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문턱에 이른 어느 아침에 차를 몰고 강변북로에 나섰다. 강 안개는 건너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욱했다. 새로 구입한 CD 한 장을 틀었다. 롤란도 비야손(Rolando Villazon)이란 멕시코 출신의 테너가 부른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 모음집이었다. 처음 시작이 칠레아(Cilea)의 오페라 (L’Arlesiana) 중 ‘페데리코의 탄식’이란 곡이었다. 1990년 로마 월드컵 당시 처음 열렸던 3인의 테너 공연에서 호세 카레라스가 시작곡으로 불렀기에 뇌리 속에 지금까지 각인된 아리아였다.
예상치 못했던 건 비야손의 목소리였다. 얼마나 멋들어지게 ‘페데리코의 탄식’을 부르는지 반복 버튼을 눌러 놓고 자꾸만 볼륨을 높여갔다. 서너 번을 듣고 난 후 ‘드디어 3인의 테너의 진정한 후계자를 만났다’는 성급한 결론을 혼자 내리고 있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플라시도 도밍고에 가까운 듯하지만 감성의 폭이 더 넓고 깊은 것 같아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