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샌더는 오염물질 배출에서 멸종 위기종 보호에 이르기까지 모든 권리가 기업뿐 아니라 사회의 이익을 위해 거래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의 원대한 발상이 이제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1970년대 리처드 샌더(Richard Sandor · 61)가 금융선물거래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동료들은 머리만 긁적거렸다. 옥수수 · 소같은 유형자산을 대상으로 한 선물거래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거나 만질 수 없는 금리변화를 사고팔다니, 무슨 이유일까. 돈이야말로 가장 큰 재화이기 때문이라는 게 샌더의 주장이었다. 샌더가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창안해낸 금리선물시장은 80년 거래량 900만 건에서 지난해 2억1,300만 건으로 급증했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샌더는 영화 제작비 조달에서 물 부족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제라도 상품화 방법만 알아내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 교수로 안식년 휴가 중이던 72년 허리케인이나 우박 같은 자연재해의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금융상품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런 발상은 오늘날 160억 달러 규모의 기후 파생상품 시장으로 발전해 스키 리조트 업체에서부터 전력회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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