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의 위대함은 공명을 모셔 온 후에 더욱 빛난다. 삼고초려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게 모셔 온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기존 조직과의 조화를 기하면서 공명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유비 진영은 무장으론 관우겴佯?조운이 있고, 참모로는 미축 ·간옹 ·서건이 있었다. 이들은 유비가 아무것도 없을 때부터 고난을 같이하며 따라다닌 창업동지다. 유비로선 절대 괄시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여기에 27세의 새파란 공명이 파격적 대우를 받고 수석참모로 왔으니 유비 진영에 긴장관계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업세계에서도 유능한 신참자가 발을 붙이기는 매우 어렵다. 대기업일수록 관료화돼 기득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새 피를 수혈하지 않으면 조직이 정체되고 만다. 그래서 좋은 인재를 모셔와 그 인재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CEO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삼성 이병철 회장은 이 점을 철저히 챙겼다.
처음 삼성전자에서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할 때 세계적인 전문가를 데려오려면 당시 사장보다 더 많은 봉급을 주어야 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 같은 국제적인 일을 하려면 국제적인 기준으로 해야 한다면서 당시로선 파격적인 대우로 전문가를 데려오게 했다. 그리고 전문가가 능력껏 일할 수 있도록 세심히 챙겼다. 또 그룹 경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획실장을 외부에서 데려오기도 했다. 한 번은 외국대학의 교수 출신을, 한 번은 경제관료 출신을 앉혀 새 바람을 일으키려 했다. 그 전통은 2대까지 계승돼 삼성을 초일류회사로 키운 인재 중에는 외부 영입파가 많다. 지금도 초특급 인재들을 사장들이 직접 나서서 파격적 대우로 모셔오게 하고 그것을 사장들의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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