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없는 세계는 아직 이르다. 이것을 논하기 앞서 몇 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우선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기 위한 공동책임 시스템이 여전히 강대국과 약소국에게 의미가 있느냐는 물음이다.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주변국의 위협을 받는 약소국은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질지 알고 싶어한다. 강대국은 몇몇 잠재적인 침략국을 물리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더라도 전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안보와 국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그 수단을 아끼는 편이 훨씬 낫다는 점을 알고 있다.
강대국들은 오늘날의 안보 위협이 전통적인 국가 간 갈등과 매우 다르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다. 테러리스트들과 다국적 범죄자들, 그리고 대량살상 무기 확산이 빚어내는 위험을 자국의 힘으로 막아낼 수 있는 나라는 경제력과 군사력을 막론하고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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