내전의 결과다.

앙골라 정부는 현재 원유 의존적인 경제체제를 다변화 한다는 계획이다. 원유는 앞으로 100년은 더 채굴할 수 있지만 원유가 고갈되기 전에 장기적인 발전이 가능한 “원유 이후의 경제시스템(next crude oil economy system)”을 구축한다는 목표 하에 다양한 발전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앙골라 정부는 “2023-27 국가발전 프로그램”에서 농업, 에너지 및 수자원, 제조산업, 수산업, 여행산업, 헬스 보건, 교육, 운송 및 유통 시설, 디지털산업을 중점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아울러 도로, 발전소, 조선소, 석유정제 시설 등 국가인프라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앙골라 정부는 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국, EU 등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원유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로엔수 대통령 방한 계기로 긴밀한 협력 기대

2023년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탈퇴한 이유도 OPEC 회원국으로서의 이점을 포기하는 대신 OPEC의 통제를 벗어나 국가발전을 위해 원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로엔수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만약 앙골라 정부가 현재의 원유생산량에서 5%를 추가로 생산, 그 판매자금을 5년간 투입한다면 가용자금은 최소 110억 달러(13조 5,000억 원)에 달해, 앙골라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프로그램의 조기 집행이 가능하고 성과도 단기간 내에 거둘 수 있다.

한국이 과거 국가발전에 필요한 돈이 없어 독일에 파견된 광부, 간호사들의 임금을 담보로 하여 차관을 얻고, 대일 청구권 자금을 사용하고, 월남전에 파병된 병사들의 참전수당을 써야 했던 데에 비하면 원유라는 천혜의 자원이 있는 앙골라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여인이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하면 그 나라는 시장이 형성된다’는 말이 있다. 앙골라의 여인들은 이제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했다. 앙골라는 잠재력이 큰 나라다. 사람들은 인성이 착하고 부지런하다. 가톨릭이 절반을 넘고 기독교까지 합하면 90%가 넘어 종교로 인한 갈등이 없다. 무엇보다 애국심이 투철하고 이를 몸소 실천하는 지도자가 있다. 내전과 그 후유증으로 잠시 홍역을 앓았을 뿐이다. 비로소 정치적인 안정을 이루었고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매력이 급증하고 육식의 수요가 늘고 차량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앙골라는 지금 연 24만 톤의 닭고기를 수입한다.

앙골라는 지리적으로 아프리카 내륙을 향한 중개무역에 적합한 국가다. 앙골라 정부는 서부 대서양으로부터 내륙을 횡단하여 동부 모잠비크 인도양에 이르는 동서횡단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도로가 완성되면 내륙 국가들의 물품이 서부 대서양으로 나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 필요가 없어 경제적, 시간적인 이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지역국가들의 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배 한-앙골라협력위원회 위원장
앙골라는 우리에 기회의 땅이다. 서로를 보완해줄 수 있는 분야가 앙골라와 한국 곳곳에 널려 있다. 따라서 우리하기 나름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이번 로엔수 대통령의 방한이 한국과 앙골라 두 나라가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그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김형배 한-앙골라협력위원회 위원장(전 주(駐)중국 육군무관, 저서 '노무현이 후진타오를 이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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