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말만 무성했던 이른바 토종 ‘사모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 시대가 열렸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지난 4월 23일 1호 상품을 내놓으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미래에셋에 이어 은행권과 증권회사들도 앞다투어 사모투자펀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 관련 법규가 미비한 데다 규제가 많고 수익률 전망도 불투명해 손님을 얼마나 끌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모투자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거액을 끌어들여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회생 가능성이 크거나 벤처 단계 또는 안정궤도에 막 접어든 기업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투자 기간은 보통 5년 안팎이며 연기금이나 ‘큰손’이 전주인 경우가 많다. 증시에서 주식을 사고 파는 일반 펀드와 달리 대개 투자 대상 기업과 개별적인(private) 협상을 통해 비공개 주식이나 전환사채(CB) 등을 사들인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내 사모투자펀드 시장은 외국계 자본의 독무대였다. 한미은행에 투자해 7,0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긴 칼라일,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 해태제과를 사들여 경영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는 UBS캐피털 등이 맹활약했다. 구조조정 경험이 일천하고 돈도 없었던 국내 투자자들은 발도 못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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