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짜릿한 승부의 세계’ 경매장  

미술시장 이야기 

김순응 중앙대 예술대학원 강사
경쟁자를 따돌리고 원하는 작품을 손에 쥘 때의 성취감을 어디에 비할 수 있을까. 미술품 경매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까닭이다. 뿐만 아니다. 여러 단계의 공개적인 절차를 거치는 경매는 위작 구입의 위험을 줄인다. 설령 낙찰된 작품이 위작으로 드러나더라도 구입가를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 7월 6일 서울옥션의 제96회 경매에서 수화 김환기의 유채화 (山月)이 1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의 경매 여정이 재미있다.

은 1960년대 수화가 미국에서 활동할 때 그린 작품이다. 당시 생활이 곤궁했던 수화는 이 작품을 아마도 물감, 캔버스 값이나 겨우 건질 정도의 헐값에 팔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김환기가 누군지도 모르는 미국인은 그저 그림이 좋아 집에 걸어놓고 즐겼으리라. 세월이 흘러 작품을 샀던 사람은 죽고, 이 작품을 물려받은 자식은 이삿짐을 싸면서 거추장스런 물건들을 모아 한꺼번에 차고세일을 한다. 그 속에 이 작품이 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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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호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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