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자락에 있는 네팔은 사람보다 신이 많은 나라다.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를 떠받든다. 이런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도 골프코스는 있다. 그런대로 구색도 갖추고 있다. 먼 옛날 네팔 왕이 왕궁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낼 때면 어디선가 예쁜 소녀가 나타나 왕의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이름이 ‘쿠마리’인 그 소녀가 생글생글 웃으며 재치 있게 얘기하면 왕은 웃음이 절로 나고 국사에 매달리느라 쌓이고 쌓인 피로가 단숨에 싹 가셨다. 장기도 보통 솜씨가 아니어서 장기판 앞에서 왕은 쿠마리에게 쩔쩔맸다.
하루는 왕이 음탕한 생각으로 그 소녀를 끌어안자, 소녀는 앙칼지게 뿌리친 후 홀연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날 밤 왕의 꿈에 그 소녀가 나타났다. 그 싹싹하고 생글생글 웃던 모습은 사라지고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로 떨고 있는 왕을 향하여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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