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덩치 큰 상대와 승부를 겨룬다”. 양 사장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공허한 구호만은 아니다.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과 소니라는 거물을 쓰러뜨렸다. 그의 다음 목표도 분명하다. MP3 플레이어를 명품의 경지로 끌어올린 애플을 꺾는 일이다.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세계 1위인 레인콤의 양덕준(53) 사장은 지난 11월 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1주일 일정의 미디어 투어였다. 12월에 미국에서 먼저 선보일 새로운‘아이리버(iRiver)’제품을 들고서였다. 대선이라는 격전을 치른 직후라 대부분 언론사의 관심이 기대 이하였다. 약간 김이 빠졌다. 다행히 들르는 곳마다 기능과 디자인에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양 사장은 그러나 뉴욕의 거리를 걸으며 다시 한 번 이를 악물어야 했다. 이어폰을 낀 10명 가운데 7, 8명은 하얀색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하드디스크 타입의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부동의 세계 1위인 애플사의 ‘i포드(i-Pod)’ 제품이다. 양 사장과 동행한 지인은 “이어폰을 끼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지 않느냐(대기 수요가 많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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