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외교 역사상 가장 큰 미스터리로 기록될 법한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멕시코 칸쿤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리기 한 달 전인 지난 8월 13일, 미국의 무역대표단은 농업 부문에서 영구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듯한 유럽연합(EU)의 배타적 선진국 클럽에 합류하기로 갑자기 결정했다. 이날 미국과 EU는 농업에 관한 공동안을 요란한 팡파르와 함께 내놓았다. 교착상태에 빠진 WTO 도하 라운드 무역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제안이라는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 미국과 EU는 수입장벽 완화 노력에 대해 매우 모호하게 규정해 놓고 있다. 반면 자국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막대한 보조금을 대대적인 개혁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세세히 명시해 놓았다. 미국과 EU의 공동안은 수출보조금이 사실상 덤핑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완전 철폐해야 한다는 공약에 배치된다. 미국과 EU의 보호무역주의 관행 가운데 핵심 부분을 법적으로 영속화하려는 듯한 조항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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